이집트, 이·팔 3단계 휴전안 제시…“전시내각 곧 검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2주간 휴전→팔레스타인 통합 정부 구성→인질 전원 석방 뒤 이스라엘군 철수와 전면 휴전’으로 구성된 3단계 휴전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전시내각이 이를 곧 검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24일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전쟁 종식을 포함한 ‘3단계 휴전안’을 제안했다”며 “이스라엘 일부 관리들이 이 초안을 전면 거부하진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예루살렘포스트 등은 한발 더 나아가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이를 곧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전한 휴전안을 보면, 1단계에선 하마스가 붙들고 있는 이스라엘 인질 40명을 석방하는 대신 이스라엘은 전투행위를 중지하고 팔레스타인 수감자 120명(인질의 3배)을 풀어준다. 이는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졌던 전투 중지 때 조건을 그대로 적용하는 내용이다. 이 기간에 국제사회는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구호물품 제공을 늘린다.

2단계에선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파타흐 중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가자지구(하마스)로 갈라진 팔레스타인 두 정파를 하나로 통합해 ‘기술관료적 정부’를 구성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의 목표로 이스라엘에 안보 위협을 가하지 않는 가자지구를 만들겠다는 것을 내걸고 있다. 이를 위해 하마스를 박멸해야 한다는 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이다. 그러나 파타흐와 하마스를 다시 통합하면 하마스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그에 앞서 두 정파 간의 통합이 가능할지도 알 수 없다. 마지막 3단계에선 팔레스타인 통합 정부가 이스라엘 군인을 포함한 인질 전원을 풀어주고, 이스라엘도 이에 맞춰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한 뒤 군대를 철수하고 포괄적 휴전을 선언한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3단계 휴전안’을 전면 거부하지 않는 것은 긍정적 신호로 읽히지만, 이 정도 안으로 이스라엘 강경파들의 저항을 억누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 목표 달성까지 전쟁을 지속한다”는 입장인데다, 전시 내각의 극우파들 역시 이 같은 타협에 강경하게 반대할 것이 분명하다. 하마스도 “이스라엘군의 공격 중단이 휴전과 인질 협상보다 우선”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2만명 넘는 이들이 숨진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이스라엘군 역시 보복 공격이 시작된 뒤 155명이 전사하는 등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스라엘군 전사자는 지난 10월7일 하마스 기습공격 때 숨진 487명을 더하면, 1982년 1차 레바논 전쟁 이후 최대 규모다. 다만, 이스라엘 강경파 쪽에선 최근 이스라엘군 전사자가 늘어난 것이 미국의 ‘민간인 희생자 최소화’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공습을 축소하며 벌어진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