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신병원 강제입원 적합심사 70%는 `서면으로만 심사`

강민성 2023. 12. 2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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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감사에서 국립정신건강센터를 포함한 각 지역 국립정신병원의 비자의(강제) 입원 적합성 심사(입적심)가 대부분 서면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보건복지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립정신건강센터·국립나주병원·국립부곡병원·국립춘천병원·국립공주병원 5개 국립정신병원의 최근 3년(2020∼2022년)간 비자의 입원 입적심 8만9306건 중 서면조사로 진행된 비율은 67.1%(5만9897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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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보건복지부 감사에서 국립정신건강센터를 포함한 각 지역 국립정신병원의 비자의(강제) 입원 적합성 심사(입적심)가 대부분 서면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르면 보호의무자나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에 의해 정신의료기관 등이 비자의적 입원을 시킨 경우에는 해당일로부터 3일 이내에 관할 입적심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이때 정신과 전문의, 법률 전문가, 정신건강전문요원, 정신질환자 가족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입원의 적합성을 판단한다.

25일 보건복지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립정신건강센터·국립나주병원·국립부곡병원·국립춘천병원·국립공주병원 5개 국립정신병원의 최근 3년(2020∼2022년)간 비자의 입원 입적심 8만9306건 중 서면조사로 진행된 비율은 67.1%(5만9897건)였다.

5개 병원 중 국립부곡병원의 서면조사 비율이 76.7%(2만563건)로 가장 높았다. 국립정신건강센터 66.3%(2만7656건), 국립나주병원 60.2%(6636건)로 뒤를 이었다. 입적심에서 부적합으로 의결돼 퇴원 등의 결정이 내려진 1469건 중에서는 대면조사를 통한 건이 더 많았다. 복지부는 부적합 건 중 대면 비율이 60.9%였다며 입적심에서 대면조사의 중요성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입적심에서 오간 의견들을 적은 회의록 또한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입적심 소위원회 의결 내용에 대한 발언 등 회의록을 작성하고 보존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어, 심의 안건에 대한 위원 서명과 최종 의결서만 보관되고 있다. 현행법상 비자의 입원과 연장은 국립 정신의료기관이나 복지부 지정 기관에서 2차로 추가 진단을 거쳐 확정된다.

이때 원칙적으로 서로 다른 의료기관 소속 전문의가 교차 검증을 해야 하며, 인력 부족 등 부득이한 예외 상황에서만 같은 의료기관 전문의가 2차 검증을 할 수 있다. 국립정신병원은 관할 지역별로 입·퇴원 시스템을 상시 감시하며, 동일 의료기관 추가진단으로 인한 인권침해 사례 등을 살펴 복지부 점검으로 연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자의 입원을 결정한 의료기관이 '알아서' 자체 추가 진단한 경우가 과반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의 추가 진단건수 18만200건 중 1차와 동일한 의료기관에서 이뤄진 건수는 10만672건으로, 55.9%에 달했다.

심지어 의사 1명이 1차 진단과 2차 진단을 혼자 진행한 것도 159건 존재했다. 이에 대해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의사 1명이 혼자 두 번 진단한 건은 퇴원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복지부는 관할지역 내 지정 추가진단 의료기관들의 법 위반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립정신병원이 관리하라고 통보 조치했다. 이렇듯 입원 대상자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은 국립정신병원의 의사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는 감사에서 5개 국립정신병원 모두 공공 정신건강 의료체계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만한 인력 확보가 안 돼 "결원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5개 병원에 근무하는 의무직 공무원(전문의)은 35명으로, 정원(96명)의 36.5%에 불과했다. 정원이 7명인 국립춘천병원은 한동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0명'인 상태로 운영되기도 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경우 의사를 제외한 약사·간호사·간호조무사의 충원율은 71∼100%였고, 다른 병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부단장을 지낸 서울대 의대 김윤 교수는 "상담수가 인상으로 공공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개원의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연봉을 현실화하고, 국립정신병원 정원 자체를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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