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노인 인구 1000만"…급속히 늙어가는 韓, 늦어지는 고령화 대책 (종합)
[파이낸셜뉴스] 올 하반기 발표하기로 했던 정부 차원의 고령화 대책이 결국 연내 나오지 못했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지만, 고령화 대책은 여전히 뒷전이다. 저출산만큼 초고령사회 대비도 시급한데, 저출산 대책 마련에 상대적인 집중도가 높다. 합계출산율 세계 꼴찌인 한국이 노인 빈곤율은 수년째 OECD 국가 중 1위다. 정년 연장 논의는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초고령사회 대비도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앞서 올해 3월 제1차 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 과제 및 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슬로건은 '결혼·출산·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으로, 대대적인 저출산 대응 5대 핵심분야와 주요과제가 제시됐다.
그러면서 고령화 대책은 뒤로 미뤘다. 몇가지 방향성만 제시한 채,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회차 위원회에서 차례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저고위는 "3월 저출산 대책을 중심으로 발표했다면, 하반기 고령화 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추진 과제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결국 올해 제2차 본위원회는 열리지 못했다.
한 인구분야 전문가는 "한국은 저출산 정책과 고령사회 정책을 종합적으로 계획하고 관리하도록 제도 기반이 마련돼 있다"면서 "그 과정에서 저출산 정책에 보다 집중돼 상대적으로 고령사회 정책의 관심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출산과 고령사회 정책을 종합·관리하는 과정에서 시너지가 크지 않다면, 별도 운영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노인 빈곤율은 수년간 OECD 회원국 중 1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평균(14.2%)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소득 빈곤율은 평균 소득이 빈곤 기준선인 '중위가구 가처분소득의 50% 미만'인 인구의 비율이다. OECD 가입국 중 노인의 소득 빈곤율이 40%대에 달할 정도로 높은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 고령층으로 갈수록 더 가난해졌다. 66세 이상 노인 인구 중 66∼75세의 노인 소득 빈곤율은 31.4%인데 비해, 76세 이상은 52.0%로 2명 중 1명 이상이 빈곤층에 속했다.
이같은 인구구조 변화는 우리 경제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끌어내릴 수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KDI 국가미래전략 콘퍼런스에서 인구구조 변화로 우리 경제 성장률이 둔화를 거듭한 끝에 2050년에는 심하면 마이너스 수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 경제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경제 구조개혁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면서, 여성·고령층이 노동시장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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