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전 세계 인플레이션, 2024년 말에 2%수준으로 정상화”

전 세계 대부분 국가의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2024년 말이 되면 주요국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정상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학자들을 인용해 24일(현지 시각) 전망했다. 예상이 맞는다면 3년 만에 처음으로 인플레이션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온다.

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인플레이션이 급등한 미국, 유럽과 일부 신흥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인플레이션)이 올해 9~11월 말까지 3개월 동안 2.2%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13일(현지 시각) 쇼핑객들이 필라델피아의 크리스마스 마을을 방문한 모습. / AP 연합뉴스

WSJ는 “수십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며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부를만하며, 경제학자들의 추정이 맞는다면 이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지면서 3년 만에 처음으로 인플레이션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분석가들은 2024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인플레이션 평균이 주요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와 같거나 그 근처에 도달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중앙은행 모두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손더스 선임고문은 유로존의 내년 4분기 인플레이션이 1.3%, 영국은 2.7%로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을 기준으로 2.2%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1월, 미국의 PCE 지수는 2.6%였기에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이 더 둔화한다는 뜻이다.

손더스 선임고문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공통적 요인은 식량과 에너지, 글로벌 상품 가격의 하락과 통화 정책”이라며 “유로존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빨리 둔화하는 이유는 미국과 영국이 그동안 탄탄한 노동시장의 압력을 받아왔는데, 이 압력이 천천히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제학자들의 분석처럼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면서 내년에는 금리 인하 정책이 잇달아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함에 따라 내년에 각국 중앙은행이 152차례에 거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09년 이후 최대치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닐 두타 경제 연구팀장은 “연준은 내년 3~4분기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세계 경제는 2021년 이후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그해 각국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한 경제를 살리고자 재정 및 통화 부양책을 펴면서 수요가 증가했고, 글로벌 생산 및 운송 차질로 인해 상품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었다. 여기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수십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여파로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2022년 10월에 10.6%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