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술잔에 매일 데이트 성폭행 약물" 농담한 英 장관, 거센 후폭풍

박양수 2023. 12. 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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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제임스 클레벌리 내무부 장관이 자기 아내의 술잔에 이른바 '데이트 성폭행 약물'을 넣는다는 농담을 했다가,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선데이미러에 따르면 클레벌리 장관은 지난 17일 총리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 정치부 기자들과 저녁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클레벌리 장관은 일부 여성 참석자에게 "매일 밤 아내의 술잔에 소량의 로히프놀을 넣는다"면서 "아주 조금만 넣는다면 불법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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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타기' 대책 발표날 기자들과의 저녁자리서 실언
제임스 클레벌리 장관 측 "아이러니한 농담…사과드린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내무부 장관. [EPA=연합뉴스]

영국의 제임스 클레벌리 내무부 장관이 자기 아내의 술잔에 이른바 '데이트 성폭행 약물'을 넣는다는 농담을 했다가,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선데이미러에 따르면 클레벌리 장관은 지난 17일 총리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 정치부 기자들과 저녁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클레벌리 장관은 일부 여성 참석자에게 "매일 밤 아내의 술잔에 소량의 로히프놀을 넣는다"면서 "아주 조금만 넣는다면 불법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자신이 오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비결과 관련, "아내가 더 나은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절대 깨닫지 못하도록 항상 약하게 진정제를 투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벌리 장관이 언급한 로히프놀은 수면 유도제로, 대표적인 데이트 성폭행 약물로 알려져 있다.

문제의 발언이 나온 날은 내무부가 연말 파티 시즌을 앞두고 이른바 '스파이킹'(Spiking), 즉 남의 술잔이나 음료에 약을 타는 범죄가 급증할 수 있다며 대응 조치를 발표한 날이다.

클레벌리 장관은 대응 조치를 발표하면서 "스파이킹은 심각한 범죄이며 자신이 피해가 됐다고 의심되면 지금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여성과 소녀들이 두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게 내무부 장관으로서 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총리관저 리셉션에서 오가는 대화는 통상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 전제)'이지만, 선데이미러는 클레벌리 장관의 지위와 발언의 부적절함을 고려해 관습을 깨고 그의 발언을 보도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클레벌리 장관의 대변인은 "사적인 대화 자리에서 장관이 스파이킹을 언급한 건 명백히 아이러니한 농담이었다"면서 "사과드린다"고 유감을 표했다.

노동당 예비내각의 이베트 쿠퍼 내무장관은 "스파이킹은 젊은 여성의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범죄로, 정부가 스파이킹에 대한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 날 내무장관이 이런 끔찍한 농담을 했다는 건 정말 믿을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여성단체 '포셋 소사이어티'는 성명서를 통해 클레벌리 장관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해당 단체는 "그가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을 진지하게 다룰 것이라고 어떻게 믿겠느냐"며 "여성의 안전을 책임지는 장관이 약물 투여 같은 끔찍한 일을 농담거리로 생각하는 게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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