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불길 피해 0세, 2세 품고 뛰어내린 부부…父는 숨져

주현우 기자 2023. 12. 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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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30대 남성 등 2명이 사망한 가운데 처음 불이 난 집에 거주하는 70대 김모 씨가 "작은 방에서 불이 난 뒤 연기가 차올라 아내와 창밖으로 뛰어내렸다"고 밝혔다.

이 화재로 신고자 임모 씨(38)를 포함한 30대 남성 2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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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부부 방에서 발화… “창밖으로 뛰어내려”
두아이 부모도 창으로 탈출… 30대 아내 중상
이웃 주민 “펑 터지는 소리 난 뒤 검은 연기”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소방작업을 하고 있다. 연휴이자 성탄절인 25일 오전 4시 57분께 27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나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소방작업을 하고 있다. 연휴이자 성탄절인 25일 오전 4시 57분 경 27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나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30대 남성 등 2명이 사망한 가운데 처음 불이 난 집에 거주하는 70대 김모 씨가 “작은 방에서 불이 난 뒤 연기가 차올라 아내와 창밖으로 뛰어내렸다”고 밝혔다.

골절상 등 중상을 입고 성북구의 한 병원에 김 씨는 이날 “불이 난 이유는 잘 모르겠다. 정신 없이 거실 창문 밖으로 탈출했다”고 말했다. 김 씨와 함께 뛰어내린 여성은 신내동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봉경찰서와 도봉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57분경 해당 아파트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최초로 접수됐다. 이 화재로 신고자 임모 씨(38)를 포함한 30대 남성 2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웃 주민 송모 씨(41)는 “두세 차례 ‘펑’ 터지는 소리가 들려서 창문을 열어보니 검은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까진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화재로 숨진 박모 씨(33)는 불길로부터 어린 두 자녀를 지키기 위해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가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최초로 불이 난 곳 바로 위층인 4층에서 아내 정모 씨(34)와 0세, 2세 자녀와 함께 살고 있었다. 화재가 발생하자 정 씨는 경비원들이 쌓은 재활용 포대 위로 첫째 딸(2)을 던지고 자신도 뛰어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박 씨는 7개월 된 둘째 딸을 던질 수 없어 안고 뛰어내렸는데 옆으로 떨어지며 머리를 바닥에 부딪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자녀는 생명엔 지장이 없지만 30대 아내는 어깨 등을 다쳐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은 인력 312명과 장비 60대를 투입해 신고 접수 약 1시간 40분 만인 오전 6시 36분경 큰 불을 잡았다. 소방과 경찰 당국은 26일 현장 감식에 착수해 피해 규모 및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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