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연말 결산②] 배우 리스크 속 외침 "우리 작품만 아니길"
드라마 참여한 스태프와 배우들 피해는?
올해 유독 배우 리스크가 두드러졌다. 배우 리스크란 작품에 출연한 배우가 물의를 빚었을 때 드라마 또는 영화가 떠안게 되는 손해를 빗댄 단어다. 과거에도 존재했던 이슈이지만 유아인 이선균 등 톱배우들의 논란이 거듭 불거지면서 신작들은 나란히 배우 교체 및 작품 공개 보류를 택했다. 주조연을 떠나 출연 배우가 논란에 휩싸였을 때 피해를 입는 것은 제작사를 비롯해 작품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다. 피해 금액은 상당하지만 사전에 배우와 작품을 계약할 때 '손해 배상 청구' 조항을 넣는 것만이 유일한 대책 수단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콘텐츠 제작사들의 고심이 짙어졌다. 흥행 보증 수표들의 연이은 몰락은 드라마 제작에 피할 수 없는 타격으로 이어졌다. 제작하기 전에 배우를 교체하는 사례부터 이미 완성된 작품을 공개하지 못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른바 '유아인 리스크'라는 단어가 이러한 상황을 단번에 표현한다. 배우 유아인은 그간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왔고 신작인 넷플릭스 '승부'와 '종말의 바보', 영화 '하이파이브' 등이 공개 예정이었으나 한 순간에 상황이 뒤집혔다.
업계에서는 해당 작품들을 두고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작품이 배우 리스크로 인해 입는 피해는 숫자로 매기기 어려울 정도다. 배우 한 명의 불찰이 작품 전체로 번져나가는 상황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작품들에 출연한 배우들을 동정하는 여론까지 일었다.
아직까지 촬영 전인 드라마들은 비교적 수습이 쉬운 편이다. 즉각 배우 교체를 택하면서 사전에 입을 피해를 줄인다. 넷플릭스 '지옥2' 제작진은 빠르게 유아인을 하차시키고 김성철을 투입했다. 이선균의 주연작 '노웨이 아웃'도 이선균의 하차 의사를 수용하면서 조진웅을 주연으로 발탁했다. 과거 배성우는 주연작 '날아라 개천용'을 촬영하던 도중 음주운전 물의를 빚고 물러나면서 같은 소속사 배우인 정우성이 빈자리를 채우는 이례적인 상황도 있었다.
배우와 드라마 홍보를 맡고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배우 리스크는 연예계에 늘 존재했다"면서 "콘텐츠를 제작할 때 사전에 배우와 관련된 조사를 미리 한다. 그리고 계약서에 피해보상 청구 금액을 명시하고 위약금을 적으면서 대책을 마련한다. 문제가 됐을 시에 보상을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과정에서 배우와 소속사도 같이 계약서를 쓰면서 리스크를 진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위약금은 완전한 보상이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 시점의 불합리한 상황을 꼬집으면서 "리스크를 완벽하게 방지를 피할 수 없다. 계약 조항에 들어있긴 하지만 실제로 피해를 보상했다는 사례는 드물다. 위약금을 무는 금액은 드라마마다 다르지만 두리뭉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또 배상만 문제가 아니라 작품 자체가 오픈이 안 되면 손해가 어마무시하다. 조연이 문제가 되어도 타격이 크다. 주연에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그저 우리 작품만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호소했다.
결국 계약서의 손해 배상 조항은 리스크를 막아줄 방파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드라마 제작사들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들의 판결만을 기다리고 있다. 집행유예만 나와도 방영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기대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승부의 조작' 출연 배우인 김영웅은 자신의 SNS를 통해 유아인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면서 "그의 잘못된 행동이 사실이라면 지탄의 대상임이 확실하다"면서도 "그냥 못내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희생으로 탄생을 앞두고 있었던 '종말의 바보'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까 봐 아쉬울 뿐"이라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K-콘텐츠의 전성기가 이제 막 시작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흑역사'가 도래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날벼락같은 배우 리스크를 방지할 수단이 업계에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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