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야마모토, 스시와 함께 축배 들었다… 역사적 10억 달러 듀오, LA에서 의기투합

김태우 기자 2023. 12. 2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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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팀 동료된 오타니와 야마모토는 최근 식사를 하며 성공적인 계약을 자축했다 ⓒ노부 마츠히사 SNS
▲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계약에 골인한 오타니 쇼헤이 ⓒ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2024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은 LA 다저스의 역사적인 투자, 그리고 일본 야구의 역사적인 승리로 기억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한 두 건의 계약이 모두 LA 다저스와 일본인 선수 사이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시작은 오타니 쇼헤이(29)였다. 현대 야구에서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투‧타 겸업을 성공적으로 선보인 오타니는 2021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전성기를 열었다. 투수로는 10승 이상을 거둘 수 있는 에이스급 선수, 그리고 타자로는 4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홈런왕급 선수로 명성을 날렸다. 이를 동시에 해낸 선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베이브 루스 이후 처음이었다. 그 유명한 베이브 루스도 오타니만큼의 투‧타 겸업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현대 야구계의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2022년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에 밀려 아쉽게 MVP 투표 2위에 그친 오타니는 2023년 다시 MVP 타이틀을 찾아오며 전성기가 유지되고 있음을 알렸다. 타자로는 135경기에서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66의 대활약을 펼쳤다. 투수로도 23경기에 선발로 나가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 167탈삼진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시즌 막판 팔꿈치 부상으로 투‧타 모두 공헌을 하지 못한 채 시즌 아웃된 게 변수였다. 오타니는 2023년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는데 이 팔꿈치 수술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아무도 몰랐다. 이미 벌어놓은 성적이 있어 MVP 수상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일각에서는 오타니의 FA 가치가 훼손될 것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실제 오타니는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이었고, 2024년은 투수로 뛸 수 없었다.

하지만 모든 게 기우였다. 오프시즌이 열리자 오타니 쟁탈전이 뜨겁다는 보도가 속속 나왔고, 예상대로 마이크 트라웃이 가지고 있는 메이저리그 최고 계약(12년 총액 4억2600만 달러)를 무난하게 깨뜨릴 것으로 예상됐다. 5억 달러 돌파는 기정사실화였다. 5억 달러만 돌파해도 북미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이었다. 그런데 오타니의 몸값은 우리의 상상을 실험했다.

지난 오프시즌부터 팀 페이롤을 줄이는 등 오타니 영입의 ‘빌드업’을 진행한 다저스는 오타니에게 무려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121억 원)를 보장하면서 영입전의 최후 승자가 됐다. 다저스가 오타니를 품에 안을 것이라는 전망은 지배적이었지만, 5억 달러, 6억 달러를 넘어 7억 달러를 베팅할 것이라 예상했던 전문가는 하나도 없었다. 그만큼 오타니의 가치가 독보적이었다.

▲ 왼쪽부터 LA 다저스 마크 월터 구단주, 오타니 쇼헤이,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 ⓒ 연합뉴스/AP통신
▲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액을 다시 쓴 야마모토 요시노부

오타니는 7억 달러 중 2000만 달러만 계약 기간 내 받고, 나머지 6억8000만 달러는 10년 계약이 끝난 이후 분할로 지급받는다. 이 때문에 현재 가치가 7억 달러는 아니라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어쨌든 팀 페이롤에는 연간 7000만 달러가 잡힌다는 점에서 다저스도 대단한 모험을 했다는 평가다. 다만 당장 나가는 돈은 별로 없는 만큼 다저스가 추후 필요할 때 선수 보강의 문을 열어준 오타니의 대담한 결정에 찬사를 보내는 시선도 있다.

다저스와 일본인 선수의 계약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번 FA 시장 최고 투수로 손꼽혔던 야마모토 요시노부(25) 또한 다저스의 품에 안겼다. 이번 FA 시장의 특징은 선발 수요는 많은데 확실한 S급 선발 투수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야마모토의 값어치는 일찌감치 높게 평가됐다.

오프시즌이 시작되자 야마모토를 선발투수 랭킹 1위에 올려놓는 매체가 속출했다.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확실한 기량,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 무대에서 보여준 경쟁력, 또한 25세라는 젊은 나이는 큰 매력이었다. 당장 메이저리그에 와도 1~2선발급이라는 칭찬이 자자했다. 많은 매체들이 야마모토가 7년 기준 2억 달러를 넘길 것이라 예상한 이유다. 그런데 야마모토의 계약도 상상을 초월했다.

야수와 달리 투수는 7년 이상의 장기 계약 사례가 많지 않다. 부상 위험도가 크기 때문이다. 10년 이상의 계약은 전례가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다저스는 야마모토에게 무려 12년 계약을 제시했고,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235억 원)를 안겨줬다. 3억2500만 달러가 의미하는 바는 굉장히 단순하고 중요했다. 종전 게릿 콜(뉴욕 양키스)이 세운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 계약인 9년 3억2400만 달러를 총액 측면에서 추월했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메이저리그 신기록이었다.

야마모토는 뛰어난 기량과 별개로 체구가 크지 않아 내구성 측면에서는 물음표가 달려있다. 다저스 또한 야마모토가 12년 내내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앞으로 5년은 충분히 에이스급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과감하게 베팅했다. 총액 기준으로 다저스가 두 일본인 선수에게 투자한 금액은 10억2500만 달러(약 1조3356억 원)에 달한다.

그런 두 선수는 올해 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일원으로 이미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두 선수가 나란히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축배를 들 만한 계약을 마친 뒤 새 보금자리가 된 LA에서 만난 것은 현지 언론의 화제로 떠올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25일(한국시간) 유명 쉐프인 노부 마츠히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인용, 두 선수가 최근 비벌리 힐즈에서 만나 식사를 했다고 보도해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 야마모토는 팀의 에이스로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가야 한다
▲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왼쪽)과 오타니 쇼헤이 ⓒ 연합뉴스/게티이미지

사진 속의 두 선수는 일본식 음식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MLB.com은 ‘보도에 따르면 오타니는 다저스가 야마모토와 12년 3억2500만 달러에 계약하는 데 도움을 줬다’면서 ‘두 선수는 이미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MLB.com은 ‘그들의 기록적인 계약 하나하나를 비춰볼 때, 새로운 팀 동료들은 마츠히사 비벌리 힐즈에서 저녁 식사를 즐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스시 레스토랑은 오타니, 야마모토, 그리고 오타니의 통역인 미즈하라 잇페이를 대접하며 특별 손님들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고 했다. MLB.com은 두 선수의 계약을 언급하며 ‘축하할 가치가 있다’고 정리했다.

메이저리그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또한 24일 ‘선수 두 명에게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역사상 이런 듀오는 없었다’면서 다저스의 투자에 대해 놀라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모로시는 야마모토에 대해 '일본에서 워낙 눈부신 활약을 했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투구를 하지는 못했지만, 메이저리그의 사이영상에 해당하는 상을 3년 연속 수상했다. 게다가 정말 어리다. 아직 25세밖에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모로시는 '메이저리그 임원들과 스카우트들은 야마모토가 메이저리그에서 즉각적인 성공을 이뤄낼 것이라 믿는다. 파괴적으로 코스를 찌르는 패스트볼이 일품'이라면서 야마모토를 칭찬했다.

이미 기량이 검증된 오타니는 내년 지명타자로 다저스 중심타선에 위치할 전망이다. 역시 MVP 수상 경력이 있는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과 더불어 오타니가 만들어나갈 다저스 핵타선에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내년까지는 투수로 뛸 수 없지만, 팔꿈치 재활이 잘 된다면 2025년부터는 에이스로도 활약할 수 있다.

야마모토는 당장 워커 뷸러, 그리고 트레이드로 합류한 타일러 글래스나우와 더불어 팀 로테이션을 이끌어갈 것이 유력하다. 오랜 기간 팀의 에이스 몫을 했던 클레이튼 커쇼의 복귀가 불투명하고, 그 다음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훌리오 우리아스가 가정 폭력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야마모토에 걸리는 기대감이 크다. 당장 다저스는 야마모토, 뷸러, 글래스나우가 스리펀치 몫을 해줘야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계약 규모가 규모인 만큼 두 선수의 활약상도 매일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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