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아픈 외국인 근로자들이 찾는 119”

윤성철 2023. 12. 2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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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해온 국제의료봉사단체 (재)그린닥터스 '외국인 국제진료소'가 개설 20주년을 맞았다.

그린닥터스 '외국인 국제진료소'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22년, 3년을 제외하곤 해마다 2천여 명, 많을 땐 7천여 명에 달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무료 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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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닥터스 ‘외국인 국제진료소’ 20주년 맞았다

"5년 전 한국으로 일하려 왔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허가 기간을 넘겨 불법 체류자가 됐습니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고 싶어도 붙잡힐까 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차에 그린닥터스의 국제진료소 이야기를 듣고 치료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통역사까지 봉사하고 있어 진료받기가 너무도 편했습니다."(중국인 유씨)

"14세 때 부모를 따라 한국에 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어깨, 팔, 다리 등 온몸 근육통으로 엄청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때 어머니 지인을 통해 그린닥터스 국제진료소를 소개받고 무사히 진료받았습니다. 친절한 의사 선생님과 자원봉사자들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카라이)

[사진=(재)그린닥터스]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해온 국제의료봉사단체 (재)그린닥터스 '외국인 국제진료소'가 개설 20주년을 맞았다.

그린닥터스재단(이사장 정근)은 23일 부산 온종합병원 15층 ONN닥터TV 공개홀에서 회원, 자원봉사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열었다.

그린닥터스 '외국인 국제진료소'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22년, 3년을 제외하곤 해마다 2천여 명, 많을 땐 7천여 명에 달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무료 진료했다. 현재까지 누계 6만여 명.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네팔, 몽골, 파키스탄, 캄보디아 등 출신 국가도 다양하다.

오무영 센터장은 25일 "20년 전 첫 진료를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외국인 근로자들은 3년짜리 취업비자 받아 일하다가 임금을 더 준다는 꾐에 빠져 다른 공장으로 이탈함으로써 불법 체류자가 되는 바람에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불법 체류자가 되면 그러잖아도 이용하기 쉽지 않은 국내 의료기관 이용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런 이들에게 국제진료소가 119 역할을 톡톡히 해온 셈이다. 예산 문제로 대개는 약 처방에 그치지만, 일부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증상이 중할 경우엔 그린닥터스 주선으로 대학병원 등에서 후속 진료 서비스도 받게 했다.

10여 년 전 뇌수술이 필요한 외국인 근로자는 부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진료받아 수술비 2천만 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또 수년 전 국제진료센터를 찾은 캄보디아 출신 근로자는 재생불량성 빈혈로 진단돼 고신대병원 도움으로 모국에 있는 누나를 부산에 초청해 골수이식으로 완치하기도 했다.

오 센터장은 "매주 일요일 오후 온종합병원 6층에 안과·치과·정형외과·가정의학과·내과 등을 설치해 진료하고, 약사가 참여하는 약제부도 운영해 투약서비스까지 진행한다"면서 "2019년부터는 다문화가정이나 새터민들도 그린닥터스의 외국인 국제진료소를 찾고 있다" 했다.

그린닥터스, 2019년부턴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까지 무료진료 확대

여기엔 중고생과 대학생 등 자원봉사자들도 참여한다. 문보경(양동여중 2학년)은 "환자들이 외국인이어서 말이 통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통역봉사자들 도움을 받아 지금은 센터를 찾는 외국인들과 대화까지 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도 "정치·종교·인종·국경을 뛰어넘어 인류애를 실천한다는 기치로 출범한 그린닥터스가 설립이념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봉사활동 분야가 바로 외국인 국제진료센터"라면서 "앞으로도 후원자분들과 함께 인류애 실천을 통한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봉사 여정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 했다.

[사진=(재)그린닥터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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