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 이선균, 내년초 검찰 송치?…3차 조사에서 무슨 말 했나

이씨 “신빙성 여부 판단해 달라”
경찰 “올해 송치 어렵지 않겠나”

배우 이선균씨(48)가 23일 오전 3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씨(48)에 대한 경찰의 3차 조사가 마무리되면서 경찰 처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이 이씨 동의를 얻어 밤샘 조사까지 한 만큼 추가 소환 가능성은 작아진 가운데 내년 초께 검찰 송치 가능성이 관측된다.

이씨 등 마약 투약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난 23일 오전 10시 마약류관리법상 대마·향정 혐의를 받는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24일 오전 5시까지 19시간 동안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시약 검사만 받고 귀가한 지난 10월 28일과 3시간가량 진술한 지난달 4일 2차 조사에 이은 3번째다.

이번 조사는 이씨에 대한 마지막 소환 조사로 받아들여진다. ‘경찰 수사에 관한 인권 보호 규칙’은 심야와 새벽 시간인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피의자나 사건 관계인 조사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사건의 성질을 고려할 때 심야 조사가 불가피한 경우 피의자 동의를 받아 진행하기도 한다.

경찰 입장에서 피의자가 출석했을 때 심도 있게 조사하는 것이 수사 연속성에 도움이 되는 데다 얼굴이 널리 알려진 이씨도 4차 소환 때 다시 포토라인에 서야 하는 등의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이씨는 경찰의 심야 조사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3차 조사에서 이씨는 ‘공갈 피해 고소 배경’을 설명하고, ‘마약인 줄 몰랐다’ ‘협박당했다’ 등 종전과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씨는 심야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에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오늘 (공갈 사건) 피해자로서 고소인 조사까지 마쳤다”면서 “이제 앞으로 경찰이 저와 공갈범들 가운데 어느 쪽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잘 판단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엔 “오늘 경찰 조사에서 다 성실하게 말씀드렸다”고 답했고, “마약 투약 고의성을 아직도 부인하느냐”는 질문에도 같은 대답을 하고 귀가했다.

앞서 이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박당했고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면서 강남 유흥업소 여실장 A씨(29) 등 2명을 공갈 혐의로 고소했고, A씨는 “나와 이씨의 관계를 의심한 인물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도 협박당했다. 그가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소변 간이 시약 검사에 이어 모발 등을 채취해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이번 3차 조사에서 확보한 이씨 진술 내용을 분석해 미리 확보한 증거물과 맞춰본 뒤 검찰 송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씨에 대한 검찰 송치 가능성을 다소 크게 보고 있다. 이씨에 대한 마약 정밀 감정 결과가 음성이지만 경찰이 이씨와 A씨가 나눈 마약류 투약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 A씨가 누군가로부터 협박받고 있다는 사실을 이씨와 공유한 카톡 대화 내용 등을 확보한 데다 피의자 등의 진술이 여전이 엇갈려 검찰의 보완 수사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서다. 여기에 이씨의 공갈 협박범에 대한 고소 사건까지 더해져 살펴야 할 수사 반경이 더 넓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에 대한 검찰 송치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올해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인천경찰청은 마약 투약 등 혐의로 이씨를 포함해 모두 10명을 수사하거나 내사했다. 이 가운데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은 ‘무혐의’로 판단해 검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