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선거’ 논란 세르비아서 대규모 시위···경찰, 최루탄 쏘며 해산
세르비아에서 최근 치러진 총선의 ‘부정 선거’ 의혹과 관련해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중심부에서 수천여명이 집결해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앞서 지난 17일된 실시된 세르비아 조기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총선은 사실상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성격의 선거로, 부치치 대통령은 경제난과 지난 5월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조기 총선을 승부수로 던졌다.
개표 결과 집권 여당인 세르비아진보당이 46.72%를 득표해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됐지만, 선거 과정에서 각종 부정 논란이 불거졌다. 야당 연합인 ‘폭력에 반대하는 세르비아’ 등은 집권당이 표를 매수하고 미등록 유권자를 투표에 참여시키는 등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가 참여하는 국제선거감시단은 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세르비아 총선을 살핀 결과 투표 매수 등 일련의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EU)도 “세르비아의 선거 과정에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르비아는 전통적인 우방인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동시에 EU 가입도 추진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세르비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30일 전국 8000곳 투표소 가운데 30곳에서 재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부치치 대통령이 “쓰레기 같은 거짓말”이라며 해당 의혹을 부인하면서 여론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부치치 대통령은 해외 세력이 세르비아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이날 베오그라드 시청사 진입을 시도하는 등 격한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이를 진압했다. ‘폭력에 반대하는 세르비아’ 대표 스르잔 밀리보예비치 등 야당의 주요 정치인들도 이날 시위에 참여해 시청사 진입을 시도했다. 야당 정치인 7명은 단식 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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