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팀장이 월 1000만원에 컴퓨터도 준다고…” 경복궁 10대 낙서범 진술

현화영 2023. 12. 25. 12: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복궁 담장을 스프레이로 낙서해 훼손하고 도주했다 붙잡힌 임모(17)군이 의뢰인으로 알려진 '이 팀장'으로부터 "월 1000만원에 컴퓨터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이 팀장'은 텔레그램 채용공고를 통해 만난 임군에 경복궁 담벼락 낙서를 제안하며 "내가 월 1000만원씩 받는 직원들을 데리고 있다. 이번 일을 잘하면 너도 직원으로 삼을 수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구속영장은 기각… 경찰, 낙서 의뢰인 ‘이 팀장’ 행방 추적 중
문화재청 작업자들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편 담장에 칠해진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경복궁 담장을 스프레이로 낙서해 훼손하고 도주했다 붙잡힌 임모(17)군이 의뢰인으로 알려진 ‘이 팀장’으로부터 “월 1000만원에 컴퓨터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이 팀장’은 텔레그램 채용공고를 통해 만난 임군에 경복궁 담벼락 낙서를 제안하며 “내가 월 1000만원씩 받는 직원들을 데리고 있다. 이번 일을 잘하면 너도 직원으로 삼을 수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임군이 ‘집에 컴퓨터가 없다’고 하자 “컴퓨터 지원도 가능하다”라고 설득했는데 실제로 컴퓨터를 사주지는 않았다고 한다.

임군은 지난 16일 오전 1시52분쯤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서울경찰청 외벽에 스프레이로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 주소를 남긴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공용물건손상)를 받는다.

임군은 김모(16)양과 함께 2000원짜리 스프레이 2통을 직접 구입한 뒤 지시에 따라 범행을 저질렀다. ‘이 팀장’은 임군에게 10만원을 송금한 뒤 스마트폰 지도 앱을 갈무리(캡처)해 낙서할 구역을 포함해 택시를 내릴 곳 등의 구체적인 이동 동선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팀장’은 임군과 김양이 범행을 마치자 “수원 어딘가에 550만원을 숨겨놓겠다”라고 한 뒤 연락을 끊었다가 수사가 시작되자 “망한 것 같다. 도망다녀라”라는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보낸 후 연락이 끊겼다.

지난 16일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한 뒤 사흘 만에 경찰에 붙잡힌 임모(17·왼쪽)군과 공범 김모(16)양이 19일 경찰에 체포됐다. 연합뉴스
 
임군과 김양은 범행 사흘 만인 19일 거주지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20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임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양은 범행 가담 정도를 고려해 귀가 조치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임군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할 수 없는데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영장을 기각했다. 다만 모방 범행을 했다 자수한 20대 남성 설모씨에 대해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 팀장’은 임군 등에게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에도 낙서하라는 지시도 내렸지만, 임군과 김양이 경비가 삼엄하다는 이유로 거절해 실제 범행으로는 이어지지는 않았다.

김양은 채널A과의 인터뷰에서 이 팀장에 대해 “목소리가 20대 남성 같았다”며 “낙서 직후 경복궁 담장을 확인한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임군과 김양에 대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서울청 사이버수사대를 투입해 이 팀장을 추적하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