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불법 공매도’ BNP파리바·HSBC에 200억 원대 과징금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에 대해 금융당국이 2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글로벌 투자은행(IB) BNP파리바와 HSBC 및 수탁증권사의 장기간에 걸친 무차입 공매도 주문·수탁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공매도 제한 위반으로 판단하고 과징금 265억 2천만 원 부과와 검찰 고발 조치를 의결했다고 오늘(25일)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 홍콩에 있는 BNP파리바는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카카오 등 101개 주식 종목에 대해 400억 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BNP파리바는 주식 100주를 보유한 사내 A 부서가 B 부서에 50주를 대여해준 뒤에도, 본래 가진 100주를 잔고로 인식하며 실제보다 많은 양의 주식을 보유한 것처럼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부족한 50주에 대해서는 추가 외부 차입 및 대여주식에 대한 상환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증선위는 “매도 가능 수량이 부족한 것을 인지하면서도 외부 사후 차입 및 결제를 지속했다”며 “향후 무차입 공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관한 채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고 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BNP파리바의 계열사인 국내 수탁 증권사에 대해서도 “공매도포지션·대차내역을 매일 공유 받고 결제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잔고 부족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음에도, 원인파악 및 예방조치 등을 취하지 않고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지속적으로 수탁했다”며 중대한 자본시장법 위반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마찬가지로 홍콩에 있는 HSBC는 2021년 8월부터 12월 사이 호텔신라 등 9개 주식 종목에 대해 160억 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HSBC는 실시간으로 차입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을 이용해 차입 가능 물량을 확인하고 이 한도 내에서 헤지 주문을 낸 뒤, 헤지 주문이 체결된 만큼 차입을 확정 짓는 식으로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습니다.

증선위는 해당 업무처리 과정과 전산시스템이 국내 공매도 규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이를 변경하지 않고 공매도 후 사후 차입하는 행위를 상당 기간 지속해 고의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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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