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지붕 공사 사망자 125명…안전공단, 드론 이용해 위험 판별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공단은 지난 8~11월 현실의 시설·장소를 가상의 디지털 공간으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지붕 공사 추락재해 예방 시스템을 시범 구축했다고 25일 밝혔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축사·공장·창고 등 건설 현장 지붕 공사 사고사망자는 125명에 이른다. 특히 소규모 초단기공사(1~2일)에서 사망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산업안전공단은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드론 사진을 통해 지붕의 재질, 노후도 등 위험 요소에 대한 판독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사업이 고도화되면 고위험 지붕 현장에 대한 전문적인 산재 예방 사업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안전공단은 현장 접근이 쉽지 않은 축사를 대상으로 디지털 지도를 구축했다. 먼저 경상남도 합천군과 협업해 디지털 트윈 구축 대상 축사 405개소를 선정했고, 사업내용을 주민들에게 안내한 후에 드론을 사용하여 항공촬영을 했다. 촬영된 축사 지붕의 위험도를 판정하기 위해 전문가와 함께 지붕 재질, 노후, 파손, 채광창·태양열 발전·개구부 등의 위험요소에 면적·수량 정보를 반영한 위험도 판정 기준을 도출했다. 최종적으로 마련된 기준은 축사 405개소에 적용해 5단계(위험-심각-경고-주의-양호)로 위험도를 판정하는 데 사용됐다.
산업안전공단은 축사의 위치정보와 위험도 정보를 시각화한 디지털 지도를 제작했으며 고위험 축사 직접 기술지원, 안전보건자료 배포, 지자체(합천군) 합동 점검 및 캠페인 등 산재 예방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산업안전공단은 내년부턴 축사뿐만 아니라 공장, 산업단지 등 지붕 공사 위험 사업장에 대한 디지털 지도를 확대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지붕재 종류 및 위험요소를 파악하는 자동 인식 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다. 추락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설치하는 등 지붕 공사 노동자 보호조치도 시범적으로 벌인다.
산업안전공단은 “최종적으로는 개발된 시스템을 지붕 공사 고위험 사업장 밀집 지역 등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며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넓은 지역에서 지붕 위험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면 추락위험 구간 관리와 작업 현황 밀착 관리 등 효율적인 산재 예방 사업도 가능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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