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범 감독대행이 이끄는 삼성의 색깔은?
서울 삼성은 새로운 변화 속에 2023~2024시즌의 남은 일정을 마무리해야 한다. 은희석 감독이 성적의 부진을 책임지고 물러났다. 김효범 감독대행이 김보현 코치와 함께 팀을 이끈다.
김효범 감독대행의 삼성은 지난 23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맞대결에서 82-107로 크게 졌다. 팀을 재정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아마도 삼성은 올스타게임 휴식기까지 남은 경기를 힘들게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팀을 어떻게 수습하려고 하고 있을까?
지난 23일 가스공사와 경기를 앞두고 김효범 감독대행은 “너무 생소하고 너무 어색하다. 너무 갑작스럽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고 입을 연 뒤 “각자 선수마다 느끼는 감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제(22일) 대구 오기 전에 짧게 미팅을 했다. 선수들에게 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충분히 느껴도 괜찮다고 했다. 대신 그 감정이 (은희석 감독과) 돈독할 수도 있고, 사제지간도 있고, 선후배도 있고, 그만큼 돈독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 감정을 오늘(22일)만 느끼고 내일(23일)부터 우리가 할 일을 하자고 이야기를 했다. 한 명의 책임이 아니라 팀 전체의 책임이라서 통감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책임감을 느끼고 모두 같이 하자고 했다”고 선수단에 당부한 말을 전했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코번은 개인적으로 감독님과 일본에서 만나고, 개인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코번이 기분이 가라앉아 있다. 코번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코번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시간이 약이니 기다리겠다고, 최대한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하지만, 각자 느끼는 감정을 존중한다고 했다”며 “어리고 나이가 많고를 떠나서 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최대한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한다”고 했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상대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시기에 농구 전술이나 이런 걸 선수들에게 재정립을 시키는 것보다는, 농구는 사람끼리 협심해서 하는 스포츠라서 유대감 형성,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고), 긍정적인 환경으로 만드는 걸 중점적으로,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며 “우리가 지표상 트랜지션 페이스가 떨어진다. 우선 간소화된 걸 주문했다. 너무 많은 걸 주입시키면 과부하가 올 수 있어서 최대한 간단하게, 페이스가 빠른 농구를 하려고 한다”고 빠른 농구를 할 것이라고 했다.
빠른 농구를 하려면 가용 인원을 늘릴 필요도 있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로테이션 프로그램을 쓰려고 한다. 주전으로 김시래와 이정현, 최승욱, 이원석, 코번을 꾸준하게 내세울 생각이다”며 “트랜지션은 다같이 뛰어야 하는데 한 명이 어느 정도 중심이 되어야 한다. 코번이 젊고 에너지가 넘치니까 수비 리바운드를 참가하고 속공도 달리는 게 장점이라서 계속 주문할 생각이다”고 했다.
이어 “가용인원을 (출전선수 명단에 포함된) 12명 모두 쓸 수 없다. 그래서 미안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을 거다”며 “지금까지 코치로 느낀 부분에서 주전과 식스맨, 세븐맨, 에잇맨이 있다. 거기에 자주 기용되지 않았던 아반 나바를 많이 기용을 하려고 한다. 나바와 언어적으로 소통이 되니까 보조리딩이 가능한 선수와 1번(포인트가드)을 보면 이점을 찾을 수 있을 거다”고 덧붙였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기틀을 확립하려고 한다. 기틀을 확립하기까지 오프 시즌이 아니라서 운동을 하루 하고 경기를 해야 한다. 초반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확립되기 전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기틀을 다져놓고 변칙수비를 할 생각이다. 그 중심에는 도움수비가 없는 1대1 수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패턴을 다 부르기보다 트랜지션 오펜스, 안 되었을 때 세컨, 서드 오펜스가 된다”며 “수비 리바운드를 잡았을 때 템포 푸시하고, 실점했을 때 세팅을 해서 가려고 한다. 수비 기반으로 많이 이뤄야 한다. 중심에는 코번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전술적으로 이원석의 1대1 기회도 만들고, 미들 포스트에서 1대1 페이스업을 하는 게 (이원석의) 장점이다”며 “동기들과 비교할 때 기동력과 보폭의 넓이 등 가르칠 수 없는 게 있다. 돌파를 할 수 있는 단발적인 플레이를 생각하고 있다”고 이원석을 위한 구상을 들려줬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선수 시절 감독대행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궁금해하자 “KCC에게 허재 감독님 계실 때 추승균 감독대행님을 경험했다. 그 때 경험이 있다”며 “그 때 우리는 죽기살기로 했다. 어떻게든 이기려고 했는데 분위기를 반전하는 게 쉽지 않은 경험을 했다. 여유있게, 대신 어제(22일) 말한 건 절대 서로 짜증내지 말고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그렇게 시작하고 기반이 만들어지면 전술적으로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거다”고 했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말을 더 조심해야 하고, 간소화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인터뷰를 선수단 전체와 가족, 친구들도 읽는다”며 “제가 지도자 경험이 하나도 없는데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하는 걸 감사함을, 여기뿐 아니라 다른 곳을 가더라도 선수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지도할 거다”고 했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몸싸움과 에너지 레벨에서 밀렸다. 제가 많이 부족해서 그렇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는데 동기부여를 더 잘 해주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며 “LG와 경기가 끝나고 일주일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어제(22일) 하루 운동을 했다. 재정립하는 시간이 없었다. 운동도 못해서 그런 듯 하다. 운동을 많이 한다고 생기는 건 아니지만, 선수들은 열심히 하려고 했다. 저도 선수 때 경험을 했지만, 선수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 했던 모습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삼성은 25일 서울 SK와 S-더비를 갖는다.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SK에게 80-82, 75-82로 졌다.
재정비 시간이 부족한 김효범 감독대행이 이끄는 삼성은 최소한 가스공사와 맞대결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사진_ 점프볼 DB(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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