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전혀 다른 평가! 김민재 '세계 1위 센터백', 디아스-반다이크 제치고 최고 선정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유독 독일만 다르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2023년 최고의 수비수라고 평가하는 분위기에 홀로 억지 트집을 잡는다.
김민재는 올 한해 유럽 축구를 지배한 센터백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일정이 진행된 상반기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 소속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떠나 나폴리(이탈리아)로 이적하고 처음 맞은 빅리그였지만 기복 하나 없는 철기둥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총 45경기에 나서 2골 2도움으로 공수에 걸쳐 높은 영양가를 자랑했다. 35경기를 뛴 세리에A만 따졌을 때 수비 지표는 경기당 1.6회 태클, 1.2회 가로채기, 3.5회 클리어링 등 우월했다. 이적 초기 세트피스에서 연달아 골을 터뜨리면서 공수 겸장의 모습도 잘 보여줬다.
이런 활약이 1년 내내 이어지면서 세리에A 사무국은 지난 시즌 리그 최우수 수비수로 김민재를 공식 선정했다. 2019년 처음 제정된 올해의 수비수상이었기에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받는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나폴리에서 보여준 놀라운 퍼포먼스가 반영이 된 올해 프랑스풋볼 발롱도르에서 기념비적인 순간을 만끽했다. 아시아 국적으로 처음 발롱도르 30인 후보에 든 것도 모자라 최종 22위를 차지하며 2023년 최고 수비수로 인정을 받았다. 발롱도르 순위에 든 수비수가 김민재를 포함해 후벵 디아스, 요슈코 그바르디올(이상 맨체스터 시티) 등 고작 3명이었고, 그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발롱도르에서도 빼어난 위치를 자랑한 김민재답게 여름 빅클럽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바이에른 뮌헨을 포함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부터 수비 보강이 필요했던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등 화려한 팀들이 김민재 영입에 뛰어들었다.
결과적으로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가세하자 치열한 전쟁이 마무리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차원이 다른 곳이다. 빅클럽 중에서도 체급차가 확실한 구단이기에 영입전에 가세하자마자 무게추가 급격히 기울었다. 김민재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는데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급물살을 탔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보낸 올 시즌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입단 초기부터 김민재를 주축으로 후방을 준비했다. 그의 파트너만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로 바꾸는 수순이었다. 이 과정에서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돌아가며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김민재는 혹사를 견뎌야 했다. 그래도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크게 신뢰하며 독박 수비 임무를 부여했다.
김민재는 기대에 부응했다. 상대적으로 우위 전력을 바탕으로 라인을 전체적으로 높여 공격에 집중하는 바이에른 뮌헨 스타일에 김민재는 안성맞춤의 센터백이었다. 빠른 스피드에 패스 정확도가 좋아 공격 전개의 시발점을 도맡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를 봐도 김민재의 스프린트는 센터백 중 1위를 자랑한다. 최고 속력이 34.43km/h로 분데스리가 전 선수 중에서도 48위에 해당한다.
패스 수치도 좋다. 분데스리가가 10월까지 정리했던 패스 수치를 보더라도 1,114개의 패스로 가장 많이 시도한 선수였다. 그럼에도 평균 성공률은 93%에 달한다. 패스를 많이 하려면 볼 터치도 증가해야 하는 만큼 1,224회로 최고 수준이었다. 김민재의 패스 방법은 다양하다. 단순히 후방에서 안정적인 패스만 하지 않는다.
특히 전방으로 곧게 향하는 양질의 패스를 선보인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김민재가 유럽 5대 리그에서 누구보다 많은 전진 패스를 했다고 밝혔다. 기록에 따르면 김민재는 총 430개의 전진 패스로 유럽 빅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인 패서였다.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의 여러 역량을 종합해 최근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에 김민재를 포함했다. 3-4-3 포메이션의 중앙 수비수로 자리한 김민재는 평균 평점 7.14점의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뿐만 아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키다'도 25일(한국시간) 2023년 세계 최고의 센터백 5명을 거론하며 김민재를 1위에 놓았다. 스포츠키다는 "센터백이 더 이상 수비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은 견고한 수비 외에도 빌드업에 참여해 유동성과 창의성을 불어넣어야 한다. 김민재는 이러한 측면에서 아주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민재는 나폴리가 2022-23시즌 세리에A에서 33년 만에 우승하는 데 큰 역하릉 했다. 타고난 피지컬 강점과 함께 침착함과 기술적인 면모가 돋보였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서도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다"고 1위 선정 이유를 나열했다.
이 매체는 김민재의 뒤로 맨체스터 시티의 트레블을 이끈 후벵 디아스를 비롯해 다비드 알라바(레알 마드리드), 윌리엄 살리바(아스널),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치했다.
대외 평가는 훌륭하나 정작 독일 언론은 쌍심지를 켜고 바라본다. 전반기 다수의 바이에른 뮌헨 일정을 책임진 김민재인데 독일 매체들은 늘 높은 평점을 주지 않았다. 국내 팬들의 시선과 다른 독일 언론들의 낮은 평점은 경기가 끝날 때마다 논란이 됐다.
그중에서도 야박하게 평가하던 '빌트'는 바이에른 뮌헨의 전반기를 정리하며 김민재를 팀 내 16번째 수훈 선수로 정리했다. 평균 평점은 3.26점이었다. 1
~5점을 기준으로 낮을 수록 최고 평점인 독일에서 3점이 넘은 평가는 기대 이하로 바라볼 수 있다. 부동의 수비수로 늘 선발 11명에 들었던 김민재인데 평균 평점이 16위인 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평가다.
여기에 바이에른 뮌헨 출신의 레전드라는 로타어 마테우스도 거들었다. 마테우스는 이미 "우리가 기대한 기량이 아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불안 요소"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이때 기조가 유지됐다. 최근 자신이 선정한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을 공개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해리 케인과 르로이 사네만 포함했다.
마테우스는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는 바이어 레버쿠젠의 포백인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조나단 타, 에드몬드 탑소바, 제레미 프림퐁을 전반기 베스트 11의 포백으로 그대로 차용했다. 김민재의 성과를 여전히 낮게 바라본 마테우스는 "레버쿠젠이 그만큼 대단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총평했다.
김민재는 혹평 여론에도 바이에른 뮌헨에서 비중을 더욱 넓히고 있다. 슈투트가르트전에서 데뷔골을 넣었고, 전반기 마지막 볼프수브르크전에서도 괴물 수비수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리그에서 연속 풀타임도 묀헨글라트바흐와 3라운드부터 13경기 연속으로 늘려 투헬 감독의 절대적인 지지도 여전했다.
김민재의 영향력이 대단했기에 바이에른 뮌헨은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차출로 빠질 공백을 벌써 걱정한다. 바이에른 뮌헨은 볼프스부르크전을 끝으로 보름가량 겨울 휴식기에 돌입한다. 내년 1월 12일 호펜하임전을 통해 분데스리가가 재개된다.
이때 김민재는 클린스만호에 합류해 아시안컵 첫 경기를 앞둔 시점이다. 김민재는 볼프스부르크전을 끝내고 국내로 돌아온다. 다만 피로가 크게 쌓여 국내 소집 훈련 명단에는 제외되는 배려를 받았다.
이재성(마인츠)과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국내 소집에도 합류하나 김민재는 휴식이 먼저라는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김민재는 곧 귀국 후 충분한 휴식을 보낸 뒤 국내파와 함께 1월 2일 전지훈련 캠프인 아랍에미리트(UAE)로 이동할 계획이다.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하는 대한민국의 성적에 따라 김민재의 결장 기간은 최대 한 달을 넘길 전망이다. 클린스만호가 결승까지 순항하면 김민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이 열리는 2월 초에나 복귀 가능하다. 그때까지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에게 크게 기댔던 전반기와 다른 해법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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