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고창에 3000억원 투자 협약…전북경제 활성화 신호탄
[편집자주] 다사다난했던 2023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올해 전북은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과 새만금SOC 예산 삭감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뉴스1전북취재본부>는 올 한 해 전북을 뜨겁게 달군 10대 뉴스를 선정해 3일에 걸쳐 나눠 싣는다.
(전북=뉴스1) 박제철 기자 =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가 전북에 둥지를 튼다'
그동안 전북과 기업연고가 거의 없었던 삼성이 올해 전북에 대규모 투자 계약과 함께 둥지를 틀게 되면서 전북 경제 활력의 신호탄을 쐈다.
올해 9월25일 세계 초일류 기업인 삼성전자㈜는 전북 고창신활력산업단지에 3000억원을 투자해 호남권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를 조성하기로 전격 협약을 맺었다.
이번 투자는 전북도에 삼성이 대규모 사업장을 구축한 최초 사례이자 민선8기 들어 새만금 외 지역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첫 대규모(관광 제외) 투자사례로 대기업과 전북도와 고창군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시에 본사를 두고 반도체와 전자제품, TV, 냉장고 등 가전제춤을 제조하는 매출 211조원(2022년 기준)의 명실공히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남부지역의 원활한 물류·유통을 위해 호남권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고수면 고창신활력산업단지 5만4000여평을 매입해 자동화 기술이 접목된 첨단 물류센터를 2024년 착공해 2026년 내에 준공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물류센터 조성을 위해 총 3000억원을 투자하고 500여명의 직·간접적 고용 창출을 계획하고 있다.
올 9월25일 전북도청에서 진행된 협약식에는 김동욱 삼성전자 부사장을 비롯해 김관영 전북도지사, 심덕섭 고창군수, 윤준병 국회의원, 윤여봉 경제통상진흥원장을 포함한 임원들이 참석해 사업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김관영 도지사는 "대기업인 삼성전자의 전북 투자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전북에서 기업활동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고 삼성전자가 세계 일류기업으로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심덕섭 군수도 "세계 최고의 기업인 삼성전자가 고창군에 첫 대규모 투자를 해 줌에 따라 앞으로 전북도는 물론 고창 지역경제 발전과 활성화에 큰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투자협약을 신호탄으로 고창신활력산업단지에 첨단ESG기업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협약은 최근 집중 기업유치 중인 새만금 외 지역에서 진행된 대규모 투자로 시·군의 지리적 특성, 차별화된 인센티브 등을 적극 활용한 성공적인 투자유치로 평가 받고 있다.
삼성전자 물류센터가 들어설 고창신활력산업단지는 서해안고속도로와 고창~담양간 고속도로 고창IC·남고창IC·선운산(흥덕)IC 3개와 직접 연결돼 최상의 교통 접근성을 갖추고 있다.
또 지정학적으로도 목포와 군산의 중간에 위치해 서해안 시대를 맞아 대 중국 및 동남아시아 해양 및 육로 운송 물류 전진기지로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북의 소규모 지자체인 고창군이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 물류센터를 유치해 국내 기업은 물론 전북도와 고창군에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어떻게 유치하게 됐나…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진 투자협약
삼성전자와 고창군간의 협약은 사실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그간 삼성측에서도 전과정을 모두 비공개로 요청하고 임원진과 실무진들이 고창을 여러차례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워낙 대규모 사업인지라 철저하게 외부노출이 통제됐다.
실제 투자협약이 체결된 25일 심덕섭 고창군수의 일정표에는 전북도청 출장으로만 일정이 표기될 정도로 보안이 철저히 요구됐었다.
협약 당일 오후에서야 비로소 엠바고(보도유예) 사안으로 전북도와 고창군에 삼성전자 투자유치가 알려지게 됐다.
이영윤 고창군 신활력경제정책관은 "전국 지자체가 눈독 들이는 기업과의 협약인 만큼 보안에 더욱 철저히 신경썼다"며 "앞으로 투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후일담을 밝혔다.
◇삼성전자의 투자규모와 향후 일정은
삼성전자는 고창신활력산업단지 18만㎡(축구장 25개 규모)에 3000억원을 들여 스마트허브단지(가칭)를 구축한다. 그간 민선 출범 이후 고창군의 기업유치 사례(관광사업 부문 제외) 중 투자규모가 가장 크다.
삼성전자 측이 밝힌 시설운영 중 직·간접적 고용창출 인원만 500여명 정도다. 특히 전문 엔지니어와 시설관리 인력의 직접적 고용이 기대되고 있고, 시설보안관리와 급식, 청소, 운수 등에서 지역 일자리에 활력이 기대된다.
물류센터는 연내 건축설계 및 인․허가 승인을 위한 사전절차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고창신활력산업단지 계획 변경 승인이 이뤄지면 부지 분양계약 및 건축허가 등을 거쳐 하반기 중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사 중 건설·기계장비 등 고창업체 우선 고려 등도 협의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짓는 물류센터, 무엇이 다를까
삼성전자측은 "고창에 AI, 디지털트윈, 로봇, 자율주행, 자동창고시스템(AS/RS) 등의 자동화 기술이 적용된 첨단 물류센터 구축을 검토중이다"고 밝혔다.
물류의 기능은 조달, 배송 등 단순 기능에서 기업의 경쟁우위 원천이라는 전략적인 개념으로 바뀌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삼성전자가 계획하는 고창 스마트허브단지는 자동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각 장비의 연동이나 유지보수 등이 중요한 포인트다. 자연스럽게 로봇, 컨베이어, 소터 등 자동화 장비 기업들의 연쇄 투자와 이전까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거리 곳곳에 '삼성전자 유치 환영' 현수막 물결…고창군민 '대환영'
고창군민들은 ‘삼성’이 들어온다는 것에 큰 기대감을 보내고 있다. 각 모임·단체별로 거리 곳곳에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의 투자유치를 환영했다.
특히 물류센터의 특성상 용수는 적게 사용하고 오·폐수 발생량이 적어 주민생활 피해나 주변 환경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그간 환경문제로 주민들과 기업 유치로 갈등을 빚었던 우려도 말끔히 해소하는 성과도 거뒀다.
고창군민들도 삼성전자의 친환경·첨단기업 유치를 환영하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주민은 "미래 성장가치가 있는 기업들이 들어와 젊은이들이 마음껏 일하고, 지역에 활력을 가져다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실제 지난 4년여동안 고수산단에 악취배출 업체 유치로 주민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역 민심도 이번 삼성전자의 진출로 봄눈 녹듯이 사라져 오랜 지역 숙원사업이 해결되는 성과도 이뤘다.
고수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 관계자는 “로보틱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물류센터로 집중되고 있다”며 “삼성의 파급력을 고려해 볼 때 고창신활력산업단지에 ESG기업 유치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들어오면 일자리 창출과 함께 우리 고수면을 넘어 고창군 전체 지역경제에도 큰 변화와 함께 고창의 산업구조를 변화할 수 있는 변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jc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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