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1년 만에 멈춘 포스코 심장…오늘 새벽 용광로 3개 모두 가동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23일 오전 7시7분쯤 경북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화재를 119대원들이 진압하고 있다. 이날 불은 인명 피해 없이 2시간 10분 만에 진화됐다. (포항남부소방서 제공) 2023.12.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지난 23일 발생한 화재로 '제철소의 심장'인 용광로(고로)가 멈춰선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전체 용광로 가동을 재개했다.

포스코는 25일 "포항제철소는 어제 오전 2·3고로가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오늘 새벽 4고로까지 가동됐다"고 밝혔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지난 23일 오전 7시7분쯤 2고로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철광석 등을 녹여 쇳물을 뽑아내는 선강 작업 구역 케이블에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는 인명 피해는 없이 2시간10여 분 만에 진화됐다. 부생가스에 불이 붙을 것을 우려한 포항제철소는 부생가스 사용을 중단하고, 2~4고로를 멈춰 세웠다. 고로는 철광석과 코크스(석탄)가 타면서 나오는 부생가스로 생산한 전기로 가동된다.

포스코는 예열을 거쳐 지난 24일 오전 2·3고로를 가동을 시작했다. 4고로는 송풍 작업 등을 마친 뒤 25일 새벽 재가동됐다. 제1열연공장은 전선 교체 등을 마치고 24일 오후부터 정상적인 공정에 들어갔다. 포스코 측은 "이번 화재에 따른 설비 가동 중단 시간이 짧았던 만큼 철강 제품 생산·수급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는 데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포항제철소 고로 가동 중단 사태가 재발하면서 설비 운영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3일 긴급회의에서 "(포항제철소 고로는) 우리나라 철강 생산의 핵심 기지로, 일시적인 가동 중단이라도 조선, 자동차 등 수요 산업에 파급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9월 힌남노로 인해 고로는 물론 후판 후공정 설비 대부분이 침수, 가동 중단되는 악재를 맞았던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침수 피해로 인해 4355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재계 일각에서는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수해 이후, 1년여 만에 고로가 다시 멈춰 선 것에 대한 회장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