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한동훈, 김건희특검법 거부 건의하되 협상을…이준석은 광야에 홀로"
"韓비대위 '그냥 거부권' 말고 4월 이후 도입 협상을…특감·2부속실 건의에도 나서야"
"韓 노장청 조화 비대위 꾸리길…탈당 이준석 2~3월 만나도 충분"
한동훈 전 법무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에 오르더라도 야당 주도 김건희 여사 특검법엔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여권 비주류에서도 전망했다. 다만 국회 추천 특별감찰관 임명이나 영부인 전담 제2부속실 부활 등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 해소를 위한 고언(苦言)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구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한동훈 비대위가 어떻게 대응할 건지 시나리오가 있느냐'는 질문에 "어제(24일)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굉장히 문제가 있는 법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며 "28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붙여서 통과가 되면 대통령실이나 한동훈 비대위 차원에서 거부권 행사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답변했다.
이어 "저 개인적으로도 이게 이미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에서) 탈탈 털었던 거고 그다음에 2010~2012년 사이에 있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김 여사가 연관됐는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대개 특검의 요건이란 게 검찰이 함부로 수사할 수 없는 권력형 대형 부패사건 같은 걸 특검으로 하는 건데 이미 10년도 훨씬 넘었고 (윤석열)대통령과 결혼하기 전 있었던 일을 탈탈 털어 일단 정리가 된 걸, 다시 하자는 것이니 거부권 행사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국민 여론이란 게 있다. 또 (특검 찬성이) 높은 수치가 나온다는 게 일반적이고 거부권을 '그냥' 행사하기엔 좀 부담스럽다"며 "제 생각엔 한동훈 대표(비대위원장 취임 가정)도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되 그 이후 김건희 특검법을 어떻게 사후에 협상할지, 처리할지 고민에 들어가야 된다"고 말했다. 또 "2007년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 BBK(실소유주 의혹) 때도 특검은 대선 끝나고 했다. 그러니까 선거 전에 한다는 건 그야말로 정치적 선전선동이고 불필요한 소란이 많다"고 짚었다.
김근식 교수는 "이 부분에 한 전 장관이 거부권을 요청하되 특별감찰관이 신속한 임명이나 제2부속실 설치같은 식으로 김 여사 리스크를 제도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걸 건의하고,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따라 국회에서) 1월달에 재의에 붙일 때는 물밑에서 여야 대표 간 협상을 해서, (특검법을) 그대로 가되 시기만 4월 이후로 가자고 하면 그건 더불어민주당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국민여론 부담이 커 특검 필요성 자체를 부정할 순 없단 인식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 교수는 오는 29일 무렵으로 예상되는 '한동훈 비대위 공식 출범'에 앞서, 비대위원 인선 관련 "노장청(老長靑, 노년·장년·청년) 조화가 맞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이 이른바 '789(70년대생·80년대생·90년대생) 비대위'를 제안한 것엔 "민주당이 586(현재 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학생운동권 출신 기득권으로 이미지가 고착화됐기 때문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한 전 장관 연령이 70년대생이니까 789를 하잔 얘기지만 생물학적 나이로 얘기하는 게 아니다"고 이견을 보였다.
그는 "젊은 세대, 여성, 약자 이런 분들이 상징적으로 들어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전체를 그런 분들만 채우면 비대위가 병풍밖에 못 한다"며 "노장청이 조화롭게 비대위원으로 구성돼야 정치적 조언과 협의가 가능하고, 당내 사정이나 정치권을 잘 알아 같이 원팀으로서 팀플레이가 가능한 분들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2012년 박근혜 비대위가 성공했을 때도 그런 노련한 사람들도 데려오면서 사실은 신인도 이렇게 발굴해서 참신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비대위'는 비대위원으로 만 72세이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26세이던 이준석 전 당대표를 동시에 영입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이상돈 교수같은 경우도 (비대위원으로) 있었다"며 "정치신인인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정치적 내공과 합리성을 가진 중도지향성의 분들을 포함해 참신하고 젊은 분들을 같이 결합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선 "(한 전 장관이) 만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탈당 전후로 당분간 접점이 없을 것으로 봤다.
김 교수는 "26일 전국위 표결을 해야 (비대위원장) 취임이 공식적으로 되고, 27일은 이 전 대표가 탈당을 예고한 날짜 아닌가. 그렇다고 이 전 대표가 이제 와서 체면 구기게 날짜를 연기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아마 그대로 결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른바 '이준석 이슈'를 두고 "(인물로서의) 이준석 개인을 끌어안을 필요가 있느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대선 승리 연합'을 복원한다는 면에서의 만남이라면 공천이 한바탕인 내년 2월이나 3월 만나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이 전 대표 간 만남' 자체가 시급한 건 아니라는 그는 "그래서 이 전 대표는 더 고달프고 힘들 것"이라며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자체도 일정 정도 서로 결별이나 분리가 될 것 같고, 이 전 대표는 그동안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에 대한 말 논란이나 안철수 의원과의 싸움 등을 통해 (행적 논란이 작용해) 나가긴 나갈 것 같은데 광야에서 홀로서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같이 갈 사람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대선승리연합 당시에도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현직 대표였기 때문에' 합류시킨 게 크다며 "당대표직에서 나온 다음 신당론 행보를 보면 민낯이 드러났잖나. 개인 품성이나 막말 문제같은 게 있었다"면서 "어떻게 품을지 좀 천천히 두고 생각해도 된다"고 했다. 그가 가리킨 대선승리연합은 윤 대통령이 중도층, MZ세대, 탈진보, 탈민주당, '조국흑서'팀 등이 광범위하게 결합해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적은 격차로나마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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