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인천창경센터, 스타트업 혁신 성장 프로세스로 창업 생태계 선도
인천창경센터, 팁스·빅웨이브 사업 통해 '데스밸리' 극복·기업 성장 도와
'인천빅웨이브모펀드' 공식 운영기관···출자사업 진행 6000억원 펀드 조성
2021~2023년 빅웨이브 통해 59개기업 지원 1300억원 투자유치 성과···올해 22대1 경쟁률
스타트업은 대·중견·중소기업 등과 경쟁하며,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경제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모든 스타트업이 '꽃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창업 기업 5년차 스타트업 생존율은 29.2%에 그친다.
창업 3~5년차 스타트업은 '데스밸리' 극복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뛰어난 아이디어와 훌륭한 팀, 자본을 다 갖췄어도 성장에 따른 잘못된 속도 조절, 주변 여건 등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거나 문을 닫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에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이한섭)는 인천 1호 액셀러레이터로, 인천지역의 창업 생태계와 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있다.
인천창경센터는 초기기업의 직접 투자부터, 팁스(TIPS) 지원을 통한 연구개발(R&D) 지원, 벤처캐피털(VC)을 통한 출자 및 빅웨이브(BiiG Wave) 기업설명회(IR)를 활용한 투자 사업과 글로벌 진출 사업 등을 통해 스타트업의 혁신 성장 프로세스를 가속화한다.
인천창경센터는 인천시가 지자체 최초, 최대 규모로 조성한 '인천빅웨이브모펀드'의 공식 운영기관이다.
인천빅웨이브모펀드는 2021년부터 4년간 600억원 예산을 투입해 총 60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을 목표로 올해 3년차 운용 중이다. 인천창경센터는 현재까지 투자사가 결성한 펀드 21개에 225억원을 출자해 총 6113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당초 목표액 6000억원보다 113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특히 2021년에는 인천시와 함께 '빅웨이브 투자유치 IR 사업'을 론칭했는데, 올해까지 총 59개 기업과 온·오프라인 총 1200여명의 투자파트너가 참여했으며, 1300억원이 넘는 투자유치 성과를 거뒀다. 올해 참여기업 모집에는 총 400여개사가 접수해 역대 최대 경쟁률인 22대1을 기록했다.
또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 프로그램에는 인천창경센터의 투자 및 추천기업 4개사가 모두 선정됐다.
이와 함께 인천창경센터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인천시로부터 올해부터 2026년까지 사업비 100억원을 지원받아 100명의 청년 스타트업을 발굴해 글로벌 CEO로 육성할 계획이다. 사업 첫 해인 올해 10개 스타트업이 선정됐고, 선정된 3개사 중 2개사는 미국과 베트남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한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
이한섭 센터장은 “인천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인천빅웨이브모펀드 투자 사업을 추진한 결과 서울, 경기에 집중된 투자사의 관심을 인천으로 확대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인천창경센터는 유망 스타트업을 뛰면서 발굴하고,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추진해 인천지역 창업 생태계를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빅웨이브(BiiG Wave)
◇브이투브이
사람은 대중교통을 통해 수도권 내 어디든 세 시간이면 도착하는데, 물품은 왜 그렇게 빨리 오지 못할까. 도시물류 전문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브이투브이(대표 최상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바로 '대중물류망'이라는 네트워크를 이용한 서비스 '투데이'이다. 이는 '대중교통망'의 운영방식을 도시물류로 이식한 것으로, 화물 버전 대중교통망이 수도권에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치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처럼 물품을 이동시킨다.
투데이는 수도권 곳곳에 작은 도심 허브를 마련하고, 그 도심 허브를 다중으로 연결해 메시 네트워크를 구성한 뒤, 트럭들이 자기 구역 내 도심 허브 사이를 오가며 도시 물류를 처리한다.
최상수 대표는 “올해 투데이 서비스를 수도권에 런칭해 300여개 업체가 사용하고 있다”며 “올해 4번째 투자유치에 성공한 만큼, 내년에는 본격적인 스케일업을 통해 손익분기점(BEP)를 달성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스트로젠
지난해 방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소재로 시청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아스트로젠(대표 황수경)은 많은 우영우들의 난치성 신경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적응증으로 하는 AST-001을 비롯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수면무호흡증, 레트신드롬, 드라베신드롬, 파킨슨병 등 신약 후속 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국내 매출 발생을 위해 지난달 CNS 연구개발 및 판매에 강점을 가진 코스닥 상장사 한국파마의 투자 유치를 끌어내고 위탁판매권리를 부여하기로 하는 등 조기 매출 및 영업이익 시현을 앞두고 있다. 아스트로젠은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심리가 매우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했던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황수경 대표는 “아스트로젠은 앞으로 전 세계 최초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제를 국내에서 먼저 출시할 수 있는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이트테크
폐기물 자원 순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 에이트테크(대표 박태형)는 폐기물 선별 작업용 인공지능(AI) 로봇 '에이트론'을 선보였다.
에이트론은 260만건 이상 이미지 학습을 통해 AI가 지정한 폐기물을 선별한다. 에이트론은 인식부에서 실시간 개체 탐지 및 데이터 수집, 감시부에서 실시간 모니터링, 분석부에서 폐기물 종류 및 특징 분석, 전환부에서 객체 선택 및 데이터 필터링, 선별부에서 선별 명령 수행을 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인력 선별 작업 시 분당 30~40개인 반면, 에이트론은 분당 96개까지 선별한다.
또 페트병, 알루미늄 캔, 유리병 등 색상과 재질 등 소분류 기준 총 45가지 생활폐기물을 선별하는 등 작업 효율이 높다. 이는 연간 864㎏의 탄소를 낮추고, 폐기물의 실질 재활용률을 높여 자원순환 경제에도 기여한다.
박태형 대표는 “기술적 진보와 창의력을 통해 로봇이 폐기물을 분리하는 스마트시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모빅랩
모빅랩(대표 이원근)은 초음파 대역대의 음향신호를 활용해 설비의 고장을 진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기계장치나 설비들은 문제가 생기면 소음, 진동, 냄새(오일누유 등) 등 이상 전조증상 신호가 발생한다. 모빅랩은 설비에서 발생하는 소음 중에서도 예민한 신호인 초음파 대역대의 음향신호를 수집해 인공지능(AI)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현재 설비 상태에 대해 진단과 고장 예측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음파는 사람이 들을 수 없는 대역대(20㎑)의 음향 신호다.
또 설비의 이상이 발생하면 알림을 주고, 어떠한 원인으로 이상이 발생했는지 판별해주며, 잔여 수명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빅랩은 올해 프리A 라운드 15억원 투자유치 완료했으며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산업용 솔루션 분야 기업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설비의 실증사례를 확보했다.
이원근 대표는 “제조시장 외에 화재 안전, 방산 등까지 확산해 초음파 진단 표준을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팁스(TIPS)
◇도레미파
중고폰 외관 검사 자동화 기업 도레미파(대표 김아름)가 지난 8월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도레미파는 중고폰 시장을 대상으로, 중고폰 검수 시 육안검사에 의존함으로써 발생하는 등급판정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머신비전(객체인식 AI기술) 기술에 기반한 유리표면 검측 시스템을 제공한다.
도레미파의 목표는 중고폰 외관 검사의 자동화다. 이를 위해 중고폰 상의 미세 스크래치를 검사하기 위한 장치와 시스템 개발로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번 팁스 선정은 이러한 장치를 활용한 데이터 검출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다.
김아름 도레미파 대표는 “팁스 선정을 통한 연구 자금은 중고폰 검수 시 발생했던 노동집약적인 문제 해결과 자동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내 중고폰 검수 시장 표준화를 이끌고,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용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엔
지엔(대표 조영민)은 사물인터넷(IoT) 보안사고 예방을 위한 IoT 디바이스 보안 취약점 점검 자동화 솔루션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IoT 디바이스 내 존재하는 다양한 취약점을 빠르고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자동화 솔루션이다.
실제 해커들은 펌웨어 내 실행 파일을 분석해 IoT 디바이스를 공격하는데, 이 솔루션은 해커의 관점에서 실행 파일에 대한 역공학 분석(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취약점을 빠르고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 지엔은 이 같은 융합 보안 솔루션 기술을 인정받아 팁스에 선정됐다.
지엔은 내년 상반기 솔루션 베타테스트 진행 후 정식 서비스 오픈을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조영민 대표는 “스마트홈에서부터 앞으로 펼쳐질 스마트시티 영역까지 누구나 안전하게 스마트한 세상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이엔제이테크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의약품 자동인식 및 조제검수 자동화 솔루션인 '약 매니저 앱' 개발을 개발한 제이엔제이테크(대표 조성훈)는 지난 10월 팁스에 선정됐다. 이 앱은 약사가 현장에서 겪고 있는 의약품 재고 관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AI 객체인식 기술을 활용해 개발했다.
앱은 출시 3개월 만에 1만여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성과를 이뤘고, 이번 팁스 선정은 의약품 토털관리 솔루션 기술의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다.
제이엔제이테크는 앞으로 2년간 연구개발 및 마케팅 등을 위해 중기부로부터 최대 5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제이엔제이테크는 인천창경센터와 글로벌 시장진출, 시장확대 등 성장을 함께 한다.
조성훈 대표는 “센터의 다양한 창업프로그램과 팁스 등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함께 해 성장할 수 있었다”며 “기회를 발판 삼아 미국 현지 앱 출시 및 상용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오드아이
오드아이(대표 최순범)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감성 표현이 가능한 고품질 AI 보컬 및 음성 합성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오드아이의 AI 보컬 생성 시스템은 음정, 발음, 스타일을 모듈화했는데, 이는 수작업 중심의 음악 콘텐츠 생성 산업과 비교했을 때 제작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드아이는 국제 음성·음악 학회, 전문가 블라인드 테스트 등에서 보컬 완성도를 인정받았고, 다국어를 지원해 기술 확장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오드아이는 AI 기반 보컬 생성 솔루션 'Vox Factory'를 마련했다. 이는 멜로디나 가사를 입력하면 그에 어울리는 보컬을 자동 생성하는 솔루션으로, 웹 기반이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조수미 성악가와 AI 보컬의 듀엣 공연을, 최근에는 안테나 소속 가수 박새별 앨범 발매에도 참여했다.
글로벌 진출
◇제이치글로벌
제이치글로벌(대표 오주명)은 친환경 소재 분야에 특화된 기업으로, 연구개발 역량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재 원천특허 기술을 개발한다.
이를 활용해 생활용품과 건설자재 등에 적용함으로써, 저렴한 비용과 높은 성능, 친환경성을 실현하고 있다. 제이치글로벌은 올해 CES에 참가해 다양한 친환경 제품과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중 핵심 제품은 '하이브리드 인조잔디'다. 이 제품은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생성을 억제해 공기 질 개선에 기여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 항균처리와 열차폐 성능을 부여해 바이러스와 세균에 저항하고, 자외선에 의한 파손을 최소화한다. 이는 인조 잔디의 내구성을 향상시키고 장기적인 사용에도 효과적으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에이블랩스
에이블랩스(대표 신상)는 액체 핸들링 자동화 로봇 '노터블(Notable)'을 개발한 기업이다.
에이블랩스는 실험실 작업 흐름의 효율성, 정밀도 및 재현성을 향상시키는 최첨단 자동화 솔루션을 통해 생명과학 분야를 혁신한다.
이 로봇은 바이오 실험에서 핵심적인 공정인 액체 처리를 자동화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에이블랩스는 실제 연구 현장에서 많은 실험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것을 발견했고, 이에 따라 연구의 재현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에이블랩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체 핸들링 자동화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반복적이고 단순한 실험을 자동화해 높은 재현성, 생산성, 연구 효율성을 도모하고자 한다.
◇루츠랩
루츠랩(대표 김명원)은 폐기물 업사이클링으로 대체 소재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루츠랩은 배 재배 시 발생하는 낙과, 미성숙과와 배즙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미세플라스틱·탈크(활석) 등을 대체하는 친환경소재(석세포)를 개발하고 판매한다. 이런 신소재는 코스메틱, 의약외품, 식품 등에 사용한다.
또 최근 화장품 시장에서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 잡은 비건, 천연화장품 추세에 부합하는 소재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석세포는 배 껍질이나 씨가 있는 중심부에서 추출되며, 화장품이나 치약의 연마제, 각질제거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루츠랩은 석세포를 버려지는 낙과, 배즙을 만드는 과정에서 추출해 양산에 성공했다.
인천=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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