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PF 부실채권 5배 증가…대부분 지방·중소형”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지방 건설사 폐업 늘어 추가 부담”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시스.

지방·중소형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신용평가의 ‘저축은행 업계 사각지대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저축은행 47곳의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 2021년 말 1.3%에서 올해 6월 말 6.5%로 5배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체 대출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 채권의 비율을 의미한다. 이 중 30개는 지방에서 영업을 하고, 43개의 자산 규모는 1조 원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47개 저축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비중은 67.9%나 됐다. 현행 저축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라 저축은행은 부동산 관련 여신은 총 여신의 50%를, 부동산 PF는 20%를 넘을 수 없다. 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이 45%를 상회하는 업체는 8개, 부동산 PF 비중이 15%를 웃도는 업체는 4개로 집계됐다.

한신평은 "지방 건설업체의 폐업과 부도가 증가하고 있어 지방·중소형 저축은행 건전성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건전성 지표 악화에 대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지만, 내년부터 신규로 취급하는 토지담보대출에 대해서는 부동산 PF에 준해 분류하도록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비중 산정에 신규 토지담보대출을 포함하는 것이다.

또 기존 토지담보대출에 대해서는 부동산 PF 대출 수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문을 저축은행중앙회에 전달했다. 저축은행이 PF 대출 취급 시 쌓아야 하는 충당금 적립 비율은 2%대로, 일반 대출 충당금 적립 비율인 0.85∼1%보다 2배가량 높다.

저축은행업권은 1000억 원 규모로 조성한 부동산 PF 지원 펀드 중 200억 원가량을 다음 달 중에 매입·매각할 예정이다. 저축은행업권은 지난 9월 본 PF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브릿지론 단계의 부실채권(NPL)을 매입해 재매각하기 위한 용도로 지원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저축은행업권은 앞서 100억 원 규모의 사업장을 매입한 데 이어 이달 중 200억 원 규모의 매입·매각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기자본비율 관리·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이 제고될 수 있도록 저축은행업권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