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최종건 “제3자 변제? 尹정부 큰 망신 당할 것. 강제집행 되면 어쩔건가”

<최종건 연세대 교수 (전 외교부 제1차관)>
-반창고 밑에 곪아터지는 한일관계 더 병들게 될 것
-재단 통한 변제? 기금도 부족, 삼권분립에도 어긋나
-일본, 물의 반 잔 채우려는 노력 보이지 않아
-우리 정부, 피해자와 깊게 소통하겠다는 말 없어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최종건 연세대 교수 (전 외교부 제1차관)

◎ 진행자 > 외교부 제1차관을 지냈던 최종건 연세대 교수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최종건 > 예, 안녕하세요.

◎ 진행자 > 며칠 전에 저희도 전해드린 바가 있었는데 일제강점하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2차 소송이 있었고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었습니다. 일본 전범 기업들이 배상해야 된다 라고 하는 판결이 나왔는데 근데 짚고 싶은 점이 이 판결이야 저희들 입장에서 너무나 당연한 판결이니까 판결의 의미가 어떻고 이런 얘기는 더이상 할 이유가 없을 것 같고 우리 정부가 바로 제3자 대위변제 방안을 다시 꺼내들었고 일본 정부는 바로 또 비난하고 나섰거든요. 이 양국 정부의 움직임을 짚어봐야 될 것 같은데 일단 어떤 말씀부터 주시겠습니까?

◎ 최종건 > 일단은 이 판결이 21일 날 있었고요, 그러나 우리 언론 동향들은 몇몇의 칼럼 정도만 빼놓고는 대부분 스트레이트성 기사예요. 그래서 저희가 이 이슈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강제징용 건이 매우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안이고 사법부의 판단이 매우 존중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풍토가 없어서 이슈를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이 사안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고요. 말씀하신 대로 일본 정부의 반응은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2차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데 대해 매우 유감이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발언을 한 사람이 하야시 요시야마 관방장관이었는데요. 이분이 직전 외교장관이었어요, 박진 장관하고 함께 기자회견을 해서 3자 대위변제를 이야기 한 사람이고요. 그리고 한일청구권 협정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주일 한국 공사, 넘버2죠, 일본에 있는. 그 사람을 초치해서 항의도 했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제가 여기서 유감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일본 정부하고 발언이 좀 비슷해요. 뭐냐 하면 3자 변제로 가겠다는 거고요.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일본과 소통하겠다는 것인데 우리 소위 원고 즉 강제징용공 피해자분들 이번에 승소하신 분들과 그렇게 깊게 소통하겠다는 얘기는 별로 없어요.

◎ 진행자 > 여기서 첫째, 대한민국 대법원의 판결이잖아요. 일본 입장에서는 상대국 최고 재판 단위의 판결에 대해서 상대국 공사를 불러서 항의를 한다, 이 행위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 겁니까?

◎ 최종건 > 외교적 행위라고 통상 볼 수 있는데요. 보다 면밀히 이야기하면 이웃 국가의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죠.

◎ 진행자 > 공사는 행정부 소속이잖아요?

◎ 최종건 > 그렇죠.

◎ 진행자 > 상대국 행정부 소속인 사람을 불러서 상대국 사법부의 판결에서 이렇고 저렇고 이야기하는 게 이게 맞는 그림이냐는 겁니다.

◎ 최종건 > 행정부 소속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대표선수로 가 있는 거죠. 대표로 가서 대표성이 있기 때문에 항의할 수 있는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사법부의 판결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반응해야 할 사항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그것은 그것대로 대응하되 현안은 현안대로 분리 대응할 수 있는 사안이죠. 이를테면 초치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그리고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라는 식의 메시지가 있어야 되는데 마치 이 사안에 대해서는 사법부만 따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행정부가 사법부의 판단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질 수가 있습니다.

◎ 진행자 > 우리 정부가 바로 거의 실시간으로 제3자 대위변제를 다시 꺼내들었잖아요. 평가를 해주신다면요?

◎ 최종건 > 글쎄요. 기존에 했던 것이죠. 근데 이게 앞뒤가 좀 안 맞아 왜냐하면 일단 기금 현황을 봐야 돼요. 3자 변제니까.

◎ 진행자 > 5억인가 밖에 안 남았다고?

◎ 최종건 > 41억을 지금까지 모금을 했지만 1차 소송에서 3자 변제안을 수용한 피해자 11명에게 25억 가량을 지급해 16억 정도가 남았어요. 그리고 현재 거부한 분들이 네 분 정도 계시는 공탁금으로 약 10억 원을 써야 한다는 상황이에요. 물론 이것이 법원이 거부한 분들 손을 들어준 것이죠. 어쨌든 간에 산술적으로 잔금이 5억 원에 불과한데 이번에 2차 소송에서 승소한 11명에게 1인당 배상금이 1억에서 1억 5천 정도 되니 기금 자체는 지금 모자라는 상황입니다.

◎ 진행자 > 토털해서 한 17억이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변호사 저희가 인터뷰했었거든요.

◎ 최종건 > 네, 그렇죠. 그래서 외교부가 지금 하는 입장이 민간의 자발적 기여를 계속 독려하겠다는 것인데 여기서 민간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입니다. 그리고 소위 그들 일본의 주장에 의하면 1965년 한일 외교 정상화에 입각해 수혜를 받은 기업들이라는 겁니다. 그 기업들은 왜 이렇게 벌써 몇십 년이 지난 사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돈을 내야 되는지는 모르겠고요.

◎ 진행자 > 포스코가 40억을 후원했다면서요?

◎ 최종건 > 어쨌든 대한민국 대법원 판결이 위법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 일본 정부거든요.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라는 입장이고 하야시 관방장관 역시도 기자회견에서 그렇게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 진행자 > 나타나는 양상이 대한민국 최고 재판단위의 판결에 대해서 한일정부가 공동대응하는 모습이잖아요, 굳이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이 그림이 이게 타당한 그림이냐라는 건데요.

◎ 최종건 > 이게 소위 윤석열 정부가 이야기하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라면 우리 국민들 중 과연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요. 저는 거기에 반문을 내고 싶고요. 동시에 3자 변제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우리 측 정부가 이렇게 바로 반응한 것을 보면 이미 한일 간에는 이번에 판결도 그렇지만 앞으로 진행될 소송에서도 3자 변제 방식을 하겠다는 소통이 이미 되어 있는 것 같아요.

◎ 진행자 > 3차 소송도 있거든요?

◎ 최종건 > 그러니까요.

◎ 진행자 > 근데 일본 전범 기업은 1원 한 장 안 냈다면서요?

◎ 최종건 > 그렇죠. 일본 기업들은 당연히 안 내죠. 여기서 내버리면 이상한 거죠. 즉 물의 반 잔을 채우려고 하는 일본의 노력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는 지금 보이지 않아요. 한 가지 기록상 저도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번에 소송 자체가 길어졌기 때문에 애초에 이 소송을 하셨던 강제징용 피해자 분들의 성함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양영수 할머니, 곽해경 할머니 오길애 할머니 등이신데요. 이들은 미쓰비시 나고야 공장에서 강제동원되었던 분이고요. 다들 돌아가셨죠. 그래서 마음이 안 좋죠.

◎ 진행자 > 이게 거듭해서 여쭙는 건데 우리나라 대법원은 일본 전범기업에게 너희들 돈으로 배상하라고 판결을 한 거잖아요?

◎ 최종건 > 맞습니다.

◎ 진행자 > 근데 그거를 한국 정부가 그러면 재단 만들어서 대신 변제해줄게가 대한민국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냐라는 문제가 있잖아요?

◎ 최종건 > 부합하지 않습니다.

◎ 진행자 > 그러니까요.

◎ 최종건 > 어긋납니다.

◎ 진행자 > 근본적인 문제는 그거잖아요?

◎ 최종건 > 어떻게 보면 삼권분립에도 어긋나는 거고요.

◎ 진행자 > 행정부가 사법부의 판결을 결국은 부정하고 비트는 행위라고 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 최종건 > 저는 그 말씀에 동의하고요. 이미 대위변제 관련해서 채권자 네 분이 거부하셨어요. 그래서 외교부는 공탁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 진행자 > 안 받아들였죠, 법원이?

◎ 최종건 > 근데 법원에서도 어쨌든 그것을 공탁을 거부하고 이의신청도 기각하였기 때문에요. 근데 법원이 대위변제 공탁을 거부하는 이유로 피해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만 들었지만요, 좀 더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서 생각해보면 원고들이 갖고 있는 청구권의 성격 자체가 피고 기업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위자료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위자료는 피고 기업들이 지급해야만 위자 혹은 위로가 된다는 뜻이지 않겠어요.

◎ 진행자 > 그렇죠.

◎ 최종건 > 3자가 같은 금액의 돈을 준다고 해서 위자 혹은 위로가 되는 거라면 강제징용 피해자 분들은 돈 받으면 되는 사람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만든 것이고,

◎ 진행자 > 그렇죠.

◎ 최종건 >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어긋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이게 지금 기금 현황을 말씀드렸지만 돈도 없고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해법이어서 현재의 외교부나 현재 이것을 추진하고 있는 정권은 큰 망신을 향후에 당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 진행자 > 큰 망신,

◎ 최종건 > 네, 왜냐하면 대법원 판결을 위반했고 그것을 법적으로 확인받는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인데 강제집행은 강제집행대로 되면 어떻게 할 겁니까?

◎ 진행자 > 아, 그 문제

◎ 최종건 > 이 정부에서 결국 파탄을 맞이할 것 같고요. 반창고 밑에서 곪아 터지고 있는 한일관계는 더 병들게 될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 말씀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제3자 대위변제 자체가 반창고 붙이기에 불과하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최종건 > 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일단 이 말씀까지 듣고 인터뷰 마무리하고요. 유튜브 연장방송에서 다른 주제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최종건 연세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