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아차는 내 차지다냥~’ 유아용보다 반려동물용 더 많이 팔렸네

G마켓에서 사상 처음으로 판매량 추월
출생아 수 감소…반려동물 가구는 늘어

G마켓 제공

저출생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한 대형 온라인쇼핑몰에서 ‘반려동물용 유아차’ 판매량이 유아용을 넘어섰다.

25일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반려동물용 유아차가 사상 처음으로 유아용 제품 판매량을 추월했다.

두 카테고리 합계 판매량을 100으로 봤을 때 반려동물용 유아차 판매 비중은 2021년 33%, 지난해 36%로 소폭 늘어난 뒤 올해 1∼3분기 57%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반대로 유아용 판매 비중은 2021년 67%, 지난해 64%에서 올해 43%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G마켓 관계자는 “올해 두 카테고리 비중이 갑자기 뒤집힌 배경은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면서도 “반려동물용 판매는 늘고 유아용 판매는 감소하는 현상은 이전부터 지속해온 추세”라고 말했다.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의 아동 저출생 구조는 이미 굳어진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8명, 2010년 1.23명, 2020년 0.84명, 지난해 0.78명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통계청은 올해 합계출산율이 0.72명 안팎이고 내년에 0.68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출생아 수도 2000년 64만명에서 2010년 47만명, 2020년 27만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결국 25만명 선도 무너졌다.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증가하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2012년 364만 가구(17.9%)에서 지난해 602만 가구(25.4%)로 증가했다.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G마켓의 반려동물용과 유아용 유아차의 판매 비중 변화는 이 같은 사회현상을 반영하는 결과로 추정할 수 있다.

한편, 출산·육아용품은 고급화 추세가 두드러진다. G마켓이 1∼3분기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출산·육아용품의 1인당 지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증가했다. 유아차(22%), 분유·이유식(18%), 기저귀(4%) 등 주요 상품군의 지출액이 모두 늘었다.

이에 비해 반려동물용품의 1인당 지출액은 2% 증가에 그쳤다. 반려동물용 유아차를 구매할 때 쓴 돈은 오히려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속에서도 출산·육아용품은 되도록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찾지만, 반려동물용품은 ‘가성비’ 좋은 상품을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