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옵션 계약’ 전설은 박용택…임찬규와 함덕주도 100% 획득 가능할까
프로야구 LG는 지난주 내년 시즌 FA(자유계약선수) 임찬규(31), 함덕주(28)와 ‘닮은꼴’ 계약을 했다. 두 선수 모두 총액의 절반 가까운 액수를 옵션으로 채웠다.
임찬규는 4년 총액 50억원 중 24억원을 인센티브로 구성했다. 향후 4년간 경기력에 따라 자칫 4년 26억원짜리 반토막 계약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함덕주 또한 4년 총액 38억원 중 인센티브가 18억원에 이른다.
계약 내용에 협상 과정이 그대로 담겨있다. LG 관계자는 그간 두 선수와 이견을 좁혀가고 있다고 했는데 ‘이견’은 다름 아닌 옵션의 범위와 내용이었다.
임찬규와 함덕주 모두 올해 LG가 29년만에 통합우승을 이루는 데 힘을 쓴 ‘공신’이다. 다만 임찬규는 올시즌 14승으로 다승 3위를 기록하면서도 시즌별 기복이 있었다는 점에서, 함덕주는 올시즌 평균자책 1.62를 기록하는 등 불펜에서의 전천후 활약에도 간간이 부상 이슈가 있었다는 점에서 구단에서는 견고한 ‘안전장치’를 달고 싶어 했다. 반대로 선수 입장에서는 최종 계약 내용에 구단의 신뢰를 최대치로 담아내려 했다.
다음 숙제는 두 선수 모두 옵션을 채우는 것이다. LG 핵심 관계자는 “달성하기에 까다로운 수준의 옵션은 없다. 건강히 본인이 하던 만큼 시즌을 보낸다면 채울 수 있는 것들로 구성했다”고 전했다.
4년에 걸친 계약이다. 그래서 한두 차례 삐끗하면 옵션을 모두 채우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더 ‘가혹한’ 옵션도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전설의 선배’가 있다.
LG ‘레전드’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2011시즌을 앞두고 첫 FA 자격을 얻은 뒤 잔류 계약을 했다. 여러 차례 만남 끝에 나온 최종안은 3+1년 총액 34억원. 그런데 보장액이 15억5000만원 뿐이었다. 총액 기준으로 보자면 55%에 가까운 18억5000만원이 옵션으로 구성된 계약이었다.
박용택 위원이 훗날 밝힌 당시 협상 과정은 희극과 비극 사이를 오갔다. 처음 구단 제시안에서는 보장액이 15억5000만원도 되지 않았던 상황. 플러스 옵션과 마이너스 옵션이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박 위원은 “그때 옵션을 하나하나씩 다시 뜯어보다 보니 ‘여차하면 돈을 내면서 야구를 할 수 있겠다’는 계산까지 나왔다. 다음 만남에서 그 얘기를 했더니 구단에서 ‘아, 그렇게 하면 안 되지’라며 조정안을 뽑았을 정도였다”며 웃었다.
LG 역사의 이른바 암흑기였다. 박용택 같은 꾸준히 잘한 간판도 대접받지 못하던 시절이다. 그래서 박 위원은 협상 분위기를 잡는 출발점부터 손해를 봤지만, 단단한 결기로 완벽한 결과를 가져왔다. 계약기간 4년간 타율 0.319 592안타 OPS 0.838로 당시 촘촘히 짜였던 6가지 옵션을 모두 채웠다.
박 위원이 FA로 걸어온 길은, 임찬규와 함덕주 모두 한번 들여다볼 만하다. 박 위원은 2번째 FA 자격을 얻은 2015시즌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한 가운데 옵션은 매년 1억원씩 4억원만을 넣었다. 더구나 잠실 롯데호텔에 진을 친 롯데 협상 관계자로부터 강렬한 영입 손짓을 받았던 때다. 훨씬 더 조건이 좋았던 롯데행을 대신 LG 잔류를 선택하는 ‘낭만의 역사’도 쓸 수 있었다.
임찬규와 함덕주 모두 어쩌면 지금이 시작할 수 있다. 그 시절 옵션 계약의 전설을 남긴 박용택 선배처럼···.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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