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초전도체 LK-99와 침몰한 심해 잠수정, 올해 최악의 ‘실패 기술’ 7선

이병철 기자 2023. 12. 2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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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에너지연구소와 한양대, 고려대 연구진은 지난 7월 섭씨 25도에서도 초전도성을 갖는 상온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논문을 바탕으로 LK-99의 검증에 나선 연구진들이 모두 LK-99가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이번 사태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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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테크놀로지 리뷰 실패 기술 사례 선정
SNS 달군 LK-99 논란, 결국 상온 초전도체 아닌 것으로
새로운 심해 탐사 방법이라던 잠수함 ‘타이탄’ 비극 사고 등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의 실험 장면. 미국 과학기술 전문 매체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최근 LK-99 논란을 비롯한 7개의 기술 실패 사례를 소개했다./김현탁

퀀텀에너지연구소와 한양대, 고려대 연구진은 지난 7월 섭씨 25도에서도 초전도성을 갖는 상온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연구진은 각각 2개의 논문을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발표하며 한쪽 면을 바닥에 붙이고 다른 면이 공중에 떠 있는 영상을 공개했다.

초전도체는 저항이 없어 전류를 흘릴 때 손실이 없고 작은 전류로도 높은 자기장을 만들 수 있어 전기 산업에서 중요한 물질이다. 기존 초전도체는 영하 280도에 가까운 낮은 온도에서만 특성을 나타내는 만큼, 일상적인 온도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상온 초전도체는 꿈의 기술로 불린다.

그러나 논문을 바탕으로 LK-99의 검증에 나선 연구진들이 모두 LK-99가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이번 사태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며 “대신 합성 과정에 포함된 불순물이 한국 연구진을 오해하게 했을 수 있고, 소셜미디어(SNS) 때문에 우리도 오해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펴내는 과학기술 전문 매체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최근 한국 연구진이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물질 ‘LK-99′을 포함해 올해 최악의 실패 기술 사례를 7개 선정했다. 올해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여겨졌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간 사건·사고들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지난 22일(현지 시각) “올해 7월 한국에서 LK-99라는 물질이 보고됐을 때 온라인을 통해 큰 관심을 끌었다”며 LK-99 논란을 올해의 실패 사례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 6월 침몰한 타이태닉을 보기 위해 심해로 내려갔다가 폭발 사고를 겪은 잠수정 ‘타이탄’도 올해의 기술 실패 사례 중 하나로 지목했다. 당시 이 사고로 5명의 승객이 모두 숨졌다.

문제는 타이탄 사고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점이다. 수심 3500m까지 잠수하는 타이탄은 해수면의 400배에 달하는 압력을 받는데, 이를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탓이다. 심지어 압력에 강한 금속 대신 탄소 섬유로 몸체를 만들었다.

타이탄을 운영한 해운회사 오션게이트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는 2년 전 한 인터뷰에서 “타이탄을 개발하기 위해 규칙을 일부 위반했다”며 “이는 바다 깊은 곳을 탐험하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러시 최고경영자는 사고로 승객들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세포로 고기를 만들 수 있다며 5억달러(약 6515억원)를 투자받은 미국의 푸드 스타트업 ‘업사이드’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방법을 숨기다가 결국 들통났다. 배양육을 만들겠다며 거대한 세포 배양기를 도입하고도 실험실의 작은 플라스크에서 소량의 배양육을 만드는 데 그친 것이다.

업사이드에서 일하던 한 직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업사이드의 원칙은 ‘될 때까지 가짜로 만들어라’다”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자신만만하게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했다가 빈번한 사고로 사업 자체를 포기한 GM, 애플 출신 직원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배지 ‘아이 핀(Ai Pin)’도 올해의 기술 실패 사례 중 하나로 지목됐다.

플라스틱 사용 절감 실패와 대기 중에 이산화황을 투입해 태양 빛을 막을 수 있다며 모금을 한 멕시코의 기후 스타트업 ‘메이크 선셋’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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