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중소저축銀, 부동산PF 부실채권비율 5배 `껑충`

2021년 말 1.3%→올해 6월 말 6.5%
금융당국, 저축은행 여신규제 강화
신용공여액 20%한도에 토담대 포함

<연합뉴스>

지방·중소형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여신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신규 토지담보 대출을 부동산 PF 대출에 준해 취급토록 하는 게 대표적이다.

25일 한국신용평가의 '저축은행 업계 사각지대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저축은행 47개 사의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1년 말 1.3%에서 올해 6월 말 6.5%까지 약 5배로 상승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47개 저축은행 43개사의 자산 규모는 1조원 미만이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비중이 높아 부동산 경기 침체에 여신지표가 쉽게 흔들린 셈이다.

특히 47개 저축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비중은 67.9%다. 저축은행 부동산 관련 여신은 총여신의 50%를, 부동산 PF는 20%를 넘을 수 없다. 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이 45%를 넘는 업체는 8개사로 리스크 한계까지 대출 사업에 나선 것이다. 부동산 PF 비중이 15%를 웃도는 업체는 4개사다.

한신평은 "지방 건설업체의 폐업과 부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지방·중소형 저축은행 건전성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건전성 지표 악화에 대해 기본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일부 규제를 강화해 관리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신규로 취급하는 토지담보대출에 대해서는 부동산 PF에 준해 분류하도록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저축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라 총 신용공여액의 20%까지 부동산 PF를 취급할 수 있도록 했는데, 내년부터는 여기에 신규 토지담보대출도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대손충당금에 대해 기존 토지담보대출도 부동산 PF 대출 수준으로 적립토록 요구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은 저축은행중앙회에 전달됐다. 감독규정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PF 대출 취급 시 쌓아야 하는 충당금 적립 비율(정상 등급의 경우)은 2%대(일반 대출 충당금 적립 비율 0.85∼1%)다.

저축은행 자구책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저축은행업권은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부동산 PF 지원 펀드 중 200억원 가량을 내달 중 매입·매각할 예정이다. 지난 9월 본 PF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브릿지론 단계의 부실채권(NPL)을 매입해 재매각하기 위한 용도로 조성한 1000억원 규모 PF 지원 펀드다. 앞서 저축은행업권은 100억원 규모의 사업장을 매입한 바 있다. 이달 중으로는 200억원 규모의 매입·매각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