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우리나라 그 자체’가 팔렸다”…정치권 발칵 뒤집힌 까닭 [추동훈의 흥부전]
[흥부전-36][브랜드로 남은 창업자들-31] 앤드루 카네기
12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철강기업 US 스틸(US Steel)이 일본제철에 매각됐습니다. 금액은 141억 달러. 주가에 40%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부채까지 전부 품으며 한화 19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쏟는 베팅에 나선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인수 소식이 발표된 직후 미국 정치인들이 민주당, 공화당 할 것 없이 해당 매각에 반대한다고 핏대를 높이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출신 존 페터맨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US 스틸이 어떤 회사인지 살펴보면 여러분들도 어쩌면 미국 국회의원들의 반응에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브랜드로 남은 창업자’의 주인공, 바로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입니다.
앤드루 카네기는 1835년 스코틀랜드 던펌린이란 지역에서 직조공 노동자 윌리엄 카네기의 아들로 태어납니다. 당시 대부분 직조공들이 그러하든 카네기 가족은 단칸방 오두막에서 생활했습니다. 집의 절반을 이웃 직공 가족들과 공유하며 단칸방은 거실이자 식당, 그리고 잠을 자는 침실로 이용됐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외삼촌이자 정치가였던 조지 로더 시니어로부터 많은 스코틀랜드 영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당시 그는 영웅담을 통해 성공에 대한 욕심과 근면·성실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카네기는 12살이던 1848년 미국 펜실베니아 주 엘러게니 지역에 자리 잡으며 낯선 미국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미국에 왔다고 모든 게 해결되진 않았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여전히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스코틀랜드인 소유의 면직공장에서 겨우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카네기 역시 아버지와 함께 일주일에 6일, 하루 12시간씩 고된 면직공장 노동자로 일하며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당시 카네기는 과중한 일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주당 2달러를 받으며 보빈 공장 지하실의 보일러를 가동했고 증기기관을 돌리는 등 시키는 일은 모조리 해야만 했습니다. 증기 기관을 다루는데 서툴렀던 그는 당시 보일러가 터질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일했다고 회상했습니다.
1849년, 그는 삼촌의 추천으로 전신회사 오하이오 텔레그래프 컴퍼니의 피츠버그 지사에서 배달부로 일하게 됩니다. 그는 피츠버그의 모든 사업장의 위치와 사업가들의 얼굴을 외우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는 결국 1년만에 배달부에서 전신 교환원으로 승진했습니다. 모르스 부호를 읽고 해석하는 역량이 탁월했던 그는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며 돋보이는 일꾼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짧은 기간에 또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그는 매주 토요일 밤이면 제임스 엔더슨 대령의 개인 도서관을 찾아 400여권의 책을 차례대로 읽어나갔습니다. 이를 통해 경제관념을 쌓아나갔고 다양한 지식을 습득해나갔습니다. 이후 그는 엔더슨 대령에 감사를 표하는 헌사를 바치며 도서관을 세우기도 합니다.
그가 감독관에 부임한 기간동안 그는 직원관리와 비용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을 습득합니다. 이는 사업가 카네기의 면모를 만드는 토양이 됐습니다. 연봉 1500달러(2022년 기준 환산시 약 4만9000달러)를 받으며 성공을 거둔 카네기는 각종 투자 등을 통해 자본을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철도와 교량을 공급하는 작은 사업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자본가의 길을 걷습니다.
철도망이 도로망보다 잘 구축돼 있던 당시, 카네기는 먼 거리를 이동할 때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열차에 대한 투자를 단행합니다. 풀먼 슬리핑 카(Pullman Sleeping Car)는 일등석 여행용 침대열차 운영기업으로 이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엿본 카네기는 큰 돈을 벌게 됩니다. 특히 위대한 기업가에게 항상 찾아오는 변곡점, 전쟁이 다가옵니다. 미국 남북전쟁은 카네기에게 절호의 기회가 됐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이동과 운송 이슈가 주목받으면서 그의 열차 사업은 호황을 누립니다.
그리고 사후 그에게 남아있던 재산은 3000만 달러. 그마저도 그의 재단과 자선단체 등에 기부되며 아무 것도 남기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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