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건 "동생 잃고 PTSD 판정, 정신과 2개월 입원…10년째 매일 술" [미우새](MD리뷰)

강다윤 기자 2023. 12.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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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미운 우리 새끼'. / SBS '미운 우리 새끼' 방송 캡처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이동건이 동생을 잃은 뒤 PTSD 판정을 받고 두 달간 입원했음을 고백했다.

24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이동건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여태까지 밝히지 않았던 속마음을 털어놨다.

SBS '미운 우리 새끼'. / SBS '미운 우리 새끼' 방송 캡처

이날 이동건은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했다. 의사를 만난 그는 "한번 상담을 받아봐야겠다고 생각한 게 그냥 주변에 친한 친구들 선배들이 '너 낮부터 무슨 소주를, 술 너무 많이 마신다'라고 하더라"라며 "너무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 부모님은 말할 것도 없고. 굉장히 심각한 정도라고 한다"라고 털어놨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구체적으로 확인을 좀 해보고 가겠다. 한 달 정도를 기준으로 봤을 때 며칠 정도 술을 드시냐"라고 물었다. 이동건은 "오히려 '며칠 안 먹었냐'라고 생각하는 게 훨씬 빠르다. 솔직히 나는 '정말 못 먹겠다' 그거 아니면 마시는 것 같다. 그게 아니면 솔직히 매일 마시는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에 의사는 "이런 패턴으로 드시면서 건강 검진을 하거나 생활하면서 술을 줄여야겠다거나 위험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신 적 있느냐"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동건은 "우리는 연기할 때 손만 찍을 때가 있다. 그러면 내가 손을 좀 떤다"며 "정말 거짓말처럼 한 번 카메라 감독님이 '손을 너무 많이 떨어서 문제다'라고 말씀하셔서 충격을 받아한 일주일 안 마셨다. 정말 안 떨리더라"라고 에피소드도 전했다.

이동건이 이러한 패턴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한 지는 10년쯤 됐다고. 그는 "누우면 생각이 많고 그래서 몇 시간씩 잠을 못 자고 있는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그게 두려워서 자기 전에 술을 마시게 된 것 같다"며 설명했다.

이를 들은 의사가 "술 문제로 치료나 상담을 받아본 적 있느냐"라며 묻자 이동건은 "사실 내가 아주 오래전에 가족의 문제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는 판정을 받았다"라고 고백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극도로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후 발생하는 정신 및 신체 증상을 말한다.

이동건은 "(당시에) 입원 치료가 좀 필요하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께서 생활을 철저하게 관리받는 게 필요하다고 하셔서 순순히 나도 '하죠' 이랬다. 병원에서 한 달 이상, 한 두 달 정도 있었다"면서도 "그런데 나는 그 과정이 나한테 도움이 된다고 느끼진 않았다. 그냥 '무슨 의미가 있지'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자 의사는 "상처를 재경험하게 하는 게 힘든 일이긴 한데 이 부분에서 한 가지 짚고 여쭤볼 수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해서 드린다. (겪은 일을) 간단하게 말씀을 해주실 수 있느냐"라고 조심스레 부탁했다. 이동건은 "내가 가족을 잃은 일을 겪은 적이 있는데 동생이었다. 아주 나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돌아보면 사실 형이기보다 거의 자식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SBS '미운 우리 새끼'. / SBS '미운 우리 새끼' 방송 캡처

이에 의사는 "또 어떤 그 당시 힘든 불편한 증상이나 현상이 있으셨냐"라고 물었다. 이동건은 "그냥 그때는 맨 정신으로 있는 게 좀 힘들다는 착각을 스스로 했던 것 같다. 그냥 내가 떠올리기 싫은 게 자꾸 떠오르니까 그걸 좀 마비시키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지금 돌아보면 술이라는 도구를 잘못 사용하게 된 게 아닌가 싶다"라고 설명했다.

의사가 "그 일이 있고 상실감이나 여러 감정들이 되게 컸을 것 같다"라고 말하자 이동건은 "슬픔보다 배신감, 황당함 그런 게 컸던 것 같다"며 토로했다. 그는 "그냥 세상에 대한 혹은 신에 대한. 그런 '절대적인 존재가 있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굉장한 배신감을 느꼈다. 이해할 수가 없다는 배신감, 분노 그런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아주 극도의 냉정함으로 바뀌었던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러지 않고는 견디기가 힘들더라. 아예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살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렇게 나를 몰아갔던 것 같다"며 "'뭐가 슬퍼, 뭐가 힘들어, 다 그런 거지. 태어나면 죽는 거고' 그렇게 나를 단련시켰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의사는 이동건의 사전 검사 결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의사는 "보통 결과를 보면 평균적인 점수의 폭이 있는데 그거보다 너무 낮다. 이거는 '이 사람이 완전히 우울하지도 불안하지도 않다'라고 해석하기보다는 이 사람이 자기감정을 억압해서 못 느끼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솔직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본인도 못 느끼고 있는, 단단히 드라이해지는 그 상황이 딱 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이동건은 "극도로 내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이야기하다 보니까 감정적으로 힘들 때 나는 나 혼자 해결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원했던 거다. 중요한 건 그거였다. 나는 내가 원해서 그렇게 됐던 것 같다"며 "내가 의도한 대로 단단하게 드라이한 사람이 됐는데 내 앞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을 봤을 때 불편한 거다. 그런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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