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vs 코인, '1% 부자들'의 선택은?"

CBS 오뜨밀 2023. 12. 2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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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9% 부자가 60% 부 소유, 양극화 심화
수도권에 부자 70% 살아, 다음은 세종시
부자들이 종잣돈 모으는 핵심은 '아파트'
부자들은 코인투자 안해, 수익 난 건 1%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조석영 PD, 신혜림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나와 계세요.

◆ 조석영, 신혜림> 안녕하세요.

◇ 채선아> 오늘은 조석영 PD가 '부자 보고서' 얘기를 준비했네요.

◆ 조석영> 네. 지난 주말 나온 보고서입니다. 이 내용들을 단순히 소개시켜드리는 건 아니고 부의 흐름, 즉 한국 사회 돈의 흐름이 어디로 가는지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맥락을 좀 짚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부자 보고서가 여러 군데에서 나오는데 이번에 나온 건 KB경영연구소에서 작성한 거고, KB에서 2011년부터 이걸 내기 시작했어요. 꽤 데이터가 쌓였다는 얘기죠.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을 부자의 기준으로 삼고, 400명을 대상으로 돈은 어떻게 모았고, 재산 중에 현금이나 주식 부동산 기타 자산 비중은 어떻게 되는지, 어디에 앞으로 투자할 건지 이런 것들을 조사해서 정리한 보고서입니다.  

◇ 채선아> 그 금융 자산만 10억 이상 가진 부자가 한국에 몇 명이나 되나요?

◆ 조석영> 전체 한국에서 이 기준을 만족하는 부자 숫자는 2023년에 45만6천 명이라고 합니다. 2022년에 42만 4천 명이니까 조금 늘었어요. 이게 한국 총인구의 0.89%래요.

◆ 신혜림> 상위 1퍼센트 이상인 거네요.  

◆ 조석영> 얼마 전에 한국은행이랑 통계청, 금융감독원에서 2023년 가계금융복지 조사라고 전체 가계의 금융실태를 발표했어요. 여기에 따르면 우리 가구당 평균 금융자산이 1억 2600만 원이에요. 가구 평균이니까 개인이 아니라 두 명 이상 있을 수 있죠. 금융자산 가구 평균이 1억 2600만 원인데 혼자서 금융자산 10억 이상을 가지고 있다면 굉장히 부자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채선아> 너무 먼 얘기라 박탈감이 느껴질 수도 있는데, 보고서 내용에 주목할 만한 포인트가 있다고요?  

◆ 조석영> 첫 번째 포인트는 부의 집중이 심해지고 있다, 즉 양극화입니다. 우리 양극화 사회라는 얘기는 몇 년 전부터 나왔잖아요. 이 0.89%의 부자들이 가지고 있는 총 금융자산이 얼마냐면 2747조 원이에요. 이게 한국 전체 금융자산의 59%입니다.

◆ 신혜림> 1%도 안 되는 부자가 부의 60%를 갖고 있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 조석영> 이게 사람만 그런 게 아니라 지역별로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어요. 한국 부자의 45.4%가 서울에 삽니다. 서울 인구는 한국 인구의 5분의 1이 안되죠. 그 뒤를 이어 경기 22.1%, 부산 6.3%, 대구 4.2%, 인천 3.1% 정도 해서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다 합치면 70% 가까이 됩니다. 그리고 서울 안에서는 일명 강남 3구, 서초-강남-송파에 서울 부자의 45%가 삽니다. 서울에 자치구가 25개 있어요. 그러니까 서울 자치구의 12%에 해당하는 강남 3구에 부자 45%가 살고 있다는 건 서울 안에서도 부의 집중이 있다는 거죠.

 
◆ 조석영> 또 재미있는 지표 하나는 부의 집중도라는 게 있어요. 그 지역 전체의 부자들이 보유한 자산을 부자 수로 나눈 거예요. 그러니까 한 명의 부자가 얼마나 큰 부자냐를 나타내는 지표인데요. 이것도 서울이 1등인데, 2등이 어디냐면, 바로 세종입니다. 그 뒤가 제주도고요.

◇ 채선아> 왜 세종이죠?  

◆ 조석영> 작년 기준의 자료긴 한데 세종은 실제로 전국의 카드 소비 상위 3% 고객 비율이 제일 많대요. 또 지역 내 외제차 소유주 비율도 1등이라고 합니다. 세종에 행정도시 도입된 이후로 부동산이 꾸준히 그리고 꽤 큰 폭으로 많이 올랐다는 점, 그리고 전문직 종사자 비중이 높다는 점 등등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채선아> 정리를 해보면 금융자산 기준으로 상위 1%의 부자가 전체 부의 60%를 가지고 있다는 거고, 그 부자들은 수도권, 특히 강남3구와 세종시에 몰려있다는 거네요.


◆ 조석영> 이게 지역 소멸문제와도 연관될 수 있겠죠. 그리고 이번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점 하나는 자수성가형 부자랑 금수저형 부자를 나눴다는 점입니다.  

◇ 채선아> 돈을 열심히 모아서 부자가 됐느냐 아니면 물려받은 거냐

◆ 조석영> 금수저형 부자는 어떤 사람들이냐면 부모의 지원이나 상속으로 종잣돈 8억 7천을 모았다는 거예요. 이런 금수저형 부자가 예전에 2011년에 처음에 이 보고서를 만들 때는 전체 부자 중에 13.7% 정도밖에 안 됐는데 지금은 20%입니다. 꽤 늘었죠. 또 부자들 안에서도 양극화가 있는 게 막 100억 이상 가진 부자, 300억원 이상 가진 부자 이런 사람들이 있거든요. 이렇게 부자 안에서도 자산이 많을수록 수익을 거둔 사람이 손실을 본 사람보다 많다고 하더라고요.

◆ 신혜림> 돈이 돈을 번다는 얘기네요.  

◇ 채선아> 사실 금수저는 소수일 뿐이고 대부분 자수성가로 돈을 벌고 싶다고 생각할텐데, 요즘 트렌드는 일명 '육각형 인간'이라고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모든 게 완벽한 사람을 동경한다고 하잖아요. 그럴수록 자수성가에 대한 인정이나 노력 자체가 옅어지는 게 아닌가 싶고 그러다보면 좀더 세습 사회로 빨리 변하지 않을까 싶어요.  

◆ 조석영> 이미 어느 정도는 세습 사회가 된 거죠.


   ◇ 채선아> 지금까지 부자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양극화 문제를 좀 전해드렸고 두 번째 포인트로 가볼까요?  

◆ 조석영> 부자 보고서에서 주목할 두 번째 포인트. 결국 아파트다.

◇ 채선아> 요즘에 아파트값 떨어졌다는 뉴스가 나오는데 결국 아파트다?

◆ 조석영> 그 얘기가 나옵니다. 미래는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 시점에 한국 사회에서 부자를 말할 때는 아파트가 필수라는 겁니다. 부자들이 돈을 어떻게 벌었냐고 하면, 사업소득 31% 근로소득 11%, 부동산 투자는 24.5%거든요. 쉽게 말하면 자기가 사업해서 돈을 벌거나 월급 받은 게 부동산 투자보다 높다는 거예요. 그런데 처음에 종잣돈을 어떻게 모았냐고 하면, 자산 규모와 관계없이 1위를 차지하는 게 거주용 주택입니다. 쉽게 말해 내가 살던 아파트 가격이 올라서 그걸 자산으로 삼아 사업도 하고 다른 부동산도 사고 이런 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거죠.

◆ 신혜림> 다들 아파트 사는 걸 부자가 되는 첫 걸음으로 꿈꾸는데 앞으론 몰라도 지금까진 그게 맞았다는 거네요.  

◆ 조석영> 종잣돈을 모은 방식 1위가 거주용 주택이었다면, 2위는 거주용이 아닌 아파트입니다. 즉 내가 살던 아파트도 올랐고 그다음에는 거주용이 아닌 다른 아파트를 사서 그걸로 처음에 돈을 모았다는 거죠. 그리고 4위, 5위로 가면 재건축 아파트가 올라와 있습니다.  


◇ 채선아> 결국 아파트라는 건데, 최근 몇 년 사이엔 코인도 많이 거론되잖아요.

◆ 조석영> 부자 보고서에서 주목할 세 번째 포인트. 부자들은 코인을 하지 않는다. 특히 작년 부자보고서에서 이걸 자세하게 다뤘는데요. 작년 기준으로 부자들 80%는 아예 디지털 자산에 투자 경험이 없다고 했고, 투자해 본 사람들 가운데 70%는 손실을 봤다고 그랬어요. 주변에 코인으로 떼돈 번 사례가 있다고 하면 굉장히 특출난 사례라는 겁니다. 그리고 코인 열풍이 좀 사그라든 올해 기준으로는 투자해본 사람 중에 수익 본 사람이 몇 명이냐? 부자 중에서도 1%밖에 없습니다. 사실 손실 본 사람도 3.8%밖에 안 되긴 하는데 어쨌든 손실이 더 많죠. 중요한 건 부자들은 코인에 관심이 없다는 겁니다.  

◆ 신혜림> 당장 2년 전만 해도 영끌 투자, 이런 게 많았잖아요.  


◆ 조석영>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 부자들은 알고 있었겠죠. 대체 왜 그럼 지난 몇 년 사이에 소위 MZ 세대 사이에 코인 열풍이 불었을까, 장류진 작가가 쓴 <달까지 가자>라는 소설이 있어요. 중견기업에 다니는 젊은 여성 세 사람이 주인공인데 코인 투자로 우여곡절을 겪는 얘기예요. 거기서 한 캐릭터가 물어봅니다. '코인이라는 게 불확실하고 위험해 보이는데 왜 당장 생활비 아끼고 영끌 대출까지 해서 돈을 넣어야 되냐'  

◇ 채선아> 제가 던지고 싶은 질문이에요.  

◆ 조석영> 거기에 대해서 이 코인 투자를 주도하는 캐릭터가 뭐라고 답을 하냐면 '우리 같은 애들은 어쩔 수 없어' 우리 같은 애들이라 하면 여기서 이 사람들이 약간 지위가 불안정한 직장인이고, 소위 주류가 되지 못하고, 부모한테 물려받은 건 하나도 없고, 이런 사람들이거든요. 이런 사람들에게 "코인 시장이라는 거는 아주 잠깐 우연히 열린 신분 상승의 유일한 기회"라는 얘기를 합니다.

금수저도 아니고 성실하게 회사 다니면서 월급 받아도, 장기적으로 집 걱정 없이 적당한 수준의 생활을, 막 사치하지 않더라도 좀 소소하게 즐기면서 살 수 있는 게 저희의 꿈 같은데, 이런 게 보장이 안 되니까 미래에 대한 불안이 심해지고 출산율도 계속 떨어지는 거죠.  

◇ 채선아> 사람마다 좀 생각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떻게든 부자가 되겠어'하는 사람들은 코인 얘기에 좀 솔깃할 수도 있거든요. 주변에 코인으로 벼락 부자 됐다는 얘기가 들려오니까요. 그런데 그건 노력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꼬박꼬박 매일매일 열심히 살면서 월급 받고 그런 소득으로 먹고 사는 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 신혜림> 지금 부자의 기준이 되게 높았잖아요. 그 엄청 돈이 많은 사람들은 코인 같은 불확실한 투자를 하지 않는 거고, 작은 돈밖에 없는데 신분 상승을 꿈꾸겠다 하는 사람들은 코인에 몰린거죠. 사실 제 주변의 대다수는 한탕 크게 벌어보겠다는 쪽보다는 코인이든 주식이든 조금 더 내 용돈 벌이라도 하면서 잘 살아보겠다는 쪽이 많긴 하더라고요.  

◇ 채선아> 네. 여기까지 부자 보고서를 읽는 세 가지 포인트를 짚어봤습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수고하셨습니다.

◆ 조석영, 신혜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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