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건, 집 가출→동생 피살→ 정신병 진단+입원고백 '먹먹' [종합]
[OSEN=김수형 기자] '미우새'에서 이동건이 가출했던 학창시절부터, 동생이 먼저 세상을 떠난 후 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던 아픔을 고백했다. 지켜보는 이들까지 먹먹하게 만드는 고백이었다.
24일 방송된 SBS 예능 '미운우리새끼('미우새')에서 이동건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아픔에 대해 과감히 꺼냈다.
병원을 찾은 배우 이동건이 그려졌다.전문의와 정신과 상담을 받기 위했던 것. 정신과를 찾은 이유를 묻자 이동건은 "주변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고 했다"며 음주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전했다.
구체적으로 한달 기준, 며칠 정도 술을 마시는지 빈도를 물었다. 이동건은 "오히려 며치 안 마셨냐고 생각하는 것이 빠르다"며 "솔직히 (습관처럼) 매일 마신다"고 했다. 매일같이 술을 마시는 음주습관이 언제부터인지 묻자, 이동건은 "10년 된 것 같다"며 "누우면 생각이 많아, 몇 시간씩 잠을 못잔 적도 있어, 그게 두려워서 술을 마시게 됐다"고 했다.
술 문제로 치료를 받아본 적 있는지 묻자 이동건은 "사실 아주 오래 전에, 가족 문제가 있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충격,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으로, 정신과를 두달 가까이 입원했던 아픔을 전했다. 하지만 입원사실을 가족들이 몰랐다고, 이동건이 이를 숨겼던 것이다.
전문의는 상처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동건은 "가족을 잃은 일을 겪은 적이 있어, 나이차가 많이 나는 동생, 형이기보단 동생을 자식처럼 생각했었다"라고 하며 10여년 전 사고로 잃었던 동생을 떠올렸다. 앞서 이동건은 13년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호주 유학 중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던 것.
이동건은 당시 증상에 대해 묻자 "맨정신으로 있는 것이 힘들다는 착각을 스스로 했다, 떠오르기 싫은 것이 자꾸 떠올라 그걸 마비시키고 싶었다"며 "술이란 도구를 잘 못 사용한 것이 아닐까 지금 돌아보니 그렇다"고 말했다.
전문의는 사전검사결과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평균보다 마음상태의 점수가 너무 낮게 나왔다는 것. 화가나거나 짜증, 분노와 답답함 등 감정을 묻는 질문이 대부분 '거의 그렇지 않다'로 1단계 대답이었다. 감정을 억압해서 마음상태를 못 느끼고 있는 것이다. 본인도 못 느낄 정도로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동건은 "극도로 제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며 "내가 원해서 그렇게 했다, 의도한 대로 드라이한 사람이 됐는데 감정을 많이 드러내는 사람을 보면 불편해질 정도"라며 표현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를 본 모친도 공감하며 "그걸 보는 것이 힘들었다"고 했다.
전문의는 이동건에 대해 "극히 내향적 성향이다"며 친구도 만나던 친구만 제한적으로 만났다는 것. 메신저에 친구가 몇 명인지 묻자 일하는 사람 외, 친구 목록이 단 30명 안팍이라고 했다. 사회생활하는 것 치고는 적은 숫자였다. 이동건은 심지어 "이것도 정리한다"며 "대인관계하는 내 성향의 일부다, 휴대폰 용량이나 내 감정낭비라 생각이 들어 (친구목록을)없애게 된다"고 했다.
이동건의 얘기를 듣던 전문의는 심리상태를 그림으로 분석, 감정을 누르고 있는 이동건의 불안함이 보인다고 했다. 감정이 마음 속에 계속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의는 혹시 학창시절엔 감정표현을 좀 했는지 물으며 가족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다. 딸과 부모님과 함께 걷는 모습을 그렸다. 평소 가족의 산책모습을 그린 것이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아버지보단 어머니와 가까운 모습의 그림이었다. 평소 아버지가 엄격하기도 했다는 것 이동건은 "어릴 때 공포의 대상, 엄한 아버지 그 자체로 기억된다"고 했다. 아버지에 대해서 '권위적'이라며 "언제쯤 아버지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고 적기도 했다.
혹시 아버지와 멀어진 결정적인 계기가 있는지 물었다. 이동건은 "친구와는 정반대같은 아버지, 어릴 적 음악듣는 걸 좋아해서 음악을 하고싶어서 그쪽으로 준비하고 배우고 싶다고 상의했는데 한방에 아버지에 의해서 거절됐다"며 단번에 꿈을 반대하셨다고 했다.
이동건은 "내 인생을 아버지가 결정한 것이 가장 이해할 수 없던 순간, 그래서 반항심이 강해져서 집을 한 번 나간 적 있다"며 가출사건에 대해 꺼냈다. 이동건은 "학교 안가고 친구네 집에서 잤을 때, 돈이 떨어져 몰래 들어가니 그 사이, 아버지가 카드키를 바꾸셨다"며 "심지어 (가출한 이동건을 두고) 부모님은 여행을 갔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혹시 아버지에게 항의는 안 했는지 묻자 이동건은 "그냥 미워만했다"며 엄격한 아버지 앞에 감정표현도 힘들었던 어린시절을 꺼냈다.
이를 모니터로 본 모친은 "중간에서 (내가) 힘들었다"며 "(남편이)버릇없는 아이로 안 키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전문의는 "술을 통제하고 조절한다면, 습관적으로 누르던 감정이 배출될 수 있을 것, 배출구를 만들 연습을 해야한다"꼬 조언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와 유대감을 높이고 싶은지 묻자 이동건은 "아버지와 둘이 술 한잔 하는 것이 소원, 근데 힘들더라"며 "단 둘이 술 한 잔 못 해봤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의는 "그 버킷리스트의 술 한 잔은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니터를 본 이동건 모친은 "(아들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속상하다"며 "연예인 된 후 가족과 약속자리에 늦었던 아들 동네가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그래도 아들은 아무 말도 안 했다, 내 속이 터졌다"고 말했고, 가정사를 들은 토니 모친은 "내가 동건이 아버님 좀 봐야겠다"고 말할 정도로 안타까워했다. /ssu08185@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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