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방송계] 베일 벗는 오징어게임 시즌2…신드롬 이어갈까
해외시장 공략하는 K-콘텐츠…OTT 시장은 티빙·웨이브 합병으로 지각변동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2024년 방송계는 세계를 놀라게 했던 흥행작 '오징어 게임'의 시즌2와 한국형 크리처물의 신기원인 '스위트홈' 시즌3 등 대작들의 속편이 쏟아져 나와 전작의 인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K-콘텐츠의 세계적인 성공에 힘입어 해외 시장에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국내 제작사들이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도 관건이다.
오징어게임·스위트홈·파친코…속편들, 신드롬 이어갈까
내년에 선보일 드라마 가운데 단연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것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시즌2다. 이 작품은 아직 공개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7월부터 촬영을 진행 중인 만큼 내년 하반기에는 베일을 벗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1과 마찬가지로 황동혁 감독이 연출과 극본을 맡고 이정재가 주연을 맡아 전작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이달 초 시즌2 세트장을 국내외 취재진에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황 감독은 "새로운 게임, 새로운 캐릭터와 함께 펼쳐질 더욱 깊어진 이야기와 메시지를 기대해주셔도 좋다"고 자신했다.
2021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1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황 감독과 이정재는 이 작품으로 에미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고,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미국에선 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도 제작됐다.
넷플릭스의 '스위트홈' 시즌3 역시 내년 공개를 앞두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 드라마는 2020년 12월 시즌1이 공개됐을 때 한국 드라마로서는 처음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이내에 진입하며 K-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를 견인했다.
올해 공개된 시즌2의 경우 지나치게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전개가 다소 복잡하고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연출자인 이응복 감독은 "시즌3이 공개되면 모든 의문이 풀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2022년 화제를 모았던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 역시 내년 시즌2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민진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해방 전후 한국을 떠나 일본과 미국에서 정착한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시즌1은 유려한 연출과 주연 윤여정, 이민호 등의 호연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MBC는 내년 방송을 목표로 '수사반장: 더 비기닝'을 촬영 중이다. 이 작품은 1971년부터 18년 동안 방송되며 최고 시청률 70%를 넘겼던 전설적인 드라마 '수사반장'의 프리퀄(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다룬 속편)로, 이제훈이 수사반장 박영한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새로운 콘텐츠도 줄지어 공개…'대박' 작품 나올지 주목
속편 외에도 기대를 모으는 작품들이 새해 줄줄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은 오리지널 드라마 'LTNS'를 내년 1월 19일 공개한다. 이솜과 안재홍 주연의 이 작품은 권태기에 접어든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물이다.
넷플릭스는 1월 19일 오리지널 드라마 '선산'을 선보인다. 김현주가 주연한 이 작품은 주인공이 갑작스레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사건에 휘말리는 과정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다.
tvN은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문소리 주연의 '정년이'를 내년 방송할 예정이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이 작품은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소리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소녀 윤정년의 성장기를 다룬다.
디즈니+는 이동욱 주연의 8부작 액션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 첫회를 내년 1월 17일 공개한다. 강지영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쇼핑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킬러들을 위한 쇼핑몰을 비밀리에 운영하는 내용을 다룬다.
이 밖에 아이유와 박보검이 주연한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도 내년 공개된다. 김은숙 작가가 극본을 쓰고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김우빈과 수지가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 역시 새해 공개를 앞두고 있다.
K-콘텐츠 제작사들 해외 진출…티빙·웨이브 합병, OTT 지각변동
제작사들이 콘텐츠를 해외 플랫폼에 판매하는 것을 넘어 현지에서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뛰어들면서 K-콘텐츠의 글로벌화는 점점 속도를 낼 전망이다.
CJ ENM이 작년에 인수한 미국 스튜디오 '피프스시즌'(FIFTH SEASON)은 올해 말 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 '도호'로부터 약 2천9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CJ ENM 산하 스튜디오가 유치한 외부 투자액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중앙그룹의 콘텐츠 제작사 SLL 역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LL은 올해 10월 '아시안 콘텐츠 & 필름 마켓 2023'(ACFM)에서 미국·일본의 제작사와 함께 글로벌 공동제작을 논의하는 자리를 열고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은 이미 국내 콘텐츠 시장은 더 큰 확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고, 국내보다 해외에서 콘텐츠를 더 비싼 값에 판매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한 국내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과장을 조금 보태면 드라마를 미국에서 납품하면 한국에서 받을 수 있는 가격보다 영(0) 하나가 더 붙는다"며 "국내 제작사들이 해외 진출을 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내년 OTT 시장은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토종 OTT 티빙과 웨이브가 올해 연말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합병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토종 OTT 운영사들은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초거대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자본으로 싸워온 만큼 이번 합병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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