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불닭 신화로 ‘매출 1조’ 일궈내[2023 올해의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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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에서 한 기업이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식품업계에서는 매출 1조원을 넘는 기업들을 보통 '대기업'으로 분류한다.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에서 불닭볶음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7%에 달한다.
불닭볶음면은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 1년 만에 월 3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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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올해의 CEO]
식품업계에서 한 기업이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단가가 낮은 제품을 판매하는 식품업계 특성상 매출 1조원을 기록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품업계에서는 매출 1조원을 넘는 기업들을 보통 ‘대기업’으로 분류한다. 1961년 창립해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삼양식품도 올해를 기점으로 마침내 이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올해 매출 1조원 돌파가 사실상 확정적이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8662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9090억원)과 맞먹는 성적을 올렸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매출 1조원 돌파는 ‘따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다. 한경비즈니스가 식품업계 ‘올해의 CEO’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을 선정한 이유다.
삼양식품은 이제는 매운맛 라면의 대명사가 된 ‘불닭볶음면 시리즈’(이하 불닭볶음면)를 앞세워 매년 급성장을 이어왔다.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에서 불닭볶음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7%에 달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 부회장이 있다. 삼양식품의 실적 효자가 된 불닭볶음면 출시를 진두지휘한 인물이 김 부회장이다.
시작은 2011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부회장은 우연히 방문한 명동 매운 음식점에서 젊은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제품 출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기존에 없던 강한 매운맛을 라면에 적용해보자’라는 생각을 갖고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직접 발로 뛰는 열정도 보여줬다. 마케팅 부서, 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전국의 유명한 불닭, 불곱창, 닭발 맛집들을 찾아 ‘맛있게 매운 소스’ 개발에 몰두한 것.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매운맛을 찾기 위해 약 1년간 연구개발(R&D)한 끝에 2012년 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불닭볶음면은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 1년 만에 월 3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삼양라면 이후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이 없었던 삼양식품에 새로운 ‘대박 상품’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매년 지지부진하던 삼양식품의 매출도 급반등했다.
특히 2016년을 기점으로 갑작스럽게 붉닭볶음면의 해외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행운도 따르며 매출은 매년 수직상승한다.
별다른 마케팅도 하지 않았는데 갑작스럽게 유튜브에서 매운맛을 가진 불닭볶음면 먹기에 도전하는 영상 ‘불닭볶음면 챌린지’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것이다. 아울러 BTS와 같은 한류 스타들이 출연하는 영상 등에서 불닭볶음면을 먹는 모습이 자주 노출돼 전세계에서 불닭볶음면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뜻하지 않은 해외에서의 대박은 삼양식품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켰다.
삼양식품은 과거엔 내수 중심으로 매출을 올려왔다. 2010년대 초만 해도 삼양식품의 연간 수출액은 전체 매출의 7% 정도에 불과했다.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붉닭볶음면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팔린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의 70%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김 부회장이 보여준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해외시장을 겨냥해 점차 다양한 맛의 불닭볶음면 제품들을 출시했다. 수출 성장세가 본격화된 이후 코로나19 이전까지 1년에 평균 100~120일가량의 출장 일정을 소화하며 해외사업을 꼼꼼하게 챙겼다. 2022년에는 해외영업본부장을 겸직하며 유럽, 미국 등 12개 국가를 방문하는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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