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문성에서 면적 기준으로…디지털성폭력 상담소 절반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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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지역의 일부 가정폭력·성폭력 통합상담소(이하 통합상담소)를 '디지털 성범죄 특화형 통합상담소'(디지털 성범죄 통합상담소)로 운영하기로 하면서, 기존에 디지털 성폭력 피해 지원 업무를 수행하던 기관 절반 가량이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한겨레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전국 17개 광역 시·도 디지털 성범죄 통합상담소 지정 내역'을 확인한 결과, 디지털 성범죄 통합상담소 운영 지역으로 선정된 14곳 가운데 7곳(경남, 광주, 대전, 세종, 전남, 충남, 충북)은 기존에 상담을 맡고 있던 기관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바뀌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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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지역의 일부 가정폭력·성폭력 통합상담소(이하 통합상담소)를 ‘디지털 성범죄 특화형 통합상담소’(디지털 성범죄 통합상담소)로 운영하기로 하면서, 기존에 디지털 성폭력 피해 지원 업무를 수행하던 기관 절반 가량이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한겨레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전국 17개 광역 시·도 디지털 성범죄 통합상담소 지정 내역’을 확인한 결과, 디지털 성범죄 통합상담소 운영 지역으로 선정된 14곳 가운데 7곳(경남, 광주, 대전, 세종, 전남, 충남, 충북)은 기존에 상담을 맡고 있던 기관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바뀌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14개 시·도(서울·경기·강원은 미신청으로 제외)별로 디지털 성범죄 특화상담소 지원 대상을 추천받은 뒤, 이달 1일 12곳을 선정했다. 여가부는 지난 22일까지만 해도 경남·경북 지역에선 디지털 성범죄 특화상담소를 선정하지 못하다가, 이날 오전에서야 “2곳을 추가로 선정해 14곳 모두 선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 상담소 절반 이상이 기존에 운영하던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교체된 건, 여성가족부가 사업 방식을 바꾸기로 하면서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여가부는 2021년부터 성폭력·성매매 상담소 등에서도 진행해온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지원 사업을 내년부터 통합상담소에만 맡기는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하면서, 사업 수행 자격 요건을 ‘시설 규모 최소 79㎡ 이상’, ‘상담원 4인 이상’ 등을 충족한 ‘통합상담소 설치·운영 기준’을 갖춘 상담소 등으로 제한했다. 그 결과, 해당 사업을 맡았던 기관 상당수가 사업에서 배제됐다. 이전엔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업무 등에 전문성이 있는 기관, 법인 또는 비영리 민간단체’라면 지원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디지털 성폭력 피해 상담소로 선정된 14개 기관은 내년 1월부터 디지털 성폭력 피해 지원 업무(피해 상담, 피해영상물 삭제 지원, 수사·의료·법률 지원 연계, 심리치료 등 치유·회복 프로그램 운영)를 수행한다. 문제는 지원 업무가 종료된 상담소에서 지원을 받던 피해자들은 신규 기관에서 또다시 자신의 피해 경험을 말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점이다. 또 통합상담소로 새로 지정된 기관으로 기존 상담자료를 이관(단,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경우는 제외)하는 과정에서, 신규 기관들이 자료만 보고 피해자의 상태, 필요한 지원 등을 알기 어려워 지원 공백이 생길 우려도 있다.
박다현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장은 “디지털 성폭력은 피해가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피해자 중에는 누군가 자신을 알아볼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상담소를 방문하는 일도 꺼리는 분들이 많은데, 업무가 이관돼 다른 상담소, 다른 상담원에게 다시 이야기해야 하는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용혜인 의원은 “이는 결과적으로 디지털 성폭력 피해 지원의 연속성을 해치고, 피해자 불안을 가중시키는 방향”이라며 “여가부는 상담 실적이나 시설 규모 중심이 아닌 피해자의 피해 회복에 중점을 둔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상담자료 이관 과정에서) 피해자 동의를 얻어 새로운 운영기관에서 피해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내년도 디지털 성범죄 특화형 통합상담소
광주와이더블유시에이(YWCA) 가정상담센터(광주), 대구여성의전화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피어라(대구), 대전와이더블유시에이 성폭력·가정폭력 상담소(대전), 부산광역시 여성폭력방지종합센터(부산), 종촌종합복지센터 가정·성폭력통합상담소(세종), 동구가정·성폭력 통합상담소(울산), 인천디지털성범죄예방대응센터(인천), 행복누리 목포여성상담센터(전남), 성폭력예방치료센터 부설 전주성폭력상담소(전북), 제주와이더블유시에이 통합상담소(제주), 해뜰통합상담소(충남), 청주와이더블유시에이 여성종합상담소(충북). 경남여성회 부설 성폭력상담소(경남)와 포항여성회 부설 경북여성통합상담소(경북).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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