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기회" 현금부자들 우르르…'이 동네' 방긋 웃었다
"작년 집값 급락 이후 '현금부자'들 핵심지 몰려"
"서울 전체 집값, 정책 대출 덕에 일부 하락 방어"
국내 부동산 시장을 대표하는 서울 집값이 올해로 2년 연속 내렸다. 서울 전체 집값은 하락했지만,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집값이 상승했다. 지난해 고금리로 집값이 단기간 급락하자 상급지인 이들 지역에 대한 가격 매력이 높아져서다. '현금 부자'를 중심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유입된 영향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셋째 주(18일 기준)까지 올해 서울 집값은 1.7% 내렸다. 지난해(7.23%)만큼은 아니더라도 올해 역시 하락의 늪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하지만 25개 자치구 집값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상승과 하락은 엇갈렸다. 서울 집값 바로미터인 강남 3구 집값은 플러스(+)를 기록했다. 송파구가 3.96%로 가장 많이 올랐고 서초구가 1.12%, 강남구가 0.95% 상승했다. 용산구와 성동구도 각각 0.01% 상승을 기록했지만 상승률이 크지 않아 언제든 하락 전환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강남 3구 집값만 상승을 기록한 것은 지역 특성 때문이다. 강남 3구 부동산 시장은 금리의 영향을 다른 지역보다는 덜 받았다. 대출을 받더라도 이들 지역에 있는 집을 사기는 어려워서다. 다시 말해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현금부자'들의 영역이란 뜻이다. 고금리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실수요자들이 이들 지역에 진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강남 3구는 대출받아도 진입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지역"이라면서 "그동안 이들 지역을 눈여겨보고 있던 실수요자들이 지난해 급락을 기회 삼아 지역 내 자산 처분 등을 통해 거래에 나서면서 가격이 반등했다"고 짚었다.
강남 3구 집값이 서울 내 다른 자치구보다 상대적으로 덜 내리고, 수요가 몰리면서 더 많이 올랐단 점도 상승을 유지한 이유로 지목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지난해 고금리 영향에 서울 전체 집값이 흔들렸지만 강남 3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덜 흔들렸다"면서 "강남이나 서초구는 집값이 크게 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강남 3구 가운데서도 송파구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송파구가 강남 3구 가운데서 진입 문턱이 가장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지난해 집값이 다 같이 급락하면서 상급지인 송파구를 노리고 있던 실수요자들이 갈아타기에 나섰다"면서 "강남 3구 인근 지역에서는 물론 수도권에서도 송파구로 많이 들어왔고, 지방에서도 송파구 내에 집을 마련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 3구를 제외하고 다른 자치구 집값 역시 대체로 큰 등락은 없었다. 서울 집값이 연착륙할 수 있었던 것은 올해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고 대출과 세금, 청약, 정비사업 등 여러 방면에서 규제 사항을 완화한 영향이다. 특례보금자리론, 시중은행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 정부가 내놓은 대출 상품 덕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하면서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었던 점도 집값 하락 방어 요인으로 지목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실장은 "정부 정책 대출이 없었다면 서울 집값은 현 수준보다 더 많이 하락했을 것"이라면서 "상반기 특례보금자리론 등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서울 집값 하방을 견고하게 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엔 서울 집값 역시 대체로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집을 사기 위한 자금 조달 창구가 마땅치 않은 데다 총선을 기점으로는 정책 동력도 나오기 어려워서다. 시중에 유동성이 한정적인 상황인 만큼 서울 내에서도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엔 돈이 몰리는 등 자치구별 집값 편차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 연구원은 "내년 집값은 하락 요인이 더 많은 상황"이라면서 "집값 회복은 서울과 수도권을 시작으로 광역시와 지방으로 퍼지기 때문에 선도지역의 가격 추이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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