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 끝에 다다르는 투명함"…신현정 개인전 '림파 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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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의 구성요소로서 표면과 지지대를 해체하고 독자적인 언어를 구축해 온 신현정 작가의 개인전 '림파 림파!'가 오는 2024년 1월17일까지 서울 소격동 갤러리 조선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가늘고 미미하지만 힘차게 생명을 이어가는 투명한 림프처럼 물질과 신체 사이를 유연하게 헤엄쳐 나가는 작가의 회화 표피들이 연주하는 색의 향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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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회화의 구성요소로서 표면과 지지대를 해체하고 독자적인 언어를 구축해 온 신현정 작가의 개인전 '림파 림파!'가 오는 2024년 1월17일까지 서울 소격동 갤러리 조선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가늘고 미미하지만 힘차게 생명을 이어가는 투명한 림프처럼 물질과 신체 사이를 유연하게 헤엄쳐 나가는 작가의 회화 표피들이 연주하는 색의 향연이다.
림파(Lympha)는 물을 의미하는 라틴어로 우리 몸의 길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림프(Lymph)의 어원이다.
자신을 내려놓고 변화를 허용하는 확장된 주체로서 회화를 모색하기에 이르는 작가는 이 연장선에서 '고정됨' 없이 끊임없이 흐르고 변화하는 물의 생명력을 매개로 상호작용하는 물질의 결합과 충돌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전시에서 작가는 자신의 몸과 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물감을 실어 나르고 천과 함께 춤을 추며 그 정동에 몸을 맡기는 사이-존재(in-between)로서 회화 공간을 선보인다.
작품은 멀베리(뽕나무잎), 아크릴, 락스와 같은 염료가 물과 만나며 생성되는 무늬와 흔적들을 세심하게 관찰해 표면으로 옮긴 것들이다.
작가는 이들이 몸에 침투해 세포와 반응하고 변형되어 다시 배출되는 현상에 착안해 염료들이 물을 만나 자기의 습성대로 천 위에 창발할 수 있도록 사용자로서 손을 내려 놓는다.
작가는 이를 '내맡김의 시간'이라고 하는데, 주체를 내려 놓고 물질들이 스스로 작동하고 상호 관계하며 조직화하도록 기다리는 객체 지향적 태도이다.
작가는 우리가 입고 벗는 린넨, 실크, 텐실과 같은 다양한 천을 염색하고 스테인리스 스틸 지지대에 걸쳐 놓으면서 회화를 일상의 공간 안으로 연결한다.
이와 같이 창작 활동의 주체로서 신체와 객체로서 태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가는 자연과 인공, 인간과 물질, 예술과 일상이 공생하는 포용하는 회화, 그리고 더 나아가 추상회화가 세상과 만나는 지점의 다다름을 고민하고 사유하는 회화로 확장해 나간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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