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로페즈의 마지막 에세이…'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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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 옮김.
미국도서상 수상 작가이자 '북극을 꿈꾸다'의 저자인 배리 로페즈가 마지막으로 남긴 에세이다.
로페즈가 자기 죽음을 예감하며 편집한 이 책은 그가 2020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인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됐다.
이 책의 서문은 미국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리베카 솔닛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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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배리 로페즈 지음. 이승민 옮김.
미국도서상 수상 작가이자 '북극을 꿈꾸다'의 저자인 배리 로페즈가 마지막으로 남긴 에세이다.
로페즈가 자기 죽음을 예감하며 편집한 이 책은 그가 2020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인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됐다. '자연주의 작가'로 불린 그는 55년간 80여개 나라를 여행하며 2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책에는 생전 로페즈를 사로잡은 주제가 집약됐다. 26편의 글은 대자연에 대한 경이로운 탐험기이자, 성적 학대를 당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회고록이며, 위기에 직면한 세상에 전하는 사랑 이야기다.
유년기에 한 중년 남성에게서 당한 상처와 트라우마, 극적인 풍경이 안겨준 명상의 시간 등 생생한 기록을 관통하는 것은 인간과 자연 세계가 연결됐다는 의식이다. 절망적인 순간 그가 시선을 둔 곳은 하늘 한 조각이었고, 삶의 안식처가 되어준 곳도 빛과 물의 공간 같은 자연 세계였다.
로페즈는 세계의 끄트머리에 다다를 때면 "인간 문화에 대한 명료한 인식과 안도감이 가장 고양되고 타인을 향한 공감이 가장 깊어지는 걸 느낀다"고 돌아봤다.
또한 인간과 지구의 생존을 위해선 "멸종과 인종 청소와 해수면 상승의 시대에 순응하기보다 윌슨의 '생명 사랑'을 일상의 대화로 가져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책의 서문은 미국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리베카 솔닛이 썼다. 솔닛은 서문에서 "(그의 글은) 타인의 고통에 대하여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구원과 아름다움에 대하여 더 넓은 인식을 직조해냈다"고 평했다.
북하우스. 388쪽.
▲ 맛을 보다 = 이상명 지음.
알록달록 별사탕을 먹는 아이들은 분홍색은 딸기 맛, 보라색은 포도 맛, 주황색은 오렌지 맛이 난다고 여긴다. 그러나 포장지 겉면의 성분표에는 백설탕이 99.88%이고 착색료(다양한 식용색소), 인공 레몬 향만 적혀 있다. 인공 향이 단 한 가지라는 건, 별사탕의 맛은 모두 같고 색만 다르게 쓰였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아이들이 맛을 다르게 느끼는 건 색의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색채이론 박사인 저자는 이 책에서 음식의 맛과 색의 관계를 인류 역사와 함께해온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풀어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감각기관 정보처리 능력에서 시각은 80% 이상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이어 청각, 후각, 촉각, 미각 순으로 나타난다. 음식과 상품에 있어 시각적 어필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저자는 쌀, 계란, 과일, 설탕, 소금 등 친숙한 식품의 색에 얽힌 이야기부터 천연착색료와 합성착색료 등 색소의 역사, 색이 보이는 원리와 맛있게 보이는 색 조합까지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한다.
제목인 '맛을 보다'는 단순히 테이스트(taste)란 의미가 아니라 음식을 시각적으로 보다(see)란 뜻에서 붙였다고 한다.
지노. 228쪽.
▲ 어제를 버리는 중입니다 = 윤태영 지음.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과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낸 저자가 자신의 일상을 반추하며 쓴 산문집이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했던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삶의 철학과 이상을 기록하는 일에 전념했다고 한다.
그는 이 책의 화자로 자화상인 '불출' 씨를 내세워 짧은 글 속에 잔잔한 에피소드와 단상을 전한다.
평범한 직장인인 불출 씨는 아버지, 아들, 남편, 상사, 후배로 살아오며 경험한 순간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그는 "세상이 밉다고 세월을 그냥 보낼 수는 없다"고, "이제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린다"고, "돈 앞에서 변함이 없는 사람이고 싶다"고 말한다.
불출 씨가 전하는 책 속의 한 구절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나의 이야기로 치환된다.
북플랫. 256쪽.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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