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공연 시장 커졌지만…“대형 뮤지컬이 3/4”
[앵커]
해마다 연말이 되면 뮤지컬이나 발레, 클래식 등 공연 한편쯤 볼 계획 많이 세우시죠?
그래서인지 대형 공연들이 연말에 앞다퉈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데요.
12월 티켓 판매량이 전체의 15%나 차지할 정도입니다.
공연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계속 확장되고 있지만 대형 공연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게 문제입니다.
김상협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피, 신선한 피로 영원히 살리라!"]
드라큘라 성에 초대받아 온 손님의 피를 마시고 젊음을 되찾은 드라큘라, 하지만 변호사 조나단의 약혼녀 미나를 보자마자 오랫동안 기다려 온 사랑임을 직감합니다.
["(영원한 죽음에서) 그대를 구해 줄 유일한, 유일한 사람 나인 걸 어떡해!"]
400년이 넘게 한 여자만을 사랑한 드라큘라의 애절한 순애보가 공연계 최대 성수기인 연말에 맞춰 무대에 올려졌습니다.
[김준수/뮤지컬 배우/드라큘라 백작 역 : "누구나 한 번쯤 어떤 매체로든 접해 봤을 법한 그런 이야기이고 판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정선아/뮤지컬 배우/미나 역 : "너무 슬픈데 너무 아름다운, 정말 책 속에서만 나올 수 있는 그런 사랑 이야기라서 3시간 동안 이입이 너무 잘 된다고."]
억울한 누명을 쓰고 투옥 생활을 하던 단테스가 극적으로 탈출해 이름을 바꾼 뒤 복수에 나서는 '몬테 크리스토', 무대 전체를 사용하는 360도 회전 무대 등이 대극장 공연의 장점을 잘 살려냈다는 평갑니다.
[김성철/뮤지컬 배우/몬테크리스토 백작 역 : "돌아가는 무대 장치라든지 다른 소품들에서 줄 수 있는 현대식 몬테 크리스토, 현대식 고전의 느낌이 잘 사는 것 같아서 그 부분이 좀 매력적인 거 같아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연 관람 분위기가 되살아나기 시작한 지난해 월별 티켓 판매액을 보면, 11월과 12월에 천3백억 원을 넘어 전체 매출의 1/4 가까이를 차지했습니다.
문제는 공연 시장이 커졌지만 대중에게 익숙한 외국 원작 작품과 스타 마케팅이 가능한 대형 공연 위주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원종원/순천향대 뮤지컬학과 교수 : "시장의 외연이 확장될수록 창작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더 빈곤해진다는 (거죠.) 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는데 그 안에서 실제로 돈을 버는 사람은 외국 원작자와 스타 배우밖에 없다."]
지난해 공연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40% 넘게 크게 늘었지만 대형 뮤지컬의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공연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상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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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협 기자 (kshsg8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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