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17번 양보 받더니, 오타니 '슈퍼카 포르쉐'로 화답…"얼마나 특별한 성품의 사람인가" 美 언론도 극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등번호'를 양보한 마음이 너무나도 고마웠을까.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조 켈리에게 화끈하게 쐈다. '슈퍼카' 포르쉐를 선물로 안겼다.
미국 '다저 블루'를 비롯해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가 조 켈리의 아내에게 포르쉐를 선물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조 켈리의 아내인 애슐리 켈리는 24일 SNS를 통해 하나의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바로 켈리의 가족이 사는 집 앞에 흰색의 포르쉐 차량이 서 있는 것이었다. 이에 켈리는 "(오타니) 쇼헤이가 네게 포르쉐를 선물하고 싶다고 한다"고 말했고, 애슐리 켈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켈리와 오타니의 '등번호'로 인한 인연은 지난 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98순위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지명을 받은 켈리는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쳐 2019년부터 LA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켈리는 2020년 다저스가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힘을 보탰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는데, 올해 트레이드 마감에 앞서 다시 다저스로 돌아왔다.
켈리는 화이트삭스로 이적한 첫 시즌 48경기에서 2승 1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86으로 활약했는데, 올 시즌에는 31경기에서 1승 5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97로 부진했다. 켈리는 어차피 올 시즌이 종료된 후에는 다시 FA 자격을 얻는 상황이었고, 화이트삭스는 켈리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다저스로 돌아온 켈리는 11경기에서 1승 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1.74의 매우 좋은 성적을 남겼고, 1년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켈리는 다저스에 입단했을 때부터 '17번'의 등번호를 사용해 왔는데, 당시 켈리의 잔류는 다저스 팬들에게 그리 기쁜 소식만은 아니었다. 이유는 다저스가 오타니의 영입전에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팀 카플소는 "모든 다저스 팬들이 켈리와 재계약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며 "켈리의 영입 소식이 몇몇 팬들을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 오타니를 FA로 영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켈리의 잔류가 오타니의 영입 불발로 이어지는 불상사는 없었다. 다저스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LA 에인절스 등과의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지난 13일 '10년 7억 달러(약 9121억원)'의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오타니를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우려하던 등번호 문제도 곧바로 해결이 됐다.
오타니의 다저스행이 확정된 후 애슐리 켈리는 SNS를 통해 등번호 '17번'에 켈리의 이름이 새겨진 가족들의 유니폼을 마당 잔디밭에 버리는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 흰 티셔츠를 입고 있던 켈리의 등에 파락 매직으로 '99번'의 번호를 새겨 넣었다. 오타니의 입단에 켈리를 대신해 아내가 유쾌하게 17번을 양보하는 영상을 제작했던 것이었다. 당시 켈리의 아내는 이를 'Ohtake 17'이라고 칭했다.
이후 켈리는 구단 자선 행사에 참석해 "영광이다. 사실 누구에게도 17번을 양보하지 않았었다. 학창 시절부터 애착이 있는 번호였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남자(오타니)에게 번호를 넘겨주고 17번과 작별을 고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켈리는 "오티니가 '땡큐'라며 감사 인사를 전하더라. 훌륭한 인품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것에 설렌다"고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등번호를 양보 받았을 때 선물을 건네는 관례가 있는데, 켈리는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 "리스트가 있다"고 답한 뒤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라고 말을 아꼈다. 그리고 마침내 선물이 공개됐다. 바로 '슈퍼카' 포르쉐였다. 포르쉐에도 여러 종류의 차량이 있지만, 대부분의 차량들이 1억원을 훌쩍 넘는 편. 애슐리 켈리는 SNS를 통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선물"이라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다저 블루'는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오타니의 성품을 보여준다"며 "오타니는 애슐리 켈리와 켈리의 가족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를 알아쳤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오타니는 다저스와 야구계에서 계속해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고, 그가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행동"이라고 극찬했다.
오타니는 7억 달러라는 전대미문의 큰 계약을 맺었지만, 선수로 뛰는 10년 동안은 다저스로부터 연봉 200만 달러(약 26억원, 총 2000만 달러)만 받는다. 다저스가 페이롤에 여유를 갖고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게 배려한 셈. 그리고 남은 6억 8000만 달러(약 8860억원)은 다저스에서 선수 생활이 끝난 뒤 10년 동안 지급받을 예정이다. 따라서 매년 26억원만 받는 오타니가 켈리 가족, 특히 자신의 다저스행을 반기고 등번호까지 양보캐 만든 켈리의 아내에게 연봉의 26분의 1에 해당되는 '통 큰' 선물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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