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다 웬 고드름 날벼락"...두개골 파열에 사망까지, 피하려면?
성탄절인 25일(월)은 전국 곳곳에서 눈이 내린다는 예보다. 아침 최저기온은 -8∼0도, 낮 최고기온은 1∼7도로 예보됐다. 중부지방(강원 영동 제외)과 전북 북부, 경북 서부 내륙은 오전까지 눈이 내리겠으나, 경기 남부와 충청 북부는 낮까지 눈이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쌓인 눈이 얼어 빙판길이 되는 곳도 많을 것으로 예상돼 운전 시 속도를 줄이고 보행자도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오늘의 건강 = 눈이 내리고 한파로 인해 다리 밑 빙판길도 무섭지만 머리 위 '고드름'이 최근 안전사고의 복병이 되고 있다. 최근 아파트 등 건물 외벽의 대형 고드름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골칫덩어리가 된 것이다. 거대하게 커진 고드름이 아슬아슬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지나가던 사람이 크게 다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강추위에 고드름이 생겨 위험하니 제거해 달라는 119 신고가 하루 수십 건 이상 잇따르고 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보일러 연통에 대형 고드름이 생겨 위험하다는 신고도 많다. 지난해 12월에만 고드름 안전 조치 출동은 353건으로 2020년 241건, 2021년 255건을 크게 웃돌았다.
눈이 쌓여 물로 녹다가 얼어 붙으면서 생긴 고드름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굳어진다. 높은 곳에 있어 제거가 어려운 데다 낙하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통상 10m 높이에 매달린 1㎏짜리 고드름이 떨어졌을 때 바닥의 충격력은 1t 정도로 추산된다.
고드름이 높은 곳에서 바닥에 떨어지면 매우 강한 충격을 일으켜 재산 피해,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머리에 맞을 경우 두개골 골절에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후두부에 맞을 경우 심하면 사망에 이를 만큼 위험하다.
고드름으로 인한 위협적 사고는 외국에서도 많이 일어난다. 최근 영국 더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일부 도시에서 대형 고드름으로 인한 사상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8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마트를 가던 30대 남성이 7층 발코니에서 떨어진 고드름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으며, 같은 지역에서 유모차 위로 고드름이 떨어져 안에 타고 있던 2세 남아가 심각한 머리 부상을 입었다.
첼랴빈스크에서도 한 여성이 길을 걷던 중 대형 고드름에 맞아 숨졌다. 당시 현장에는 행인 여러 명이 있었으나, 고드름이 다시 떨어질 것으로 우려돼 쓰러진 여성 곁에 다가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고드름 안전사고 예방수칙은?
고드름을 피하려면 늘 주변을 올려다보며 혹시라도 위험하게 매달려 있는 것은 없는지 확인해야하지만 쉽지 않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고드름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건물의 옥상 빗물받이 등 배관에 새는 곳이 없는지 점검하고 외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추락사고의 위험이 있는 만큼 높은 곳에 올라가 직접 제거하려 해서는 안된다. 개인이 제거작업을 진행할 경우 고드름이 떨어졌을 때 비산되는 파편에 의해 작업반경 안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대형 고드름을 발견하면 바로 119로 신고한다.
대형 고드름 안전사고 예방수칙을 살펴보면 △눈이 오면 즉시 제설하기 △옥상과 배수로 수시 점검하기 △장기간 집을 비울 때 수도계량기 및 수도관에 보온 조치하기 △대형 고드름이 생긴 건물 인도에 경고문을 붙이거나 통제선 설치하기 등이 있다.
건물 옥상이나 지붕 등에 쌓였던 눈이 녹으며 고드름이 생기기 때문에 눈이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옥상과 배수로가 이물질로 인해 막히지 않도록 수시로 관리하도록 한다. 거리를 지날 때는 고드름 제거가 진행 중이거나 떨어질 우려가 있는 곳은 피한다. 높은 곳에서 고드름 제거 작업을 진행 중인 경우 작업 반경에 접근하지 않는다. 고드름이 떨어질 우려가 있는 장소는 최대한 우회해 통과하도록 한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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