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신천지, 문화시설 '꼼수'…인천시 중구 10년째 지역 갈등
신천지, 종교시설 불허하자 '문화·집회시설'로 용도변경 허가 '꼼수'
신천지, 인스파월드 '접수 당시' 세입자도 용역으로 내쫓아
인근 주민들 "용도변경 승인 취소해야"…정치권도 압박
반사회적인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온 이단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이 10년넘게 인천 중구에 종교시설 건립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중구 주민 "신천지 OUT" 집회·서명운동…신천지도 집회·행정심판
최근에는 뜻대로 되지 않자 지난 20일 인천 중구청 앞에서 신도 3천여명을 모아 중구를 압박하기 위한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지난 12일 인천시 행정심판위원회에는 '중구청의 행정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인근 지역주민들도 맞불집회를 기획하는 건 물론 인천시와 중구를 상대로 신천지가 옛 인스파월드 건물에서 집회를 할 수 없도록 해달라며 시민들을 상대로 '신천지 저지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까지 약 8000여명이 반대성명에 서명했다.
신천지, 종교시설 불허하자 '문화·집회시설'로 용도변경 허가 '꼼수'
주민들은 이 허가가 사실상 신천지가 이 건물을 집회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원칙적으로 '문화·집회 시설'에서는 종교 집회가 불가하지만 출입자들의 신분을 지문인식이나 신분증 등으로 확인하는 신천지의 폐쇄적인 성격 탓에 건물 안에서 종교집회가 이뤄져도 이를 단속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건물 인근 200m 이내에는 초등학교도 있다.
중구의 용도변경 허가 승인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은 거의 매일 중구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중구청 앞에서 '용도변경 허가 취소 촉구 집회'도 열었다.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중구도 용도 변경은 승인했지만 "주민과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착공을 허가할 수 없다"며 신천지의 인스파월드 리모델링에 제동을 걸었다. 중구가 입장을 바꾸자 신천지도 반발하면서 지역내 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형국이다.
중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이렇게 반발하는 데 민원을 받은 입장에서 아무런 조치를 안 할 수 없다"며 "신천지라는 특수성을 제외하더라도 이같은 갈등이라면 주민들의 반대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착공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신천지, 인스파월드 '접수 당시' 세입자도 용역으로 내쫓아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전' 당시에는 연평도 피란민 700여명의 임시거처로 한 달가량 사용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도 탔다. 그러나 임시숙소로 한 달가량 사용되면서 찜질방 회원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2011년 7월에는 건물 주차장에서 불이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경영난에 허덕였다.
결국 공매로 넘어가 2013년 신천지가 한국토지신탁으로부터 약 88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이 건물 소유주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다. 이때부터 신천지와 인천 중구 구민간 갈등이 지속됐다.
매입 당시 신천지는 이 건물 세입자들을 내보내며 줘야할 임대차 보증금 15억6000여만원은 지급하지 않고, 오히려 20억원을 들여 용역을 동원해 세입자들을 무력으로 내쫓았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신천지와 임차인들 사이에서 벌어진 소송에서 확인됐다.
이후 신천지는 2015년과 2016년, 올해 등 세 차례에 걸쳐 종교시설로 용도변경 신청을 했지만 중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대법원까지 가는 법적 공방도 있었다. 신천지는 종교의 자유를 내세웠지만, 중구와 법원은 '공공복리'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인근 주민들 "용도변경 승인 취소해야"…정치권도 압박
실제 신천지는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소재 9층 규모의 상가 건물을 매입해 2008년 문화집회시설과 운동시설로 건축허가 받았지만 2020년까지 13년간 종교집회장으로 건물을 불법 사용했다. 또 2018년~2020년에는 부산시 동구 범일동 소재 7층 규모의 교육시설 용도 건물을 종교시설로 불법 사용했다.
정치권도 주민들을 거들었다. 인천 중구의회는 지난 8일 옛 인스파월드 용도 변경 허가를 재검토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구의회는 성명서에서 "그간 신천지의 불법적 포교 활동 사례와 주민 우려 등 지역 불안을 좌시할 수 없다"며 "중구는 옛 인스파월드 용도 변경 승인 건을 재검토해 줄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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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ymch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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