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보험료 못 내리는 중소형사… “상생금융이 과점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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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상생금융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손해율에서 차이를 보이면서 보험료 인하는 적자를 보지 않는 대형사 위주로만 진행됐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를 내리지 않은 게 아니라, 내릴 여력이 없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하다"며 "점유율을 가져오지 못하는데, 대형사 보험료가 내리면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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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높은 중소형사는 보험료 인하 불가능
“상생금융이 대형사 가격경쟁력만 높여준다”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상생금융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반면 높은 손해율로 적자 늪에 빠진 중소형사들은 보험료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금융 당국의 보험료 인하 요구가 대형사 위주로 이행되면서 이들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대형사들의 과점은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조원에 달하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사(삼성·현대·DB·KB)는 내년 2월 중순 책임이 시작되는 계약부터 보험료를 2.5~2.6% 낮출 예정이다. 이 결정이 시행되면 보험료는 3년 연속 인하된다. 자동차보험료는 지난해 4월 1.2~1.4%, 지난 2월 2~2.5% 각각 내려갔다.
대형사들이 보험료를 낮춘 것은 상생금융을 실천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 당국은 자동차 운전자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할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낮아지자 서민 지갑 사정을 고려해 보험료를 낮추라고 요구해 왔다. 대형사들의 손해율은 올해 1~11월 누계 기준 78~80% 수준이다. 통상 80%가 자동차보험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손해율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형사로 구분되는 메리츠·한화·롯데·엠지·흥국의 손해율은 79~107%로 이익을 볼 수 없는 상태다. 메리츠화재(79.6%)를 제외한 중소형사의 지난달 누적 손해율은 90.2%로 전월(88.9%) 대비 1.3%포인트 올랐다. 그밖에 비대면전문사로 분류되는 하나·캐롯의 손해율도 90%를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율에서 차이를 보이면서 보험료 인하는 적자를 보지 않는 대형사 위주로만 진행됐다. 중소형사와 비대면전문사 중에서 보험료를 인하한 곳은 메리츠·한화·롯데가 유일하다. 이들은 이미 적자를 보고 있지만 상생금융에 동참하겠다는 뜻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형사들의 가격경쟁력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자동차보험은 가격으로만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다. 고객들은 보험료가 비싸더라도 보험사의 브랜드와 서비스의 질 등을 믿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서비스 측면에서 우위를 점해 85%의 점유율을 확보한 대형사가 가격마저 내리다 보니 과점 구조는 더 강화되는 것이다.
실제 대형사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2020년과 2021년 모두 84.7%였지만, 보험료가 인하된 지난해에는 84.9%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 2월 보험료가 2~2.5% 내리자 대형사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85.2%까지 늘었다.
반면 중소형사 점유율은 같은 기간 10%에서 8.9%로 떨어졌다. 비대면전문사 점유율은 5.3%에서 6.2%로 상승했지만, 이는 자동차보험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자동차보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캐롯손해보험의 시장점유율도 아직 2%를 넘지 못하는 데다 흑자 전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를 내리지 않은 게 아니라, 내릴 여력이 없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하다”며 “점유율을 가져오지 못하는데, 대형사 보험료가 내리면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당장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비교하면 가격 차이가 그리 나지 않는 상황에서 대형사가 보험료를 내리면 독과점이 더 심해지는 것 아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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