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10대 뉴스] '변혁'으로 생존경쟁…업계 지각변동 심화

박찬규 기자 2023. 12.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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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의 정밀진단존 /사진=현대차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접어들면서 관련업계는 무한 생존경쟁을 시작했다. '변혁'을 통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며 미래를 대비한다. 불확실성이 큰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2023년 업계를 뒤흔든 주요 이슈를 살펴봤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중고차시장 진출


현대자동차(제네시스)·기아가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다. 2019년부터 끌어온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이 올 11월부터 본격화됐다.

현대차와 기아가 판매하는 인증중고차는 신차 출고 후 5년 10만km 이내 무사고 차종으로 대상을 한정했다. 차를 만든 제조사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철학 아래 200~280개 이상 검수 프로세스를 통해 믿을 수 있는 중고차를 표방한다.

기아는 인증 전기 중고차(EV)를 내놓으면서 중고 EV의 배터리 성능·상태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국내 완성차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시장 진출은 경쟁 완성차업체는 물론 렌터카업계의 중고차사업 진출로 이어졌다.


또 해 넘기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사진은 인천공항전망대에서 바라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뉴시스
쉽게 끝날 것 같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또다시 해를 넘기게 됐다. 해외 경쟁당국이 '독과점 요소'를 해소하라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서다.

올해 해외 경쟁 당국의 심사 중 가장 어려운 관문으로 꼽히는 유럽연합(EU)의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내년 2월14일까지 결론 내리기로 결정했다.

EC는 일부 여객 노선과 함께 화물운송사업의 독과점을 지적했고, 대한항공은 관련 시정조치안과 추가 자료까지 제출했다. 해당 시정안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매각 등의 내용이 담겼다.

내년 2월 EC의 승인이 나면 남은 건 미국과 일본 경쟁 당국의 심사다.


세계가 주목한 K-방산


사진은 최근 육군 7포병여단 K9A1 자주포 사격 훈련 장면. /사진=뉴스1
'K-방산'이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 지난해 173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해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140억달러(약 18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폴란드의 2차 계약이 지연되면서 수출액이 올해 예상치였던 200억달러(약 26조원)는 밑돌았지만 타지역 수출이 2.5배 늘면서 선방했다. 게다가 수출 무기 체계의 다양화 등도 성과로 꼽힌다.
국방부는 내년 초쯤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 목표는 '미국·러시아·프랑스'에 이은 '글로벌 방산 수출 4대 강국'이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 정체 속 중국산 돌풍


사진은 중국산 LFP 배터리가 달린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 /사진=테슬라 코리아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는 상반기에 주춤했지만 하반기 들어 정부의 유인책과 자동차업체들의 신차출시, 적극적인 프로모션 등으로 일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올해 국내 전기차 보급은 누적된 전기차 대기물량 출고 등에 힘입어 상반기 전년대비 13.9% 증가했지만 하반기부터 대기물량 소진, 고금리·고물가의 경기영향 등으로 특히 7-8월 급격히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10월부터 회복세로 돌아서 11월에는 전년 동기대비 1.7% 증가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정부는 전기차 내수활성화를 위해 지난 9월 현행 최대 680만원(국고 보조금기준)인 전기 승용차 보조금을 차 가격 할인율에 따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최대 100만원을 추가지원하도록 개편했다.

하반기 국내 출시된 중국산 테슬라 모델Y RWD 출고가 본격화되면서 수입차판매 1위에 오르는 등 부작용을 낳은 데다 버스·트럭도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채 저가 공세를 퍼붓자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재활용 여부에 맞춰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참치 잡은 닭... 뜨거웠던 HMM인수전


. 사진은 HMM의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인 알헤시라스호. /사진=HMM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구 현대상선)의 인수전도 뜨거운 경쟁을 마치고 막바지 단계로 향해 가고 있다. 12월18일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 해운 계열사인 팬오션과 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경쟁한 동원그룹은 고배를 마셨다.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주로 인수가는 6조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하림그룹은 HMM 인수로 팬오션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글로벌 선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HMM 인수를 마무리지으면 팬오션과 함께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


현대차, 29년 만에 국내 신공장


울산 EV 전용공장 조감도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의 역사를 일군 '울산공장'에 첫 전기차(EV) 전용공장이 들어선다.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이다.

울산공장은 1968년 조립 공장으로 출발, 세계 시장에 대한민국 자동차를 선보이겠다는 비전 아래 정주영 선대회장과 임직원들의 헌신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울산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으로 덩치를 키웠으며 현대차 완성차 생산의 중심이자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 발전의 산실로 평가받는다.

현대차는 유연한 생산 시스템을 갖춘 'EV 전용공장'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귀족 노조의 무리수


현대차 노조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개표 모습 /사진=현대차 노조
올해 현대차와 기아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노조는 성과를 나눠달라며 떼를 썼다. 노조는 '정년 연장'을 지렛대로 활용하며 역대급 인상폭이라는 과실을 맛보게 됐다. 현대차는 5년 연속, 기아는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이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노조는 부분파업 등을 예고하며 사측을 압박했고 기아 노조위원장은 협상안을 찢어버리기도 했다.

부품협력사들의 요구도 거세진 점은 불안요소다. 완성차의 역대급 성과가 있기까지 협력사의 노력이 뒷받침된 만큼 성과를 함께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다. 협력사 노조는 연합 파업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지부장(노조위원장) 선거에서 강성으로 분류되는 문용문 후보가 과반 득표를 얻어 당선된 만큼 내년 협상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 지리차 협력생산 결정


폴스타 4 중국 항저우 공장에서 생산 중인 모습 /사진=폴스타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이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다시 수행하게 됐다. 르노코리아, 폴스타, 지리 홀딩(Geely Holding)은 2025년 하반기부터 부산공장에서 순수 전기차 '폴스타4' 생산을 합의했다. 부산에서 생산된 폴스타4는 북미 및 국내시장에 판매된다.
르노코리아는 2022년부터 내수와 수출 판매를 위한 하이엔드 중형 및 준대형 세그먼트 전기차 생산 준비를 해오고 있다. 부산공장은 연간 최대 30만대 생산 능력을 보유했으며 최고 품질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본차 판매 회복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가 국내 출시됐다. /사진=장동규 기자
'노 재팬'(No Japan)으로 대변되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쪼그라들었던 일본차 판매가 되살아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차(렉서스, 토요타, 혼다 브랜드) 판매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만대를 밑돌았다.
올해는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연초부터 적극적인 신차 출시를 이어가며 1월부터 11월까지 렉서스 브랜드 1만2191대, 토요타 브랜드 7602대 등 총 1만979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렉서스 86.6%, 토요타는 30.6% 증가했다. 다만 혼다코리아는 같은 기간 1234대로 지난해 2962대 보다 -58.3% 판매가 줄었다.


8년 째 이어진 벤츠·BMW의 국내 수입차 시장 1위 경쟁


(위) 벤츠 더 뉴 E-클래스 익스클루시브, (아래) BMW 뉴 5시리즈. /사진=각 사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두고 또다시 맞붙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량은 BMW가 6만9552대로 6만8135대의 메르세데스-벤츠에 앞섰다.

수익성 면에선 벤츠의 압승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표 고급 세단 S클래스(가격 1억4780만~2억4310만원)의 올해 판매량은 8378대다. 이보다 상위 라인업인 마이바스 S클래스(3억원부터 시작)는 1370대다. BMW의 기함 7시리즈(1억5980만~1억7770만원)는 3110대로 5268대 격차가 났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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