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에너지 공공기관 통폐합 본격화…산업부, 연구용역 발주
에너지정보문화재단→원자력문화재단 변경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한국에너지재단의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며 에너지재단이 공공기관에서 해제되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문재인 정부 당시 탈원전 기조로 이름과 업무가 바뀌었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이전의 이름인 한국원자력문화재단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공기관들의 통폐합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2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산업부는 내년 초 에너지공단과 에너지재단의 업무 조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한다.
에너지 복지 사업은 현재 에너지공단과 에너지재단 등 2개의 전담 기관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해당 기관들은 에너지 취약계층 복지 지원이라는 유사한 업무를 맡고 있지만, 현행법에 따라 각각 에너지복지 사업 전담 기관으로 지정돼 정부로부터 사업을 위탁 중이다.
구체적으로 에너지재단은 취약계층 노후주택에 고효율 보일러·에어컨 보급·교체, 고효율 조명기기(LED) 설치 등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701억2100만원이던 예산 규모는 에너지 효율 개선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며 올해 995억9900만원으로 늘어났다.
에너지공단은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 등 구입 비용을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추진 중이다.
올해 기준 예산 규모가 1000억원에 달하는 에너지 효율 개선 업무가 에너지공단으로 넘어가게 되면 에너지재단은 정부 위탁사업비가 줄어들어 기타공공기관에서 해제될 수밖에 없다.
에너지재단은 2006년 저소득층에 대한 에너지복지 사업 등을 수행하기 위해 민법상 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 당시 정부 위탁사업비가 총수입액의 50%를 초과하며 2018년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기관 간의 기능 중복을 방지하기 위해 에너지 복지 사업을 통폐합해 운영하려는 관계 부처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9월 열린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에너지재단과 에너지공단의 기능 중복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산업부는 "에너지재단에 대한 재정지원 근거를 마련하기에 앞서 에너지재단의 기능·조직·인력 및 수입·지출구조 등에 대한 검토를 통해 기관 운영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에너지재단과 에너지공단의 기능·역량 등을 고려해 효율적인 에너지복지사업 추진체계 마련을 위한 검토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을 감독·관리하는 기획재정부는 기관의 통폐합까지 언급했다. 기재부는 "에너지복지 사업 전담 기관 간의 기능 중복 우려가 있으므로 두 기관 간의 통합 논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출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 당시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으로 이름이 바뀌었던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다시 본래 이름으로 돌아가려 한다.
신규 원전 건설, 고준위 방폐장 구축을 비롯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까지 원자력 현안이 많아지며, 국민들에게 올바른 원자력 안전 홍보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져서다.
전신인 원자력문화재단은 1992년 창립된 이후 원자력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올바른 정보 전달을 위한 홍보·교육을 도맡아왔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탈원전 정책 기조에 맞춰 지난 2017년 신재생에너지까지 포괄하는 에너지정보문화재단으로 명칭과 업무가 바뀌었다.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원자력 발전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원자력에 대한 국민 홍보를 위해 다시 중심축을 '원자력'으로 옮겨가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공공부문 효율 개선을 위해 지방공공기관 32곳을 통폐합시킨 바 있다. 기관 통폐합 외에도 유사·중복 기능조정, 민간 경합사업 정비도 포함한다. 행정안전부는 이를 통해 790억원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에너지재단은 수입 대부분을 정부의 효율 개선 사업을 위탁받아서 하고 있어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이 돼 있는 것"이라며 "연구용역을 해서 정부의 효율 개선 사업을 에너지재단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맡게 된다면 정부 사업 지원 자체가 빠지는 거라 기타공공기관 요건에서 해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론을 내려놓고 추진하기보다는 어떤 방안이 기관의 인력·전문성을 활용하는데 효율적인지 용역을 맡겨보고 살펴보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r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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