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올해 나이·자산 불문 2차전지 '올인'…연간 수익률 15%
회전율 낮은 10대 수익률 최고·50대는 꼴찌…여성 수익률 더 높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올 한 해 개인투자자들은 연령대와 자산 규모를 막론하고 반도체를 팔아 2차전지에 '올인'하는 매매 양상을 보였다.
2차전지 쏠림 현상은 하반기 들어 더욱 심화했다. 연령대별 수익률은 주식을 매수해 상대적으로 오래 보유한 10대 투자자가 가장 높았고, 샀다 파는 빈도가 잦았던 50대 투자자가 가장 낮았다.
이는 연합뉴스가 의뢰해 NH투자증권이 자사 국내주식 거래 고객 197만2천700명(225만9천942개 계좌)의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투자 패턴을 분석한 결과다.
개미들, '10대부터 60대·큰 손 작은 손' 죄다 2차전지行
25일 NH투자증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연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POSCO홀딩스로 집계됐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2·3위를 차지했고 LG화학이 4위, 포스코퓨처엠이 5위였다.
나머지 6∼9위 역시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 대형주였다. 10위만 LG생활건강으로 유일하게 다른 업종이었다.
상·하반기로 나눠 보면 2차전지 쏠림현상은 하반기에 더욱 두드러졌다.
상반기에는 순매수 상위 종목 1∼3위가 POSCO홀딩스·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이었고 그밖에 카카오(4위), LG생활건강(6위), 네이버(7위), 엔씨소프트(10위) 등 다른 업종도 상위권에 올라 업종의 다양성이 유지됐다.
그러나 하반기 순매수 상위권은 POSCO홀딩스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LG전자(9위) 한 종목을 빼고는 모두 2차전지 종목으로 도배됐다.
하반기 증시 내 뚜렷한 주도주가 눈에 띄지 않았던 상황에서 상반기에 상당한 수익률을 냈던 2차전지를 향한 기대감이 남아 쏠림 현상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올인'은 연령·자산을 막론한 현상이었다.
[표1] 올해 개인투자자 순매수·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 연초∼지난 20일까지, NH투자증권 국내 주식 거래 고객 197만2천700명 계좌 분석 (자료=NH투자증권)
6개 연령대 구간(19세 미만·20대·30대·40대·50대·60대 이상) 전부 1등 순매수 종목은 POSCO홀딩스였고 2등은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LG에너지솔루션 중 하나였다.
반면 순매도 1·2위 종목은 전 연령대에서 모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집계됐다. 모든 연령대가 반도체 대형주를 팔아 2차전지에 집중 투자한 셈이다.
6개 자산 구간(▲ 10억원 이상 ▲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 ▲ 1억원 이상∼5억원 미만 ▲ 2천만원 이상∼1억원 미만 ▲ 500만원 이상∼2천만원 미만 ▲ 500만원 미만) 가운데 최상위(10억원 이상)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에서 순매수 1위 종목은 POSCO홀딩스였다. 2∼3위도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LG에너지솔루션·LG화학 등 2차전지 대형주가 돌아가며 차지했다.
최상위구간만 유일하게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가 1위에 올랐다. 2위는 LG에너지솔루션, 3위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였다.
조혜선 NH투자증권 압구정 자산관리(WM)센터 프라이빗뱅커(PB)는 "고액 자산가들은 개별 종목보다는 시장 전체를 보고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 연간 주식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해 인버스 ETF에 집중 투자한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표2] 올해 개인투자자 유형별 연간 수익률·회전율
※ 연초∼지난 20일까지, NH투자증권 국내 주식 거래 고객 197만2천700명 계좌 분석 (자료=NH투자증권)
연간 수익률 약 15%…'손바뀜' 잦은 50대 수익률이 꼴찌
수익률만 놓고 볼 때 올해 개인들의 2차전지 투자는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이들의 연간 수익률은 약 14.8%로 집계됐다. 올해 같은 기간 코스피의 최저점(2,180.67)·최고점(2,668.21) 간 수익률(22.4%)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연간 수익률(-32.1%)보다 월등히 개선됐다.
연령별로는 19세 미만의 수익률이 17.2%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13.8%로 가장 낮았다. 두 연령대의 순매수·순매도 상위 종목군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회전율이 변수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회전율은 투자자가 얼마나 빈번하게 사고팔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통상 투자자가 주식을 한 번 사고팔아 1회전을 마치면 회전율은 100%다.
19세 미만의 회전율은 99.1%, 50대 회전율은 177.5%로 집계됐다.
성별 기준으로도 유사한 양상을 띠었다. 회전율(181.2%)이 상대적으로 높은 남성 투자자의 수익률은 13.6%로, 회전율이 134.7%인 여성 수익률(16.0%)보다 낮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증시는 변동성이 상당히 큰 편이었는데 주가가 떨어질 때 팔고 오를 때 사는 패턴은 수익률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올해는 1월보다 연말 지수 상승 폭이 크기 때문에 매수 후 장기 투자하는 전략이 수익률 방어에 효과적이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자산 구간별 수익률은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 구간이 15.2%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500만원 이상∼2천만원 미만(15.1%), 500만원 미만(14.9%), 1억원 이상∼5억원 미만(14.5%), 2천만원 이상∼1억원 미만(14.3%) 순서로 이었다. 최상위 구간인 10억원 이상의 수익률은 13.9%로 '꼴찌'였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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