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도 아시아쿼터 도입 논의 중, 현장 반응은?
최근 WKBL 6개 팀 사무국장들은 아시아쿼터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선발 방식부터 도입 시 리그에 끼칠 수 있는 영향,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할 장치 등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KBL 아시아쿼터의 ‘나비 효과’다. KBL은 2020년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했고, 일본선수 나카무라 타이치가 원주 DB와 계약하며 1호 아시아쿼터가 됐다. 2022년 대상을 필리핀까지 확대, 올 시즌은 9개 팀이 필리핀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울산 현대모비스 역시 미구엘 옥존의 합류가 임박, 올 시즌은 출범 후 처음으로 필리핀선수 10명이 등록될 예정이다.
WKBL 역시 아시아선수들이 뛴 적이 있었다. 2000년 중국임대선수선발회라는 드래프트가 열려 중국선수들을 영입했다. 신생 팀 금호생명이 창단 혜택을 받아 3명을 선발했고, 이외의 5개 팀은 2명씩 지명해 총 13명이 WKBL에 입성했다.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쉬춘메이부터 10대 유망주 천난, 천리샤 등 다양한 선수가 한국무대를 밟아 WKBL에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당시는 WKBL 출범 초기였다. KBL 외국선수 가운데 한국 농구와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었고, 한국의 농구인들 역시 그런 외국인들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해 트러블을 겪는 등 과도기를 거치는 시기였다. WKBL은 이와 같은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문화적으로 가까운 중국선수들을 통해 외국선수 제도를 시험해보자는 취지에서 진행한 특별 드래프트였다.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은 “괜찮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은 유독 각 팀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전력에 타격을 입었다. 한 자리를 뺏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국내선수들에게도 경쟁이 필요하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이어 “중국, 대만, 일본 정도인데 여러 면을 고려했을 때 일본선수가 제일 나을 것 같긴 하다. 냉정히 말해 이제 한국은 일본에게 밀리지만 과거에 일본이 우리에게 배웠듯, 우리도 일본에게 배워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구나단 인천 신한은행 감독 역시 “KBL은 외국선수뿐만 아니라 아시아쿼터도 교체할 수 있는 것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상으로 시즌을 시작하니 팀에 변화를 주는 데에 한계가 따른다. 변수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아직 논의 단계일 뿐이다. 제도적으로 꼼꼼히 살펴볼 필요는 분명히 있다. B팀 관계자 역시 지난 5월 아시아쿼터와 관련된 점프볼 설문조사에서 “국내선수들의 발전, 리그 흥행에 별다른 도움이 되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일본의 젊은 선수들은 비싸서 한국을 택할 이유가 없다. 외국선수 제도가 없어졌는데 아시아쿼터만 도입하는 것도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A팀 관계자 역시 “당장 전력이 약해진 것만 두고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역효과에 대해서도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각 팀들의 차기 시즌 운영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WKBL은 신중하면서도 신속하게 아시아쿼터 제도 이슈를 매듭짓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1월 또는 2월에 도입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사진_점프볼DB(문복주 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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