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진짜야" 성탄절 밤 괴한의 총격…동남아 오가던 범인 미스터리[뉴스속오늘]

하수민 기자 2023. 12. 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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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긴급 신고 112입니다.

피해자: 괴한이 와서 협박하길래 제가 (괴한을) 밀쳤는데 총 같은 것을 쏴 가지고...경찰: 총이요? 어떤 총이요?피해자: 권총 같은 거였는데... 저 근데... 빨리 병원에 가야 할 것 같거든요.

경찰에게 포위된 범인은 차 안에서 자기 머리를 향해 가지고 있던 권총을 발포했고, 숨이 붙은 상태로 병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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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대전에서 성탄절 한밤 중 시민에게 총격을 가하고 달아나 공개수배된 용의자의 모습. /사진=대전유성경찰서


경찰: 긴급 신고 112입니다.
피해자: 괴한이 와서 협박하길래 제가 (괴한을) 밀쳤는데 같은 것을 쏴 가지고...
경찰: 이요? 어떤이요?
피해자: 권총 같은 거였는데... 저 근데... 빨리 병원에 가야 할 것 같거든요.

2015년 크리스마스 날 밤 11시 34분. 대전광역시 유성구 봉명동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노상에서 차를 대 놓고 차 안에서 여자친구와 햄버거를 먹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마스크를 쓴 범인 차량 뒷좌석 문을 열고 들어와 피해자를 향해 권총을 겨눴다.

범인은 금품을 내놓으라거나 어디로 향하라는 요구사항 없이 "이건 진짜 권총"이라는 말로 피해자를 계속 위협했다. 피해자는 범인이 알 수 없는 말로 협박을 계속하자 범인이 가진 총이 모형총이라고 생각, 범인을 밀쳤다. 몸싸움이 이어지던 중 범인은 피해자를 향해 총을 쐈고 피해자는 그렇게 오른쪽 팔에 상처를 입게 됐다.

총을 쏜 범인은 그대로 차에서 내려 도망갔다. 범인이 달아나는 걸 본 피해자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들은 신고자를 살피던 중 피해자의 오른쪽 어깨를 보고 놀랐다. 처음 보는 상흔이었던 것. 피해자는 인근 종합 병원으로 옮겨졌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은 결과 총상이 맞다는 결과가 나왔다.

당시 수배 포스터. /사진=대전유성경찰서


경찰은 성탄절 당일 범인이 총기를 가지고 민간인을 위협했다는 점에서 사건이 중하다고 판단, 수사전담팀을 꾸렸다. 그리고 사건 4일만인 12월 28일 해당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이후 사건은 각종 매체에서 대서특필 됐고, 용의자는 공개수배 됐다.

4일간 잠적했던 범인은 경기도 광주에 있는 갈마터널을 지나던 중 방범용 CCTV에 차량 번호판이 포착돼 위치가 들통났다. 경찰은 그 즉시 병력을 배치, 포위망을 구축했다.

범인은 1km가량을 도주하다 주차장에서 포트홀을 밟고 멈췄다. 이내 뒤따라온 순찰차에 의해 도주로가 차단되자 경찰들과 2분간 대치했다. 경찰에게 포위된 범인은 차 안에서 자기 머리를 향해 가지고 있던 권총을 발포했고, 숨이 붙은 상태로 병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 수사 결과 범인이 사용한 총은 국내에서는 유통될 수 없는 '스페인산 권총'으로 파악됐다. 피의자의 행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2002년 이후 피의자가 10여 차례의 출입국 기록을 확인했다.

경찰은 범인이 도박을 위해 동남아 지역을 몇 번 오간 점을 미뤄봤을 때 피의자가 사용한 총기가 밀반입된 총기로 추정된다고 봤다.

피의자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범인이 자살한 탓에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범인이 신용불량 상태로 도박을 하던 중 돈이 필요하여 총기 강도를 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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