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꿍은 선생님, 나이차가 너무 나”… 농어촌→도시 폐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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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도 너무 좋고 공부하기 좋은 환경이라 학교가 안 없어지면 좋겠어요."
22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백련초교 교정에서 만난 5학년 이현 군은 학교가 문을 닫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기도에선 77년의 역사를 가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남곡초교 남곡분교가 내년 2월 문을 닫는 등 초등학교 4곳과 중학교 1곳이 내년 폐교할 예정이다.
문제는 폐교 기준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할 경우 재학생이 거의 없는 유령 학교가 늘고, 지나치게 간소화할 경우 학생 교육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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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 급감, 도시-수도권까지 번져
서울도 내년 고등학교 3곳 문 닫아
농어촌 줄폐교 전북, 내년 9곳 최다
폐교 가속땐 학생 교육권 침해 우려
22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백련초교 교정에서 만난 5학년 이현 군은 학교가 문을 닫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백련초교는 다음 달 5일 개교 77년 만에 문을 닫는다. 1970년대 전교생이 600명 넘었던 학생 수는 2008년 50명 선까지 무너졌고 올해는 신입생이 한 명도 들어오지 않았다. 폐교 후 이 군 등 재학생 8명은 인근 하서초교로 옮기게 된다.
교직원들의 아쉬움도 크다. 이날 학교에서 만난 교직원들은 “신입생을 유치해 폐교를 막아 보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는데 결국 문을 닫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교직원들은 재학생 8명이 학교를 기억할 수 있도록 지난해 가을부터 직접 쓰고 그린 작품을 모아 만든 동시집 ‘코딱지’를 전달했다. 김중숙 교장은 “폐교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지만 아이들 이름을 담은 동시집으로라도 마지막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다”고 했다.
● 농어촌뿐 아니라 도심 폐교도 가속화
전남에선 순천시 승주초교 죽학분교를 포함해 초등학교 4곳이 문을 닫는다. 승주읍 죽학리 이장은 “주민들 입장에서 씁쓸하지만 인구 유출이 심한 상황에서 더 이상 폐교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농어촌이 아닌 경우 구도심 지역의 폐교가 많았다. 대구 달서구 신당중학교의 경우 인근 산업단지로 청년층이 빠져나가면서 구도심 지역 학생 수가 크게 줄어 내년 3월 폐교가 결정된 상황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대구에선 전교생이 200명 이하인 학교가 늘면서 ‘도심 폐교’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수도권도 “신입생 없어요”
서울에선 올해 광진구 화양초교가 폐교됐고 내년에는 덕수고 도봉고 성수공고가 문을 닫을 예정이다. 서울의 경우 지역별 학령인구 불균형 문제가 심화되며 폐교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강남구 송파구 노원구 등이 선호 학군으로 분류되며 학생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반면 종로구 금천구 중구 등은 도심 공동화가 가속화되면서 학생 수가 급감한 것이다.
경기 지역에도 폐교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에선 77년의 역사를 가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남곡초교 남곡분교가 내년 2월 문을 닫는 등 초등학교 4곳과 중학교 1곳이 내년 폐교할 예정이다. 대부분 농어촌과 구도심에 분포된 학교들이다.
● 폐교 기준 고민 깊은 교육청
교육부는 초등학교의 경우 면 지역이나 도서 벽지는 전교생 60명 미만, 읍은 120명 미만, 도시는 240명 미만일 경우 통폐합 대상으로 분류하되 각 교육청이 세부 기준을 정해 폐교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재학생 및 예비 학부모 50%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통폐합이 가능하다. 도서 지역과 농촌이 많은 전남은 전교생 10명 이하 학교를 통폐합 대상으로 하되 초등학교의 경우 1면 1교, 1섬 1교 원칙을 가급적 유지하게 했다.
문제는 폐교 기준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할 경우 재학생이 거의 없는 유령 학교가 늘고, 지나치게 간소화할 경우 학생 교육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통폐합 흐름 자체는 불가피한 만큼 폐교가 필요한 경우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하고 동의 절차를 충분히 밟으며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함안=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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