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협박에 꺼졌던 김포 ‘애기봉 트리’ 9년만에 다시 반짝

원선우 기자 2023. 12. 25.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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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저녁 경기 김포 애기봉평화생태공원 탐방로가 성탄 트리의 형태로 점등되고 있다./김포시 제공

경기 김포시가 24일 밤 북한이 내려다보이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성탄 트리를 형상화한 생태공원 탐방로 점등식을 열었다. 공원에서 애기봉 전망대로 올라가는 800m 길이 탐방로에 LED 등 야간 조명을 밝혔다. 이 행사는 2014년 중단된 이후 9년 만에 다시 열렸다.

애기봉 성탄 트리는 6·25전쟁 직후인 1953년 한 병사가 평화를 기원하며 애기봉 소나무에 불을 달아 켠 데서 유래됐다. 1964년 해병대가 높이 18m의 트리를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고, 1971년부터는 30m 높이 철탑을 만들어 개신교계에서 매년 연말 점등했다. 2004년 남북 군사 회담 합의로 중단됐다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전이 있었던 2010년 점등식이 재개됐으나 2014년 낡은 철탑이 철거되면서 다시 중단됐다.

당시 북한 측은 “애기봉 등탑 건설과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끝끝내 강행한다면 그로부터 초래되는 후과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협박도 했다. 애기봉은 임진강 건너 북한 개풍군과의 거리가 1.4㎞에 불과한 최전선이다.

김포시는 성탄절을 맞아 국악 마술, 트로트, 팝페라 등 다양한 공연과 캐리커처, 비즈 팔찌 만들기 등 체험 행사도 마련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애기봉은 단순한 김포시만의 관광자원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유일무이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분단 역사를 품은 상징적 장소”라면서 “앞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관광 자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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