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화재… 힌남노 1년 만에 용광로 또 멈춰
2·3 용광로 하루 멈췄다가 재가동
지난 23일 오전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3개 고로(용광로)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정부와 포스코 측은 화재 진압 후 재가동으로 제품 생산·공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가 핵심 기간산업인 제철소의 고로가 작년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에 이어 1년여 만에 또다시 멈추면서 생산 시설의 안정적 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포스코 등에 따르면 화재는 23일 오전 7시 7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소 2고로 주변에서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철광석 등을 녹여 쇳물을 뽑아내는 선강 작업 구역 케이블에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화재는 2시간 10여 분 만에 진화했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화재 발생 후 포스코는 부생가스에 불이 옮겨 붙는 것을 우려해 부생가스 사용을 중단하고, 전기 공급을 차단했다. 고로는 철광석과 코크스(석탄)가 타면서 나오는 부생가스로 생산한 전기로 가동된다. 전기 공급이 차단되면서 2·3·4고로 전체가 멈췄다. 포스코는 2·3고로를 24일 오전 재가동했다. 4고로는 안전 점검 시간이 필요해 25일 재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측은 “고로 가동 중단 시간이 길지 않아 제품 생산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포항제철소 고로 가동 중단 사태가 재발하면서 설비 운영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9월 초 태풍 힌남노로 공장이 침수돼 공장 설립 이후 처음으로 고로 가동이 중단됐다. 당시 완전 정상화까지 135일이 걸렸고. 피해액은 2조원으로 추산됐다. 한 포스코 직원은 “작년 태풍 침수에 이어 화재까지 일어나 고로가 멈춰 연휴인데도 직원들 단체대화방에선 ‘큰일 났다’라는 이야기가 오갔다”며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 탓에 가뜩이나 실적도 좋지 않은 데 이런 악재까지 겹쳐서 회사 분위기도 어수선하다”고 했다. 23일 긴급 영상회의를 열어 피해 상황을 점검한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포항제철소는 우리나라 철강 생산의 핵심 기지로서 일시적인 가동 중단이라도 조선, 자동차 등 수요 산업에 파급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재해, 사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인 조업이 가능하도록 보다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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