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안함, 46용사 이름 새기고 실전 투입
2010년 북한 어뢰에 폭침됐던 초계함 천안함(PCC-772)이 전투 능력을 갖춘 최신 호위함 천안함(FFG-826)으로 13년 만에 다시 태어났다. 해군은 “지난 5월 경남 진해 군항에서 취역했던 새 천안함이 지난 7개월간 전력화 과정을 거쳐 옛 천안함과 같은 서해 2함대에 지난 23일 작전 배치됐다”고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새 천안함은 당초 6월 취역, 내년 1~2월 작전 배치될 예정이었으나, 빠른 작전 임무 수행을 위해 각 일정을 한 달가량 앞당겼다. 북한 김정은이 9·19 남북 군사합의를 무시하고 체결 1년여 만인 2019년 11월 서해 창린도 부대를 찾아 해안포 사격을 지시하는 등 서해안 긴장감을 고조시켰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지난 8월 딸 주애를 데리고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적을 제압할 것”을 주문하는 등 해상 도발 의지도 드러냈다.
새 천안함은 지난 7개월간 고강도 교육 훈련·작전 수행 평가 등을 거쳐 지난 23일부터 서해 수호 임무에 들어갔다. 지난 19~20일에는 적의 동시다발적 도발 상황을 가정한 종합전투훈련도 실시했다. 천안함장 한규철 중령은 “천안함 총원은 천안함 46용사의 희생과 애국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오늘 2함대에 입항했다”면서 “필승의 전투준비태세를 갖춰 적이 도발 시 즉각적으로 강하게 끝까지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새 천안함은 배수량 2800t(톤)으로 구형(1000t)보다 함급이 격상됐다. 길이 122m, 폭 14m, 높이 35m이며, 최고 속력 30노트(시속 55㎞)에 해상작전헬기 1대를 탑재할 수 있다. 무장은 5인치 함포, 20㎜ 팔랑스(Phalanx), 함대함유도탄, 한국형수직발사체계(KVLS)로 발사하는 함대지유도탄, 장거리 대잠수함 어뢰, 유도탄방어유도탄 등을 탑재했다. ‘3·26 기관총’도 2정 탑재됐다. ‘3·26 기관총’은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가 유족 보상금 1억원과 성금 등 총 1억898만8000원을 해군에 기부한 것과 군 예산을 더해 제작한 총 18정의 K-6 기관총을 뜻한다.
새 천안함은 선체고정음탐기(HMS)는 물론 과거 천안함에는 없었던 예인선배열음탐기(TASS)도 탑재해 원거리에서도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다. 추진 전동기와 가스 터빈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추진 체계’를 탑재해 대잠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함정 내에는 폭침으로 전사한 천안함 46 용사를 기리는 역사관도 조성됐다. 옛 천안함에서 근무했던 류지욱 중사는 새 천안함에서도 통신 부사관으로 근무하게 됐다. 류 중사는 “최신예 호위함으로 부활한 천안함에 오르니 하늘에서 서해를 지키는 46명 전우의 곁으로 다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3년 전 완벽한 서해 수호를 위해 다짐했던 순간을 가슴에 담고 적이 도발하면 반드시 응징해 전우들의 명예를 사수하겠다”고 말했다. 새 천안함 대원들은 작전 배치 직전 실시한 마지막 전투훈련을 마무리하며 함정 역사관에 표시된 46 용사의 이름을 호명하며 서해 수호 의지를 다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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